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많은 걸음을 걷기 어려운 사람이라도 걷는 속도를 높이면 모든 원인 또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은 10일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10만3천여명을 약 8년간 추적한 결과, 하루 걸음 수가 적더라도 걷기 속도가 빠른 사람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모두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걷기 강도와 걸음 수의 서로 다른 조합을 통해 조기 사망 및 심혈관질환 사망을 예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모든 사람에게 특정 걸음 수 목표를 적용하기보다 개인 시간과 신체적 여건에 맞춰 걸음 수와 걷기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루 걸음 수를 늘리는 게 조기 사망을 예방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근거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걸음 수와 걷기 강도의 다양한 조합이 사망 위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2013~2015년 손목 가속도계로 7일간 활동을 측정한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전자담배 사용 시 니코틴 노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노년기 실명을 유발하는 황반변성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동현 고려대안암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21년)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7천780명을 대상으로 전자담배 사용과 황반변성의 연관성을 파악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만연하지만, 눈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망막질환인 황반변성과 전자담배 사용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본 연구다. 연구 결과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는 비흡연자보다 니코틴 노출 수준이 현저하게 높았고, 전신 염증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hsCRP 수치)도 높았다. 특히 체내 니코틴 노출 정도를 평가하는 소변 코티닌 농도가 높아질수록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코티닌 농도를 세 구간으로 나눴을 때 황반변성 유병률은 가장 낮은 군에서 5.8%, 중간 군에서 7.8%, 가장 높은 군에서 8.4%로 증가했다. 김동현 교수는 "전자담배 사용자에서 니코틴 노출 수준이 높아질수록 황반변성 발병 가능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며 "전자담배가 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더 외로움을 느끼고, 시간이 지나면서 외로움도 더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키어 필립 박사팀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 학술대회(ERS Congress 2026)에서 유럽 15개국 5만명 이상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외로움 수준이 높고 2년 뒤 외로움도 더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필립 박사는 "이 연구는 흡연이 사회적 활동이 아니며, 오히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같은 흡연의 심리사회적 영향을 분명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흡연이 신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사회적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전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흡연으로 이어진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흡연이 외로움을 증가시키는지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필립 박사는 "영국에서 실시한 첫 연구에서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더 외로워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문화와 사회적 규범 영향일 가능성도 있다"며 "이 연구에서 흡연과 외로움의 관계를 다른 나라에서도 조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기후변화 여파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과 폭염이 지구촌의 공기질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공기 오염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WMO는 "극심한 산불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건강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관련 규제로 산업 및 교통 분야의 초미세먼지(PM2.5)가 줄었지만, 화재로 발생한 초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은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대기질을 연구하는 WMO 소속 과학자 로렌초 래브라도는 "밀접하게 연관된 공기질과 기후변화는 분리해서 다룰 수 없다. 한쪽이 악화하면 다른 쪽도 악화한다"면서 기후와 공기질에 대한 상호 보완적이고 조화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불로 식물이 불타면서 나오는 미세 입자는 자동차 매연보다도 독성이 더 강하다"면서 "산불로 발생한 미세 입자는 바람을 타고 산불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과 야생 생물에게도 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산불은 전 세계적으로 1990년대 이래로 세 배가량 급증했고, 이에 따라 201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매년 10
