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찬 증상에 노화 탓만?…생명 위협하는 의외의 병일 수도

  • 등록 2025.08.25 07: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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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에 60세 이상 '폐색전증' 급증세…"갑자기 숨찬 증상 땐 의심해봐야"

  70대 A씨는 얼마 전 갑작스럽게 숨이 차올라 응급실에 실려 갔다. 검사 결과는 '폐색전증'. 한 달 전 다리 골절로 침대에만 누워 지내던 중 생긴 혈전(피떡)이 폐혈관을 막은 것이다.

 의료진은 조금만 늦었더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A씨가 진단받은 폐색전증은 심장병, 뇌졸중만큼 잘 알려진 병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들 질환 못지않게 치명적이다.

 특히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이후 노인들에게서 발병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 질환은 혈액 찌꺼기가 응고되면서 만들어진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폐혈관을 막으면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혈전은 다리의 심부정맥에서 시작돼 폐로 이동한다.

 드물게 신체 다른 부위의 정맥에 혈전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하나 이상의 심부정맥에 혈전이 만들어지면 '심부정맥혈전증'(DVT)이라고 한다.

 폐색전증의 대표 증상인 호흡곤란은 쉬는 동안에도 발생하며, 신체 활동을 하면 악화한다.

 또한 심호흡할 때 날카로운 흉통이 종종 나타나며, 심장마비처럼 느껴질 수 있다. 때론 통증 때문에 심호흡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황헌규 교수는 "호흡곤란의 흔한 원인은 천식, 폐렴, 심부전 등이 있지만 이런 원인이 없다면 반드시 폐색전증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진단이 늦어지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폐색전증 고위험군은 고령자, 암 환자, 오랫동안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 정맥혈전 병력이 있는 환자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고령의 임신부 등이다.

 특히 A씨처럼 다리 골절 등으로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으면 혈액 흐름이 느려져 끈적한 혈전이 생기기 쉽다.

 유병률은 서구에서 1천명 중 1명꼴이고, 국내는 2천명 중 1명꼴이다. 하지만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국내 발병률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내 폐색전증과 심부정맥혈전증을 합할 경우 전체 환자의 70%가 60세 이상이다.

 진단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폐혈관조영술이나 정맥 초음파 등을 통해 이뤄지며, 치료는 혈전이 더 생기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쓰는 게 기본이다.

 예전에는 치료제로 '와파린'이 주로 쓰였지만, 특정 음식이나 다른 약물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고, 주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적정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요즘은 이런 단점을 개선한 경구용 항응고제(DOAC·도악)가 주로 쓰인다.

 이 약물은 특정 단백질을 직접 억제함으로써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에독사반, 다비가트란 등의 약물이 대표적이다.

 이들 항응고제는 복용 중에도 다른 질환으로 인한 수술이 대부분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출혈 위험이 낮거나 중간 수준인 수술은 수술 전날과 당일만 약을 중단하고 수술 다음 날 다시 복용을 시작하면 된다.

 출혈 위험이 매우 낮은 스케일링이나 발치 등은 약을 끊지 않고도 시행할 수 있다.

 폐색전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30%에 이르지만, 항응고 치료를 적절히 시행하면 사망률이 2∼8%로 감소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황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는 암이나 골절이 흔하고, 복용하는 약물도 다양해 갑작스럽게 언제라도 폐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며 "만약 숨찬 증상이 나타났다면 결코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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