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느끼는 고통 중 가장 압도적인 생존 위협은 단연 '질식'이다. 호흡 곤란은 의학적으로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심한 생리적·심리적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로 분류된다. 뇌의 공포 중추를 자극해 통증 이상의 공포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에게 이 감각은 노화에 따른 일시적인 불편함이 아니라 빨대를 입에 물고 숨을 쉬어야 하거나 폐 안에 물이 차오르는 것과 같은 극심한 고통과의 사투다. COPD 병명의 '폐쇄성'이라는 단어는 폐포가 망가지고 기관지가 좁아져 공기가 나가는 길이 막히는 COPD의 병리학적 특성을 설명한다. 폐와 기관지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망가지는데, 한 번 나빠진 폐 기능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COPD는 특히 심각하다. COPD는 전 세계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중증 질환에 속한다. 특히 증상이 단기간에 급격히 나빠지는 '급성 악화'는 폐 기능 저하를 2배 앞당기는 가속 페달 역할을 한다. 이러한 중증 악화 혹은 더 강도가 낮은 중등도 악화가 1년에 단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즉각적인 치료 강화가 요구된다. 악화가 3회 이상 반복될 경우 사망 위험은 4.3배, 심혈관 질환 위험은
비만과 관련한 대사 질환을 악화시키는 물질로 알려진 엔도트로핀의 생성 자체를 천연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이 천연물 유래 약물인 니제리신이 비만 조직에서 배출되는 엔도트로핀의 생성을 억제해 섬유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비만한 지방 조직은 저산소 상태에 놓이면 섬유화와 만성 염증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엔도트로핀이 과도하게 생성된다. 엔도트로핀은 지방 세포를 둘러싼 콜라겐 단백질이 잘려 나온 조각으로 지방 조직 기능을 저하해 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을 악화시키는 신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니제리신이 콜라겐의 특정 부위에 결합해 절단 효소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엔도트로핀 생성을 막아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콜라겐이 절단되려면 가위 역할의 단백질 분해 효소가 달라붙어야 하는데, 니제리신이 그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러한 작용 방식은 대사 질환 치료제가 간접적으로 염증을 줄이거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과 달리 병리적 신호의 출발점을 직접 차단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
2023년 한해 사고나 중독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손상을 입은 환자가 355만명, 사망자는 2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14개 기관이 협력해 2023년 손상으로 인한 사망, 응급실 이용, 입원, 119 구급차 이송 등을 통합 분석한 '제15차 국가손상종합통계'를 최근 발간했다. 손상은 사고, 재해, 중독 등 외부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 또는 그 후유증을 일컫는다. 손상으로 외래진료나 입원 등을 경험한 사람은 연간 약 355만명으로 전 국민의 6.9% 상당이었고, 구급차로 이송된 손상 환자는 64만명이었다. 손상 사망자는 2023년 기준 2만7천812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9%를 차지했다. 최근 10년간 전체 손상 환자(외래진료 또는 입원)는 2014년 383만명에서 2023년 355만명으로 감소했으나, 2023년 기준 직전 해인 2022년 288만명과 비교하면 23% 늘었다. 손상 사망자는 2014년 2만9천349명에서 2023년 2만7천812명으로 5.2% 줄었지만, 역시 직전 해인 2022년 2만6천688명과 비교하면 4.2% 증가했다. 생애주기별 달라지는 활동과 환경에 따라 손상의 양상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
지난해 국내 항우울제 처방 건수가 5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어 2천400만건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항우울제 처방 건수는 2천440만4천건이었다. 이는 2020년(1천785만건)보다 36.7% 늘어난 수치로, 항우울제 처방은 이후로도 매년 늘어 2022년에 2천만건을 넘어섰다. 연령별로 보면 소아·청소년의 항우울제 처방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0∼9세의 처방은 2020년 4만4천건에서 2025년 11만3천건으로 156.8% 급증했고, 10∼19세의 경우 같은 기간 56만5천건에서 128만5천건으로 127.4% 늘었다. 이들 다음으로는 30대(74.7%), 20대(55.9%) 등의 순으로 증가율이 높아 학업과 취업, 경제 활동 스트레스 등이 우울 증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전체 사례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60세 이상의 항우울제 처방도 868만6천건에서 1천53만8천건으로 21.3% 늘었다. 작년 기준 항우울제 처방 상위 20개 주상병의 처방 건수를 보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포함한 운동과다장애가 15만7천건에서
코로나19 장기 후유증(Long COVID) 환자에게서 가장 흔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증상인 피로를 완화하는 데 항우울제 플루복사민(fluvoxamine)이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에드워드 밀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4일 미국 내과학회 저널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서 롱코비드 환자에 대한 무작위·위약 대조 임상시험에서 항우울제 플루복사민이 유의미한 피로 감소와 삶의 질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논문 교신저자인 제이미 포리스트 박사는 "이 연구는 롱코비드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약물에 대해 임상의들에게 최초의 강력한 근거를 제공한다"며 "환자들은 지금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치료를 원하고 있고 이 결과는 그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한다"고 말했다. 롱코비드는 가장 흔하면서도 삶의 질을 크게 저해해 정상 생활 복귀를 어렵게 만드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전 세계 6천500여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중보건 문제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롱코비드에 대한 입증된 치료법이 없어 대부분 의료 지침은 여전히 활동 조절이나 증상 관리 같은 지지적 치료만 권고하고 있다고 지적
