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기부로 2021년 5월 설립된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이하 사업단)이 발족 후 진단 3천984건, 치료 2천336건의 성과를 내며 국내 소아암과 희귀질환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8일 의생명연구원 윤덕병홀에서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올해 3년째를 맞은 사업단 추진 현황과 성과를 공개했다. 사업단은 2021년 이건희 회장 유족으로부터 전달받은 기부금 3천억원을 재원으로 탄생했다. 2030년까지 10년간 국내 소아 암·희귀질환 환자의 진단·치료·연구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출범했다. 소아 암·희귀질환 환자는 성인보다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어서 정확한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면 막대한 의료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등 사회적 부담이 크다. 사업단은 일회성 치료비 지원이 아닌 공동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임상 연구로 소아 암·희귀질환 극복의 토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기부금을 ▲ 소아암 1천500억원 ▲ 소아 희귀질환 600억원 ▲ 기타 소아질환 공동연구 900억원 등 세 개 사업부에 배정한 뒤 지원하고 있다. 애초 서울
올해 다섯살인 민수(가명)는 저산소성 뇌병변으로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데다 기기에 의존해야 호흡할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모두가 포기하라고 했지만, 민수 엄마는 지금껏 밤낮없이 24시간 아이의 곁을 지키고 있다. 쪽잠을 자고 에너지음료를 마시며 버틴다는 민수 엄마는 "개인의 삶이라는 건 감히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민수처럼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단기돌봄 의료시설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별칭 도토리하우스)가 1일 문을 열었다. 아이를 돌보느라 개인적인 생활은 물론 사소한 병원 진료마저 받지 못했던 보호자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을 제공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인공호흡기 등 기기에 의존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는 4천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지만, 지금껏 이들의 양육과 돌봄은 오롯이 부모의 몫이었다.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보니 보호자들은 잠깐의 외출도 꿈꾸지 못한다. 치과에 다녀올 짬도 내지 못해 진통제로 버틴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친정어머니 장례식조차 제대로 가지 못했다는 보호자도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증 소아 환자 보호자는 하루에 평균
신장 이식이 필요했던 두 환자가 각각 상대방 배우자의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17일 서울대병원은 장기이식센터 하종원 교수팀이 지난해 1월 신장 '공여자 교환 이식'을 진행한 두 쌍의 부부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원활한 신장 기능을 보이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환자 A씨와 B씨는 원래 자신의 배우자들로부터 신장을 공여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A씨의 경우 과거 어머니와 남동생으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았으나 재이식이 필요해졌고, B씨도 18년 전 남동생에게 신장 이식을 받은 후 질환이 재발한 상태였다. 그러나 A씨와 B씨 모두 배우자와 혈액형이나 이식 적합성이 달라 신장 이식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럴 경우 혈액 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를 받아 이식에 성공하기도 하는데, 두 환자는 여러 차례의 탈감작 치료에도 계속 항체 수치가 높았다. 더구나 B씨는 탈감작 치료 중 혈압이 저하되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까지 호소했다. 두 환자 모두 신장 재이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이들에게 공여자 교환 이식을 제안했다. A씨는 B씨의 배우자로부터, B씨는 A씨의 배우자로부터 각각 신장을 이식받는
울산대학교 병원은 외과 나양원, 박정익 교수팀이 췌장암 환자의 근치도(완치)를 확보하는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췌장암은 암세포가 췌장 주변의 림프절과 신경을 통해 퍼져 완전 절제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췌장암 수술은 해부학적 구조 특성상 췌장 머리 부분의 오른쪽을 박리하는 방식인 반면, 나양원 교수팀이 개발한 새 수술법은 췌장암 왼쪽 면을 우선 공략한다. 이 수술법은 암 조직을 보다 원활하게 박리할 수 있게 되며, 기존보다 시야를 잘 확보해 보다 쉽게 수술 부위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이 수술법은 지난 3월 열린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6월 일본간담췌외과학회에서는 심포지엄 연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나양원 교수는 "이번에 발표한 새 수술법은 췌장암 수술의 다양한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처럼 근치도를 높이는 수술법과 효과적인 항암요법 병행이 췌장암 환자 생존율을 점차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여성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의료환경을 갖춘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22일 개소했다. 서울시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을 통해 서울대병원 본관 3층에 마련됐고 서울대병원이 운영한다. 여성장애인이 24시간 공백 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임신·출산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 인력, 장비·시설, 수어 통역 서비스 등을 갖췄다. 시설비 3억5천만원을 투입해 휠체어 이동·회전 공간을 확보한 진료·분만·수술실 등 시설을 설치했다. 또 휠체어 체중계, 이동식 전동리프트, 침대형태 흉부 엑스레이, 전동침대 등 장비 15종 29대를 보유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마취통증학의학과 전문의 등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외래진료실, 분만장, 병동에 코디네이터를 배치했다. 이용자는 이곳저곳 옮기지 않고도 산부인과에 필요한 서비스를 한 층에서 모두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태아센터'와 '희귀 유전질환 센터'를 운영해 태아에게 유전될 수 있는 장애, 선천성 기형 등 태아 이상 질환이 의심될 경우 다학제 진료를 한다. 장애 유형에 따라 정형외과, 내과, 외과 등 적절한 연계 진료도 가능하다. 시는 지속적인 병원 운영을 위해…