평생 바둑을 둔 프로기사의 뇌 기능이 일반인보다 젊고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기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시니어 프로기사 29명(평균 66세)과 일반 고령 남성 50명(평균 63세)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세계적 국제학술지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 평균 54.6년 동안 바둑을 둔 시니어 프로기사의 '우측 중간 전두회'(Right Middle Frontal Gyrus) 부피가 일반인보다 약 17%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전두회가 포함된 우측 전두엽은 직관과 냉철한 계산 사이의 균형을 잡고 복잡한 판세를 시뮬레이션하는 전략적 지휘소 역할을 하는 핵심 부위다. 또한 5천회에 달하는 정밀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프로기사 그룹은 주요 뇌 네트워크 전반에서 좌우뇌를 잇는 연결 구조(구조적 공분산)가 매우 탄탄하게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특정 부위의 발달을 넘어 뇌 전체가 초고속 정보 고속도로처럼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프로기사가 단기 기억 및 집중력의 핵심인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 분야에서 일반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한 사람에게서 우울·불안 등의 정신건강 문제와 위장관 이상 위험이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과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따르면 성균관대 약대 신주영 교수와 아주대 의대 박래웅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내 13개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이용해 체중 감량 목적으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사용한 성인의 안전성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 대상 약물은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다. 자료는 2018년 3월부터 2025년 9월까지 국내 2·3차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이 쓰였다.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국내 출시 시점이 늦은 점을 고려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5개 병원의 자료만 사용했다. 분석은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 2천357명과 비사용자 2만2천601명, 리라글루타이드 사용자 6천953명과 비사용자 6만8천1명을 각각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전체 정신질환 발생 위험
"어느 날 환자분이 진료실에 약 한 알을 가져왔습니다. 친구가 준 약이라고 했습니다. 이 약을 먹었더니 통증이 싹 사라졌다면서 처방해달라고 했습니다. 그건 마약성 진통제였습니다. 나는 시간을 들여 그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처방 없이 그 환자를 돌려보냈습니다. 나는 환자들이 마약에 중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곤 합니다." 이는 김현아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류마티스 내과)가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8월 26일과 9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병원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마약성 진통제는 한 알만 먹어도 중독이 될 수 있다"면서 "마약에 중독된 청년들이 처음으로 마약을 접하는 곳이 병원인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그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통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는 중추신경계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가능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하는 방식으로 통증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나치게 완벽한 건강을 추구하려다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면서 "건강하게 먹고, 운동을 생활화하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64년 서울에서 태어
흔히 통풍이라고 하면 술과 고기를 즐기는 배 나온 중년 남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통풍을 '아저씨들의 병'으로만 보는 건 옛말이 됐다. 배달 음식과 술자리가 잦은 데다 끼니를 거르거나 간헐적 단식으로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는 20∼30대에서도 통풍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생긴 결정이 관절에 쌓여 염증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산은 음식 등에 들어 있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몸에서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데, 생성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신장을 통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혈액 속 농도가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21년 약 138만명에서 2025년 약 149만명으로 4년 새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30대 환자는 약 33만1천명에서 37만4천명으로 12.9% 늘었다. 전체 환자 증가 속도보다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통풍 증가 배경 중 하나로 달라진 식생활과 체중 관리 방식을 꼽는다. 육류와 튀김류 위주의 배달 음식이나 잦은 음주는 혈중 요산을 높이기 쉽다. 퓨린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몸에서 만들어지는 요산이 늘고, 알코올은 신장을 통한
폭염이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여름 불청객인 '모기'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모기 지수는 한 주 만에 거의 2배로 뛰어 올해 도입된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감시에서 처음으로 100개체를 넘어섰다. 6일 질병관리청의 올해 35주차 실시간 모기 감시 현황(8월 24∼29일)을 보면 국내 7개 권역에서 일일 모기발생 감시장비로 채집한 모기 지수는 100.9개체로 전 주(53.0개체) 대비 47.9개체 증가했다. 질병청은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모기감시 장비(DMS)를 도입했는데 이 장비를 바탕으로 한 감시에서 모기 지수가 100개체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시간 모기 지수는 올해 28주차부터 32주차까지 40∼50개체 안팎을 오르내리다가 33주차에 99.5개체로 증가한 뒤 34주차에 다시 53.0개체로 떨어졌으나 한 주 만에 다시 급증했다. 35주차(8월 24∼29일) 일본뇌염 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 지수도 평균 102개체로 전 주(68개체) 대비 늘었다. 다만, 이는 전년(228개체)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34주차(8월 17∼23일) 말라리아 매개모기(얼룩날개모기류) 지수는 평균 3.5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