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작 영화 '가타카'는 피 한 방울에서 얻는 유전 정보로 인간의 계급이 결정되는 섬뜩한 미래를 그린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인물들은 가짜 DNA 정보를 매매하며 유전학적으로 열성인 계급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유전 정보는 미래 감염병 예측, 신약 개발, 전쟁 희생자 DNA 비교 분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국가 안보 문제로 부상하는가 하면, 유전자 교정 기술에 따른 윤리적 문제가 제기된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유전 정보 등 미국인의 개인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상원과 하원에서 통과시킨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다. 지난달 6일(현지 시각)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BGI그룹, 우시앱텍 등 중국 바이오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20일에는 하원에서 데이터 브로커가 미국 거주자의 유전 데이터 등 개인 정보를 외국 적대국에 전송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인 데이터 보호법'을 통과시켰다. 두 법안은 적대 국가의 생명공학 기업, 조직·단체 등에 미국인의 유전 정보 유출을 방지한다는 명목에서 발의된 공통점이 있다. 생물보안법의 대상이 된 BGI그룹, 우시앱텍은 과거 미국 유전
건선 치료제인 비스테로이드 연고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가 유아(2~5세)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아큐티스 바이오세라퓨틱스(Arcutis Biotherapeutics) 사가 개발한 로플루밀라스트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4(PDE4) 억제제 계열의 약으로, 2022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난치성 피부 질환인 판상 건선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의대 소아-청소년 피부과 전문의 로런스아이헨필드 교수 연구팀이 경도 내지 중등도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2~5세 유아 652명(평균연령 3.3세, 남녀 비율 비슷)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INTEGUMENT-PED)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유아들을 무작위로 2대 1의 비율로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어 실험군엔 로플루밀라스트 연고 0.05%를 하루 한 번씩 염증 부위에 도포했다. 임상시험 이전에 이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국소용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고 있었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제 공동연구에 참여해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유전변이 145개를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공동연구 그룹 88개가 참여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당뇨병 유전체 분석이다. 유럽·동아시아·아프리카·남미·남아시아 등 5개 인종 약 254만명을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당뇨병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변이 611개를 발굴했고, 그중 기존 연구에서 발견되지 않은 유전변이 145개를 새롭게 보고했다. 당뇨병 유전변이를 가졌고 유전적 위험도가 '고위험군'인 사람 중 상위 2.5%는 일반인보다 당뇨병 발병이 2∼3년 빠른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때 고위험군은 당뇨병 유전변이 보유 여부 등 질환과 관련된 유전 요인으로 발병 위험도를 계산했을 때 상위 20%에 해당하는 집단이다. 고위험군은 당뇨병 합병증인 심부전 발병이 15%, 단백뇨 발병이 6% 증가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신부전, 당뇨망막병증 등 당뇨병 합병증 위험도 함께 증가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가 유전체 분석으로 당뇨병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심부전이나 단백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면 50~60대 중년기에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고혈압이 어린 시절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청소년기 체중 관리가 중년기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럽비만연구협회(EASO)는 2일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리나 릴리아 박사팀이 1948~1968년 태어난 1천683명의 8세와 20세 때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와 50~64세 때 혈압의 관계를 분석,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오는 5월 12~15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유럽비만학회(ECO 2024)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성인의 높은 BMI는 고혈압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어린 시절과 사춘기의 높은 BMI가 중년기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인 예테보리 BMI 역학 연구(BEST)와 스웨덴 심폐 바이오 이미지 연구(SCAPIS)에 참여한 1948~1968년생 1천683명(남성 858명, 여성 82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BEST 연구에는 참가자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육류 조리 식품을 통한 식중독이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집단급식소 등에서 대량으로 조리할 경우 중심 온도 75℃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해 즉시 제공해 달라고 1일 밝혔다. 