최근 우리 사회를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1만원 담뱃값 인상 소동은 단순한 해프닝 이상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보건복지부가 뒤늦게 당장 인상할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는 정부가 스스로 세운 장기 계획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빚어낸 소통의 실패에 가깝다. 서민들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담배 한 개비의 무게를 두고 벌어진 이번 논란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흡연율 하락이라는 목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갑자기 튀어나온 헛소문이 아니었다. 정부가 이미 2021년에 발표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는 담배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중장기적 방향이 명확히 담겨 있다. 하지만 정책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세밀한 설득 과정 없이 수치만 부각되자, 정부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오해라는 방패 뒤로 숨어버렸다.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진 자리에는 국민의 불신만 남았다. 그렇지만 정치적 계산을 걷어내고 과학적인 수치만 놓고 본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하나 박사의 최근 연구(한국 담배가격 정책의 성인 흡연행태 영향
지난해 의정갈등 여파 속에 입원환자 10명 중 1명은 원하는 날짜에 입원하지 못했고, 이들의 평균 대기기간은 2주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의정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4년과 비교하면 대기기간은 사흘가량 단축됐다. 한국보건사회의료원이 보건복지부 의뢰로 실시한 '2025 의료서비스 경험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4일∼9월 19일 1만4천922명으로 대상으로 외래 및 입원 진료 이용 경험에 관해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2024년 2월 당시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시작된 의정갈등은 1년 6개월가량 이어졌다. 2천명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지난해 9월 하반기 수련에 복귀하면서 일단락됐다. 복지부는 2017년부터 매년 의료서비스 경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의정갈등이 마무리되기 전후인 7월부터 9월 사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지난해 기다리지 않고 당일 또는 환자가 원하는 날짜에 예약해서 입원한 경우는 92.9%였다. 의정갈등 이전이던 2023년 89.4%, 의정갈등이 정점에 달했던 2024년 90.2% 등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나머지는 원하는 날짜에 입원이 안 돼 기다린 경우였는데, 이때 대기 기간은 평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적은 용량으로 높은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핵산치료제연구센터 차현주 박사 연구팀은 mRNA를 몸속 세포에 잘 전달해 주는 지질 나노입자와 mRNA가 더 잘 작동하도록 돕는 유전 설계 구조를 동시에 개선했다. mRNA는 DNA 유전 정보를 세포로 전달해 단백질 생성을 지시하는 물질로, 몸속에서 쉽게 분해되고 세포막을 스스로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감싸 보호하며 세포 안까지 운반해 줄 나노입자 기술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96종의 후보 물질을 비교한 결과, 'H9T6'라는 새로운 물질이 기존에 사용되던 물질보다 세포 안으로 mRNA를 더 잘 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입자는 세포 안으로 들어간 뒤 mRNA가 작은 주머니 같은 공간(엔도좀)에 갇혀 분해되기 전 단백질을 만드는 곳으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 면역 단백질 생성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mRNA에는 단백질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동안 만들지를 결정하는 앞뒤 조절 구간(UTR)이 있는데, 연구팀은 수십만개 후보를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구조를 찾아 단백질 생성 능력을 크게 높였
앞으로 6개월간 식품과 화장품 등에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표시·기재 사항을 스티커로 부착하는 것이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중동전쟁으로 인한 포장재 원료(나프타) 수급 불안정 해소를 위해 적극행정위원회를 열고 이와 같은 행정지원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업체가 대체 포장재를 확보하더라도 인쇄용 동판 제작에 시간이 걸려 신속하게 사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조치를 통해 기존 포장재 재고가 소진되더라도 대체 포장재를 신속히 사용할 수 있게 돼 제품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식약처는 소관 물품 수급 불안정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적극행정위원회를 상시 가동 체계로 전환한다. 안건 제출 시부터 위원회 심의·의결, 결과 알림까지의 소요 기간도 기존 5일에서 최대 2일로 줄인다.
성소수자들의 우울 의심 증상이 일반 인구에 비해 4배 이상 높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10층 인권교육센터에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를 수행한 숙명여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7월 8∼21일 최근 5년간 한국에 거주한 만 19세 이상 성소수자 2천495명과 만 16∼18세 청소년 455명을 설문하고, 이 가운데 30여명을 집중 면접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성소수자 정체성과 관련해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성인 27.1%(676명), 청소년 21.8%(99명)로 나타났다. 또 성인 45.8%(1천95명), 청소년 69.0%(303명)에서 우울 증상이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의 경우 2024년 한국 복지 패널 조사에 참여한 일반 인구(11.3%)의 우울 증상 유병률과 비교할 때 약 4배 높은 수치다.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 있다는 응답은 39.1%(973명), 자해를 시도한 적 있다는 응답은 14.3%(356명)로 집계됐다. 자살을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5.1%(128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