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과 대장암 등 6가지 암 종양과 그 주변 세포가 어떤 구조를 이루는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인간 종양 3D 지도가 완성됐다.
연구진은 이 종양 3D 아틀라스가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귀중한 청사진을 제공하며 암 생물학 분야의 새 시대를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이 이끄는 '인간 종양 아틀라스 네트워크'(HTAN)는 1일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신장암, 자궁암, 담관암 등 6개 암 종양과 주변 세포의 3D 상세 지도와 그 분석 결과를 네이처(Nature) 및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 등 자매학술지에 12편의 논문으로 공개했다.
HTAN은 인간 암의 세포, 구조, 및 분자적 특징에 대한 3차원 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의 자금 지원으로 2018년 설립된 연구 컨소시엄이다.
분석 과정을 통해 종양이 발생하고 성장하면서 치료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이에 영향을 미치는 미세 환경의 역할 등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도 확인됐다.
종양의 중심부에서는 대사활동이 더 활발해 영양분을 많이 소모하는 반면 종양 가장자리에서는 면역계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 주변에는 종양 성장을 돕는 여러 가지 유전적 돌연변이를 가진 세포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주변 세포들이 다양한 암 유형에서 치료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주변 세포의 이런 돌연변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표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종양 주변에는 면역 세포 활동이 활발한 소위 '뜨거운 부위'가 있으며, 같은 종양이라도 면역 활동이 거의 없는 '차가운 부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부위는 일반적으로 면역요법에 잘 반응하지만, 차가운 부위는 면역요법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이런 차이의 원인을 밝혀내면 면역요법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워싱턴대 의대 리 딩 교수는 "이제 3D 공간에서 종양의 영역이 무엇이 다른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어떻게 변하는지, 언제 종양이 다른 장기로 퍼지는지 볼 수 있게 됐다"며 "이 연구 결과는 암 연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향후 암 치료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출처 : Nature and Nature Portfolio journals, Li Ding et al., 'Tumour evolution and microenvironment interactions in 2D and 3D spac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0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