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처럼 늘어났다가도 강철처럼 단단하게 변하는 인공 근육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강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소프트 인공 근육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소프트 인공근육은 사람과 상호작용해야 하는 로봇, 웨어러블 기기, 의료 보조 장치 등에 활용될 수 있지만 무거운 물체를 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부드럽고 유연한 장점이 실제 힘을 쓰는 근육 역할에는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정 교수팀은 하중을 지탱해야 하는 상태에서는 딱딱해지고, 이를 들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드러워져 수축할 수 있는 인공 근육을 만들었다. 딱딱한 상태에서는 무게 1.25g에 불과한 이 인공 근육이 5㎏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 자기 무게의 약 4천 배를 버티는 셈이다. 반면,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12배까지 늘어난다. 또 무게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선 원래 길이의 86.4%가 수축하는 구동 변형률을 보였는데, 사람 근육(약 40%)보다 두 배 이상 큰 수치다. 1㎥ 크기의 근육이 얼마나 많은 일(에너지)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작업 밀도도 사람 근육보다 30배 더 큰 1천150kJ/㎥를 기록했다. 근육이 잘 변형되면서 단단할수록 작업
"위고비 부작용 대박이다…5일째 물도 못 먹고 토하는 중"(스레드 이용자 'heh***') "친구 2명 맞다가 1명 우울증 와서 중단함"(스레드 이용자 'ear***')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을 토로하는 경험담들이 뒤따르고 있다. 위고비는 국내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8개월 동안 40만 건 넘게 처방되며 '게임 체인저'라 불리고 있지만, 구토·무기력·우울증 등 부작용 호소 사례가 이어진다. 특히 "위고비를 끊으니 대고비가 왔다"며 요요현상을 토로하는 사례들은 위고비의 효과에 유효기간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 "10개월간 20kg 감량했지만 췌장염 생겨 끊었다" 위고비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경험담이 주목받지만,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쌓이기 시작했다. 위고비 환자용 사용설명서에는 체액 소실 및 탈수·췌장염·당뇨병성 망막병증 악화 가능성 등이 경고 사항으로 명시돼 있다. 구독자 200만명을 자랑하는 유튜버 '빠니보틀'은 지난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근래 들어 제 주변 지인분들 중에서 위고비를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무기력증, 구토감, 우울증 등이
지속 가능한 식물 기반 식품을 중심으로 한 '지구 건강 식단'(PHD : Planetary Health Diet)을 잘 지키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32% 낮추고 식단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을 18%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솔로몬 소와 박사팀은 18일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서 성인 2만3천여명의 식단을 20년간 세 차례 조사하고 식단이 제2형 당뇨병 발생과 온실가스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니타 포루히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지구 건강 식단이 제2형 당뇨병 예방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며 "이는 인간과 지구 건강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적색육과 설탕이 많이 든 식품 등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 인간의 건강과 지구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노르웨이 비영리재단 '이트'(EAT Foundation)와 의학 저널 랜싯(Lancet)은 2019년 'EAT-Lancet 식량·지구·건강 위원회'를 구성, 건강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증진하기 위
국민 10명 중 9명은 '건강권'을 국민 기본권으로 헌법에 명문화하는 데 동의하고, 건강 불평등 해소는 국가 책임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은 올해 5월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국민건강 인식 및 관리 방안'을 온라인 설문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현행 헌법에 국민의 건강권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으나,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는 제36조 3항과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규정한 제35조 1항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질병 예방과 건강한 생활에 대한 권리를 보장한다고 해석된다. 이와 관련, 사업단은 최근 건강 불평등 심화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국민의 건강권을 국가가 보다 명시적으로 헌법에 규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1.6%는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리에 국민이 건강할 권리, 즉 건강권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필수의료 이용을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건강 민주화'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응답도 89.6%였다. 국가가 건강 불평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91.5%에 달했다. 경제
