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면 조기 사망위험 높다"…1인가구 800만 시대의 경고

한·영 294만명 추적했더니 조기 사망 위험 최대 43%↑
저소득·흡연·우울감이 핵심 연결고리…"건강한 생활습관·사회관계 중요"

 이제 우리 사회에서 '혼자 사는 삶'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국가데이터처 분석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24년 기준 804만5천 가구로 처음 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실상 우리나라 가구 3곳 중 1곳 이상이 1인 가구인 셈이다.

 문제는 과거만 해도 1인 가구가 개인의 선택이나 라이프스타일 변화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의학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결과 한국에서는 1인 가구의 전체 사망 위험이 다인 가구보다 25% 높았다. 또 65세 이전 숨지는 조기 사망 위험도 2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전체 사망 위험이 22%, 조기 사망 위험은 43%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혼자 사는 기간이 길수록 위험은 더 커졌다. 연구팀은 혼자 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기간-반응 관계'를 확인했으며, 이 중에서도 5년 이상 장기간 혼자 산 사람들에게서 사망 위험 상승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함께 사는 가족 수가 많아질수록 사망 위험은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목되는 건 이런 위험이 단순히 혼자 살아서 외롭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추가 분석을 통해 1인 가구가 사망 위험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따로 살폈다. 그 결과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경제 상태였다. 저소득이 전체 영향의 42.3%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고, 사회적 박탈감(25.9%), 흡연(14.8%), 외로움(10.9%), 우울 증상(6.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흡연의 영향이 컸다. 흡연하는 1인 가구의 전체 사망 위험은 비흡연 다인 가구에 견줘 한국에서 최대 2.3배, 영국에서는 2.9배까지 높아졌다. 조기 사망 위험은 영국에서 최대 3.7배에 달했다.

 이는 혼자 사는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동반되기 쉬운 경제적 취약성과 사회적 고립,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이 실제 사망 위험을 높이는 핵심 고리라는 의미다.

 연구 책임자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1인 가구의 건강 문제가 단순한 외로움 차원을 넘어 경제적 취약성과 정신건강, 생활습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특히 흡연과 우울감, 사회적 고립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연결고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1인 가구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은 사망 위험을 크게 낮췄다.

 연구 결과 금연·절주·규칙적 운동 가운데 하나라도 실천하면 사망 위험이 감소했고, 세 가지를 모두 유지한 사람은 1인 가구에서도 전체 사망 위험이 최대 57∼64%, 조기 사망 위험은 최대 74%까 지 낮아졌다.

 이승환 교수는 "1인 가구라고 해서 반드시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혼자 살더라도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사망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중년 이후 1인 가구는 사회적 연결망이 약해지기 쉬운 만큼 가족·친구·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우울감이나 고립감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지원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1인 가구 건강정책도 단순 의료 지원을 넘어 정신건강과 사회적 관계 회복까지 함께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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