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건조하고, 입안이 바짝바짝 마른 적 있으신가요? 이럴 경우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쇼그렌 증후군, 도대체 어떤 병일까요?
쇼그렌 증후군은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범해 침과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는 병인데요.
체내 면역계의 오작동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균을 공격해야 할 면역세포가 외분비샘 같은 체내 정상 조직을 공격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쇼그렌 증후군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15년 1만7천634명에서 2019년 2만1천282명으로 증가했습니다.
2019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7.7배가량 많았고, 특히 40대 이상 중년 여성 비중은 전체 환자의 83%를 차지했습니다.
발병 원인은 유전이나 자율신경계 장애 등이 지목되는데,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특히 폐경기 여성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호르몬 변화가 영향을 준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눈과 입의 건조증입니다. 눈물샘이 마르면 눈이 가렵거나 충혈되고 눈부심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침이 나오지 않으면 균 번식이 활발해져 충치 등 치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기 없는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고 미각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관절염과 관절 통증과 백반증, 건조증, 탈모 등 피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드물지만 마른기침이 나고 상복부에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 증후군은 단순 건조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침 분비와 눈물샘 기능 검사, 침샘의 조직 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쇼그렌 증후군, 어떻게 치료할까요?
이은영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침샘을 자극하는 약재, 입안에 뿌리는 스프레이, 인공 눈물 정도의 치료만 알려져 있는데. 실제 병원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소량의 항말라리아제 같은 약제다. 하지만 면역 세포를 안정화시키는 정도이고 그걸 쓴다고 해서 증상이 확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쇼그렌 증후군을 완치할 치료법은 아직 없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구가 건조하면 건조한 날 외출을 피하거나, 선글라스를 써 눈을 보호하고,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자주 눈을 깜빡이고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구강 건조 증상의 경우 물을 자주 마시고 침샘을 자극하기 위해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좋습니다. 감기약과 고혈압, 항우울제 등은 입 안을 마르게 하는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은영 교수는 "요즘 쇼그렌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제약회사도 관심을 가져 다양한 치료제들이 개발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