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 B세포 항체 정보 뒤죽박죽된다

림프절의 B세포 활성 경로 이탈→항체 형성 교란
미 에머리 의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면역학'에 논문

 

  면역세포의 하나인 B세포는 항체 청사진을 모아 놓은 도서관과 같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인체 면역계는 B세포의 색인을 보고 항체를 만든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병세가 심각할 땐 면역계가 B세포의 항체 색인을 활용하지 못한다.

 도서관 서가에 가지런히 정리된 책들을 뽑아내 마구 뒤섞어 놓는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이런 항체 교란이 생기는 이유를 미국 에머리 의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13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일부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LE), 일명 루푸스병과 유사하게 면역세포가 과도히 활성화한다.

 이는 코로나19의 고도 염증이 림프절의 배중심(胚中心·germinal center)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선행 연구 보고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배중심의 형성을 방해해 건강한 항체 형성을 막는다는 요지의 논문을 지난 8월 하순 저널 '셀(Cell)'에 발표했다.

 배중심(또는 종자중심)은 분화한 림프구가 둥글게 모여 있는 림프 조직의 한 영역을 말한다.

 정상이라면 항체 합성에 관여하는 B세포는 배중심에서 관련 유전 정보 등을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온전히 거쳐야 장기 '면역 기억'을 가진 성숙 세포로 자란다.

 그런데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배중심 밖에서 작동하는 '여분 여포성 경로(extrafollicular pathway)'를 통해 B세포가 활성화한다는 걸 에머리대 연구팀은 발견했다. 이는 루푸스병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림프절에 모여 여포(follicle)를 형성한 B세포가 외곽의 T세포와 신호를 주고받으면 '여분 여포성 초점(extrafollicular focus)'이라는 구역이 생긴다.

 여기에서 B세포가 T세포에 항원을 제시하고 형질세포로 분화하면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자가항체가 생성된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T세포는, 배중심에서 B세포에 신호를 전달해 다량의 항체가 생성되게 하는 Tfh(여포 도움 T세포)의 전구세포가 된다.

 하지만 Tfh에 세포 독성이 생기면 완전히 성질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라호야 면역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독성을 가진 신종 Tfh가 B세포를 죽여 항체 형성을 방해한다는 개요의 논문을 지난 7일 저널 '셀'에 공개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에머리 의대의 이그나시오 산즈 교수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자가면역 질환 전문가다. 지난해엔 미국 루푸스 리서치 얼라이언스(Alliance for Lupus Research)로부터 '루푸스 통찰 상(Lupus Insight Prize)'을 받기도 했다.

 산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에머리 의대의 천식·알레르기 면역 프로그램 디렉터인 프란시스 은형 리(Frances Eun-Hyung Lee) 부교수와 함께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를 맡았다.

 연구팀은 동 대학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코로나19 중환자 10명(사망 4명 포함)과 코로나19 외래 환자 7명, 비감염자 37명 등의 항체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대체로 중증 환자 그룹은 감염 초기의 B세포 수치가 높았다.

 그러나 B세포는 물론 B세포가 생성하는 항체도 여분 여포성 경로를 통해 활성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이렇게 여분 여포성 경로를 거쳐 B세포가 급증한 코로나 19 환자는 인터류킨-6 같은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에게 인터류킨-6 억제제를 투여한 임상 결과는 아직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과도한 면역 반응 지표를 가진 환자가, 상응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염증 억제 치료의 적절한 후보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제안한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심근병증 연관 핵심 유전자·세포 작용 규명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심근병증과 연관된 핵심 유전자와 세포 작용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심근병증이란 심장 근육에 구조·기능적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부전이나 부정맥,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 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그간 심근병증의 유전적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한 전장유전체 염기서열분석에서는 임상적 의미를 알 수 없는 변이가 많이 나와 해석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심근병증 환자 245명의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기법으로 분석했다. 분석에는 특정 유전자에 나타나는 여러 희귀 변이를 하나의 단위로 통합해 해당 유전자와 질병 사이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부담 분석' 기법이 활용됐다. 그 결과 그간 기능적 의미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임상적 의미 불명의 3천584개 희귀 변이 중 심장 형성·발달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144개 주요 유전자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심장질환 환자와 정상인의 단일 세포 데이터 1만1천664건을 병합해 변이 유전자의 세포 발현과 상호 작용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군 데이터에서는 기존 심근병증 원인 세포인 심근세포뿐 아니라 심장내피세포에서도 유전자 발현이 높

메디칼산업

더보기
"제약·바이오 공시, 알기 쉽게 써라"…금감원, 공시개선 착수
제약·바이오 상장사들이 연구개발 현황이나 기업가치 산정 등을 알릴 때 투자자가 더 쉽게 이해하도록 공시 방식이 개선된다. 금융감독원은 12일 투자자가 제약·바이오 상장사의 핵심 정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 표현·정보구조·기재 기준을 개선하기 위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제약·바이오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29.9%(183조2천억원)로, 시총 상위 10개사 중 6개사가 이 업종에 해당했다. 지난해 기준 기업공개(IPO) 시총 비중도 47%(14조6천억원)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업종이 코스닥시장에서 높은 비중과 영향력을 차지함에도 임상시험이나 기술이전 등 핵심 정보의 불확실성과 난해한 표현 등으로 투자자가 관련 공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공시 내용과 실제 결과 간 괴리가 크고 투자자가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왔다. TF는 앞으로 3개월에 걸쳐 시장과 전문가 의견을 모아 제약·바이오 공시 전반의 개선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상장 단계에서는 IPO 증권신고서에서 기업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