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없는 '건강한 과체중'도 체중 감량 시 지방간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조인영 교수와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2011∼2019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수진자 중 지방간 및 간 섬유화가 없으면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 대사질환 지표가 정상인 과체중 성인 1만4천779명을 평균 5.2년간 추적·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중 변화와 지방간 위험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자 두 차례 건강검진 사이에 체중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이 변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체중이 1∼5% 감소할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17% 줄었고, 체중이 5% 이상 감소할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48% 줄었다.

 반면 체중이 1∼5% 증가했을 때와 5% 이상 증가했을 때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위험이 각각 21%와 51% 커졌다.

 조 교수는 "대사질환이 있는 비만의 경우 체중 감량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대사질환이 없는 건강한 비만 역시 체중 감량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위험을 줄인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에서 처음 규명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류 교수는 "대사질환이 없는 과체중이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라며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해 운동 및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학회의 학술지인 '임상 소화기병학 및 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