식약처는 최근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균에 의한 식중독이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음식 보관 방법 등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해당 균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잘 증식하고, 열에 강해 충분히 끓여도 다시 증식할 수 있으며, 제육볶음·불고기·닭볶음탕 등 육류를 주원료로 한 조리식품에서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집단급식소, 음식점 등에서 음식을 대량으로 조리하고 상온에 그대로 보관할 경우, 조리 용기 내부에서 균이 다시 증식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즉시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음식을 즉시 제공하기 어렵다면 여러 개의 용기에 나눠 담아 5℃ 이하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조리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 섭취하고, 보관된 음식을 다시 섭취할 경우에는 75℃ 이상으로 재가열해 섭취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갑자기 체중이 불기 시작한 박모(38) 씨. 평상시보다 15㎏이나 찌자 운동을 더는 늦출 수 없었다. 그는 헬스장에서 개인 PT(1대1 맞춤 트레이닝)를 받으며 매일 운동했다. 닭가슴살 샐러드를 주식으로 먹으며 식단도 조절했다. 4㎏이 금세 빠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체중 변화가 없었다. 게다가 닭가슴살만 보면 헛구역질이 났다. 건강해진 느낌보다 왠지 몸이 더 무겁고 피곤해진 것 같았다. 박 씨는 20대 때와는 몸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체감했다. 국립암센터와 서울대 의학연구원에서 질병을 연구한 류은경 완전해독연구소장은 "단언컨대 운 동만으로 건강해질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심지어 하루 10시간씩 운동만 하는 선수들의 평균수명은 그렇지 않은 일반인보다 수명이 짧다"라고도 설명한다. 신간 '완전 소화'에서다. 류 소장에 따르면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신진대사다. 생물체가 몸 밖에서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해 생체 성분이나 생명 활동에 쓰는 물질이나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말한다. 신진대사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의 몸은 운동이 아니라 '영양소'
최근 일본에서 치명률이 최대 30%에 달한다는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 A군 사슬알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이라는 이 감염병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요? 일본 내 STSS 환자는 2022년 732명에서 지난해 941명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2월 말까지 벌써 작년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14명이 나왔습니다. 일본 전체 47개 행정구역 중 약 96%에서 환자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죠. STSS는 A군 사슬알균(연쇄상구균)에 감염되면 걸릴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이 균에 감염돼도 가벼운 피부 질환이나 편도염,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 정도만 나타나는데요. 면역력이 좋지 않다면 온몸에 독성이 퍼져 저혈압, 발열 등과 함께 쇼크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몸속 다양한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폐렴, 패혈증, 괴사성 근막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중증질환을 STSS라고 합니다. STSS를 일으키는 사슬알균은 어떻게 전파될까요? 비말(침방울)이 호흡기에 들어오면서 전파되는 경우도 있지만, 점막이나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피부에 상처가 생겼거나 수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경우 감염 위험이 높죠. 고령층, 당뇨
심근경색은 뇌졸중과 함께 급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혈관(관상동맥)이 동맥경화에 의한 혈전(응고된 피 찌꺼기) 등으로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죽어가는 것이다. 심장을 둘러싼 근육에는 직경 1.5∼2㎜ 크기의 작은 혈관이 있는데, 임금이 머리에 쓰는 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관상동맥'(冠狀動脈)이라고 부른다. 심장 근육의 손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심장 기능의 악화로 이어진다. 이때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호흡곤란이나 부정맥 증상을 일으켜 심장이 멈출 수 있다. 심근경색은 급성인 경우, 10명 중 3명이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병원에 도착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도 사망률은 5~10%에 달한다. 이처럼 치명적인 심근경색은 계절의 영향에도 민감한 편이다. 그동안에는 평균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추운 날씨가 혈관 수축을 유발하고 심박수와 혈압을 높여 혈관 속 혈전의 불안정성을 높임으로써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겨울철에 단순히 추운 날씨보다 요즘처럼
비타민D가 1형 당뇨병 진단 직후 아직 남아있는 인슐린 생산 베타세포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지만, 1형 당뇨병은 이와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아주 적게 혹은 거의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이다. 환자는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1형 당뇨병 진단 직후에는 인슐린 생산 베타세포가 아직은 다소 남아 있는 상태인 만큼, 인슐린 필요가 그리 크지 않다. 이를 1형 당뇨병의 '밀월기'(honeymoon phase)라고 한다. 폴란드 카토비체 북부 실레시아 아동 보건 센터 소아과 전문의 막달레나 소콜로브스카 교수 연구팀이 1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아동·청소년 36명(10~21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3개월이 안 된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18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을 다시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정상 체중(9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