강원대학교병원은 심장내과 연구팀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진행 예측 인자 규명 연구 논문(제1 저자 서정훈, 교신저자 류동열)이 세계적 권위지인 '유럽심장학회 심혈관 영상학회지'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논문은 대동맥판막의 도플러를 이용한 단위 시간당 압력(dP/dt, 단위 mmHg/s)이 증가할수록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더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사망률이 높은 질환인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진행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에 따르면 평균 2년 7개월의 관찰 기간 경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404명 중 12명(3%), 중등도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77명 중 31명(40%)이 중증으로 진행됐다. 또 대동맥판막 dP/dt가 600mmHg/s 이상인 환자군에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의 진행 속도가 더 빨랐다. 이를 통해 나이, 흡연, 대사질환 등 요인 외에도 대동맥판막 dP/dt의 증가가 더 심한 판막 손상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강원대병원 심장 초음파실에서 2회 이상 검사한 경증·중등도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481명을 대상으로 했다. 류동열 심장내과장은 "현재
일반인의 10배 이상인 12.1kg까지 간이 부풀어올랐던 다낭성 간질환 환자가 생체 간이식에 성공해 건강을 되찾았다고 연세의료원이 12일 밝혔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이재근 교수가 수술한 환자 김모 씨의 이식 간이 최근 검진을 통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낭성 간질환은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뭉쳐져 덩어리를 이루는 물혹이 간 전체에 퍼지는 희귀병으로, 증상이 있는 다낭성 간질환은 인구 100만 명당 한 명꼴로 매우 희귀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연세의료원은 "이 교수가 수술시간과 수혈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지난해 일본 게이오 의과대학의 사례보다 수술시간은 40% 줄어든 1시간, 사용한 혈액량은 99.6% 적은 200㏄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헌상으로 이렇게 거대한 간의 생체 간이식은 드물다"며 김씨의 경우 물혹이 지나치게 커져 혈관 상태가 매우 약했고, 혈관이 터져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를 고려해 하대정맥(다리에서 올라오는 혈관)을 막고 간을 떼어내는 일반적 방법 대신 에크모(인공심폐기·ECMO)를 사용해 하대정맥에서 올라오는 혈액을 직접 심장으로 돌렸다. 그는…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을 선도해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내놨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03년 5월 첫 진료를 시작할 때만 해도 총 484병상에 하루 1천335명의 환자가 찾는 병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1천335병상에 하루 평균 7천여명의 환자가 찾고 해외 의료진이 의료기술을 배우러 오는 글로벌 병원이 됐다. 의사 1천명을 포함해 전체 직원 수만 5천500여명에 달한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개원 20돌(5월 10일)을 하루 앞둔 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병원의 초고속 성장 배경으로 스마트 병원 시스템, 선제적인 최소침습수술 도입, 뇌신경 분야 통합 진료시스템 구축, 국내 첫 환자 치료성적 공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구축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국내 스마트 병원의 리더로 꼽힌다. 개원 당시 차트, 필름, 처방전, 종이 서류 등을 모두 전산화했던 시도는 의료계에 큰 화제를 불렀다. 병원에 오갈 때마다 각종 서류와 영상 검사 결과물을 지참해야 했던 환자 입장에서는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병원의
부정맥 치료에 쓰이는 '삽입형 제세동기'의 단점 중 하나인 극심한 통증을 막을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 교수와 서울대 공대 김대형(IBS 나노입자연구단 부연구단장)·현택환(IBS 나노입자연구단장) 교수 공동 연구팀은 부정맥 발생 부위를 찾아내 큰 충격 없이도 치료할 수 있는 '다채널 전기 자극 어레이'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생성하는 전기 신호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이 중에서도 심실세동과 심실빈맥은 치명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 이런 환자는 예기치 못한 악성 심실 부정맥이 발생하는 즉시 치료해야 하므로 제세동기를 체내에 이식해야 했다. 하지만 삽입형 제세동기는 부정맥이 시작된 부위만 자극하지 않고 심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한 전기충격을 발생시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전기적인 충격으로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는 것이지만, 이때의 통증은 도끼로 찍히는 느낌에 비견될 정도다. 또 이런 통증이 심장의 정상적인 수축 기능도 방해하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부정맥의 시작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고, 해당 부분에만 전기 자극을 적게 가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