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중독된다? '나비약' 조심하세요

  • 등록 2023.06.26 06: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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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제주에서 20대 여성이 차량 6대를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운전자는 식욕억제제인 '나비약'을 과다 복용해 환각 상태였는데요.

 나비약은 마약처럼 중독되기 쉽고, 다양한 이상 증상을 유발해 복용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모양을 본떠 '나비약'이라 부르는 디에타민의 주성분은 '펜터민'인데요.

 펜터민은 비만치료제로, 뇌에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해주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합니다.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보조 치료제로 처방되며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할 때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조심해야 하죠.

 펜터민은 의존성과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즉, 마약류로 분류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극도의 피로감 호소, 우울증, 정신 이상과 같은 금단 증상도 보일 수 있죠.

 백진희 서울대병원 약제부 약무교육파트장은 "많은 양을 복용하게 되면 불안이나 환각, 공격적인 성향이나 혼돈 이런 정신질환이 일어나게 된다"며 "심하면 경련이나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갈증이 심해지고 입 마름이나 변비, 땀이 많이 난다거나 두통, 복부 불쾌감이나 구역질 그리고 어지럼증, 배뇨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죠.

 펜터민은 진료 후 누구나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데요.

 다만 16세 이하에겐 처방을 금지합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불법으로 약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작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약성 식욕억제제 5개 중 펜터민 처방 건수가 가장 많았는데요.

 백진희 약무교육파트장은 "펜터민은 다른 식욕 억제제보다 효과가 좋아서 비만 클리닉에서 가장 흔히 처방되는 약물 중에 하나"라며 "운동이나 행동 수정, 식이요법 없이 약물에 의한 처방으로 감량만 하려고 하는 게 사실은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펜터민은 반드시 단독으로 투여해야 합니다.

 다른 식욕억제제와 같이 복용하면 효과가 과도하게 늘어나 부작용 위험성이 커지죠.

 또 1년 이내에 다른 식욕억제제를 먹었다면 피해야 합니다.

 관련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의사가 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할 때 환자의 투약 내역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법률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죠.

 펜터민은 성인 기준 1일 1회 37.5mg (1정)을 아침 식전 혹은 식후 1~2시간 이내로 먹어야 하는데요.

 불면을 일으킬 수 있어 밤에는 복용을 피해야 합니다.

 단기간(4주 이내) 복용이 원칙이지만, 투약 후 한 달 내로 효과적인 체중 감량 기준인 1.8kg 이상이 빠졌다면 의사와 상담 후 더 투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길어도 3개월 이상 복용하면 안 됩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기간 복용 하면 폐동맥, 고혈압 또는 판막 이상에 대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며 "교감 신경을 향진시키기 때문에 운전할 때 주의가 필요하고 의사 지시 없이 먹었을 때 중대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리자 기자 K19880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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