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리필 돈 받는다면?…투표 결과는

  • 등록 2026.02.03 13:31:57
크게보기

자영업자 '추가 반찬 유료화' 투표에 찬성 39%
고물가에 "반찬 리필 유료화" 주장 고개 들어
여의도 식당가 손님들 "반찬 돈 받으면 안 갈 것"
"해외선 시행 하지만 국내 도입은 힘들 듯"

 "손님들이 이해할까요?" vs "야채값 재료비가 얼만데 유료로 해야죠"

 지난달 25일부터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에서 진행 중인 '추가 반찬 유료화' 투표 댓글들이다.

 2일 오전 10시 현재 1천346명이 참여해 38.5%(518표)가 '찬성', 61.5%(828표)가 '반대'를 선택했다.

 반면 "추가반찬 돈달라하믄 손님들 안옵니다", "외식물가 오를수록 집밥족 늘어남" 등 반찬값 받으려다 아예 손님을 잃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찬성이 '소수파'이긴 하지만, 고물가 속 한국사회에서 당연시돼온 "반찬 더 주세요"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어 주목된다.

 ◇ 식재료값 올랐지만 '언감생심'…식당 주인들 '난색'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청상추 100g은 1천559원으로 전년 대비 44.49% 올랐다. 느타리버섯 100g은 1천131원으로 23.88%, 청양고추 100g은 1천727원으로 11.42% 상승했다.

 식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경기불황 속 식당 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9일 여의도 지하 식당가 사장들은 모두 고물가에 힘겨움을 토로하면서도 손님들이 실망할까 반찬 리필에 돈을 받을 생각은 못 했다고 밝혔다.

 '여의주' 사장 안예순(70) 씨는 "쌀값부터 시작해서 각종 식재료 가격이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다.   (음식값을) 1천원 정도 더 받아야 할 정도로 올랐다"면서도 "반찬을 많이 리필하는 분들이 있지만 3~4번 더 달라 하셔도 그냥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반찬값이 부담이 안 되진 않는다"면서도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손님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반찬에 돈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해장국집 사장도 "오징어·멸치·김·다시마 등 각종 재료 가격이 조금 오른 정도가 아닐 정도로 많이 올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그는 "제 자식들도 직장에 다니는데 안 그래도 외식비가 비싸다고들 한다"면서 "메뉴값도 안 올리는데 반찬 리필에 돈까지 받으면 젊은 사람들이 식당에 오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만나손칼국수' 사장도 "식재료값이 오른다고 해서 반찬에 추가로 돈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 댓글 창에는 "깍두기 고봉으로 3번씩 가져다 드시면 남는 게 없다", "명함만 한 김 1장이 25원이 넘습니다. 손님들 적당량 주면 몇번씩 더 달라는 사람 많습니다" 등 반찬 리필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아직 정서상 메뉴 가격에 녹여서 올리는 게 현명해 보이긴 합니다", "언젠가는 배달료처럼 갈듯하네요" 등 당장은 아니지만 차츰 유료화가 배달료처럼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목소리도 있다.

 ◇ "반찬 유료로 바뀌면 굳이 그 식당에 안 갈듯"

 '소비자'들은 '당연히' 밑반찬 리필에 돈을 받는 건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날 여의도 식당가에서 만난 직장인 이현서(27) 씨는 "김치는 안 좋아해서 리필 받은 적이 거의 없다"며 "밑반찬에 어묵볶음이나 깻잎무침이 있으면 한 번 정도 리필 받는다"고 밝혔다.

 이씨는 "리필은 최대 두 번까지는 부담 없는데 세 번부터는 눈치가 보일 것 같다"며 "식사 비용도 비싼데 만약 반찬도 유료로 바뀐다면 이해는 하지만 굳이 그 식당에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행한 최성윤(29) 씨는 "저는 완전 '김치광인'이라 느끼한 거 먹을 때 무조건 추가로 받고 나물 종류도 종종 받는 편"이라며 "배달로 추가 반찬을 시키면 용깃값 같은 게 추가로 들 수도 있어서 (유료화해도) 그런가 보다 하는데 식당에서 먹을 때마저 돈을 받는다면 그 식당에 안 가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직장인 홍모(29) 씨는 "식재료값이 오르면 아예 그 반찬을 빼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며 "안 내던 돈을 내라고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되게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상추 같은 경우는 가격 변동이 심한 걸로 알고 있다"며 "상추가 오르면 그만큼 가격 변동이 덜한 깻잎이나 양상추로 대체하는 것도 나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 "떠나고 나서야 소중한 걸 알게 된 무료 반찬 리필"

 한국에서는 반찬 무료 리필이 문화이자 '인심'이지만, 해외에서는 물과 반찬을 유료화 한 경우가 많다.

 스레드에는 "떠나고 나서야 소중한 걸 알게 된 무료 반찬 리필"(ca***), "한국 가성비 짱. 팁 없고 반찬 많고 리필 무료"(06***) 등 해외에서 한국의 '무료 반찬'을 그리워했다는 여러 글이 게시된다.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도 "한국은 반찬이 무료라는 거 대단하지 않아?"(Isn't it awesome that side dishes are free in Korea?)(ne***), "어떻게 한국 식당들은 무료로 반찬을 줄 수 있는 거지?"(How do korean restaurants serve banchan for free?)(ch***) 등의 반응이 보인다.

 여의도 직장인 박모(35) 씨는 "안 그래도 사장님 입장에서는 음식값을 올리는 게 민감하고 곤란한 문제이지 않느냐"며 "해외에서도 돈을 받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근데 반찬 한 개마다 돈을 받는 건 좀 그렇다. 김치든 단무지든 두부조림이든 다 합쳐서 받는 건 괜찮다"고 덧붙였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반찬 리필이 유료화된다면 소비자 심리는 행동경제학의 '보유 효과'(endowment effect)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며 "소비자는 초기에 주어진 상태를 판단의 기준으로 잡고 자신이 비용을 더 부담하거나 불리해지는 것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관행적으로 반찬값이 메뉴값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소비자 특성상 무료로 제공되던 반찬이 유료로 전환될 경우 그 식당에 가지 않으려는 반발이 당연히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해외 곳곳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도입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Copyright @2015 MEDIAON Corp. All rights reserved.

휴먼메디저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941, 2층 101호(영화동 동성영화타운) 발행인 : 김상묵 | 편집인 : 김상묵 | 전화번호 : 031-253-6000 등록번호 : 경기,아52363 등록 연월일 : 2019.10.25 발행연월일 : 2019.10.26 Copyright HUMANMEDI.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