지난해 4월 강원도 정선에 사는 네 살 어린이가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심장 수술 이력이 있는 이 아이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로 기도삽관이 필요한 초응급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이를 데려간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는 이를 시행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사정은 119에 접수돼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탑승한 소방헬기가 정선까지 날아갔고, 의료진은 아이를 태워 불과 30여 분 만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생명 구호 최전선에 있는 소방헬기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남은 30여㎞는 또 다른 고비였다. 서울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까지 응급상황을 컨트롤하면서 아이를 안전하게 이송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를 품은 것은 바로 '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서비스'(SMICU) 소속 특수 구급차였다. SMICU는 명칭 그대로 '서울에서 달리는(Mobile) 중환자실(ICU)'을 말한다. 일반 구급차보다 1.5배 큰 이 특수 구급차에는 일반 구급차에 없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에크모·ECMO)와 목표체온조절장치 등 20여개의 중환자실 장비가 탑재돼 있으며, 의사 1인(응급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2인이 동승해 환자를 진료한다. 에크모는 환자의 몸 밖으로 빼낸
국민 10명 중 6명은 흔히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하고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치매학회와 함께 '초고령사회 치매 예방과 치료, 미래 대응 방안' 심포지엄을 열고 이러한 내용의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떨어진 상태를 칭한다. 의료계에서는 경도인지장애의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고 본다. 이번 설문은 지난 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1천3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9.1%가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47.4%) 또는 '매우 잘'(11.7%) 알고 있다고 답했다. '용어 정도만 들어봤다'는 27.3%, '전혀 모른다'는 13.6%였다. 대한치매학회가 지난 202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이 58%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또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예방에 중요한 시기'라는 걸 들어본 적 있다는
어린 시절 경험한 외로움도 치매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세 이전 외로움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년기 치매 위험이 4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도의과대학 궈슈화 박사팀은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노년층 1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17세 이전 경험한 외로움과 노년기 치매 및 인지 저하 위험 간 관계를 추적 조사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외로움이 성인기 외로움 여부와 관계 없이 중·노년기 인지 저하 및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며 어린 시절 외로움을 줄이는 조기 개입이 평생의 인지 건강 증진과 치매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는 현재 전 세계에 약 5천만명에 이르고 2050년에는 1억5천200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되돌릴 수 있는 효과적 치료법이 없어 인지 저하와 치매 초기에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규명하는 게 예방 전략 개발에 중요하다. 연구팀은 성인기 외로움은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린 시절 외로움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아직 충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이 조울증 치료제에 대한 반응 여부에 따른 뇌 속 '별세포'(astrocyte·성상세포)의 대사 차이를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울증은 기분이 상승한 상태인 조증과 기분이 저조한 상태인 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양극성 장애라고도 불린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2%가 앓고 있으며, 극단 선택의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10∼3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 '리튬'이 쓰이는데, 환자마다 반응성이 크게 달라 치료에 한계가 있다. 한 교수 연구팀은 기존 신경세포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 주목했다. 환자의 세포에서 제작한 줄기세포를 별세포로 분화시킨 뒤 관찰한 결과, 리튬에 대한 반응 여부에 따라 세포의 에너지 대사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리튬에 반응하는 환자의 별세포는 리튬 처리 시 지질 방울이 줄었지만, 무반응 환자에게서는 개선 효과가 없었다. 리튬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서는 별세포 안에 지질 방울이 과도하게 쌓이고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진 모습이 관찰됐다. 또 포도당 분해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부모가 조절할 수 있는 행동 요인들이 청소년기 자녀의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가족 갈등이 많으면 자녀가 저녁형 생활 리듬을 갖게 되고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 바네사 크로플리 박사팀은 최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미국 청소년 3천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뇌 발달 추적 연구(ABCD) 데이터를 분석,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청소년 초기의 부모 관련 요인이 4년 뒤 이들의 수면 패턴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청소년 수면 건강 개선을 위한 가족 중심 개입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수면 문제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소년 수면에는 부모의 양육 방식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절 가능한 부모 관련 요인은 자녀 수면 건강 개선을 위한 개입에 목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부모 관련 요인들이 무엇을 매개로 청소년 수면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지 등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10월까
설탕이 들어 있지 않은 향이 첨가된 음료도 달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후각이 뇌를 속여 특정 향을 뇌에서 맛으로 해석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야니나 조이베르트 박사팀은 15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맛과 냄새, 그리고 두 가지 조합을 뇌가 처리하는 과정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분석,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조이베르트 박사는 "뇌가 맛과 냄새를 따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맛 피질(taste cortex)에서 맛 경험을 하나로 통합해 '풍미'로 인식한다"며 "이 메커니즘은 우리의 맛 선호와 식습관이 형성되고 영향받는 방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거나 마실 때 경험하는 것은 단순한 맛(taste)이 아니라 풍미(flavour)다. 이런 맛 경험은 맛과 냄새가 결합하면서 생기는데, 음식에서 나온 향이 입안을 거쳐 코로 들어가는 '구강역행성 냄새'(retronasal odour)를 통해 형성된다. 연구팀은 맛과 구강역행성 냄새의 연결은 매우 강해서 때때로 실제 맛 자극이 없더라도 구강역행성 냄새만으로 맛감각이 유발
계절상 가을이 시작된 9월이지만 여름보다 더 모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있듯이 모기는 처서(올해는 8월 23일)가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이 되면 활동이 뜸해진다는 게 그동안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몇해 전부터 가을 모기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늦가을까지 극성인 모기를 다룬 언론 보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을 모기가 늘어난 게 단지 사람들의 느낌일 뿐일까. 실제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여름에서 가을로 바뀐 것일까 확인해봤다. ◇ 지난해 서울에서 가을 채집 모기, 여름철보다 많아 서울의 경우 작년 모기 채집 통계를 보면 여름철보다 가을철에 모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1월 둘째 주까지 유문등(모기를 유인하는 등)에 채집된 모기 개체수는 모두 1만6천997마리였다. 연구원은 매년 4∼11월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 설치된 유문등 53개에서 주 1회 채집된 모기를 분석해 종별 발생 양상을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채집된 모기 가운데 주거지에서 자주 접하는 모기인 빨간집모기가 전체의 86.9%로 우점종(가
SK케미칼 의약품 '리넥신'이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경화'의 개선 측면에서 세계적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아스피린보다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팀은 최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DMJ(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당뇨병 환자에서 실로스타졸·은행나무 추출물 및 아스피린 추출물의 효능 및 안전성 비교'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리넥신은 혈소판 응집을 막아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인 실로스타졸 200㎎과 은행잎 추출물 160㎎이 함유된 복합제이다. 이번 연구는 시판 중인 SK케미칼 리넥신 서방정의 효과에 대한 더 세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임상 4상이다.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리넥신 서방정과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하고 그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리넥신이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아스피린 대비 높은 경동맥 죽상경화 개선 효과를 보였다. 죽상동맥경화증은 노폐물이 쌓여 동맥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좁아지는 질환으로, 좁아진 혈관은 심장이나 뇌에 필요한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발달지연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은 영유아의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지연 영유아를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영유아 발달평가에서 '심화평가 권고'를 받은 영유아의 비율은 2017년 1.8%에서 2019년 2.2%, 2021년 2.4%, 2023년 3.3%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영유아 발달평가는 우리나라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에 포함돼 생후 9개월 이후부터 이뤄진다. '양호', '추적검사 요망', '심화평가 권고', '지속관리 요망' 등 4단계로 결과가 제시된다. ' 양호'는 발달 수준이 또래보다 빠르거나 또래 수준인 경우이며, '추적검사 요망'은 해당 영역의 발달기술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심화평가 권고'는 발달지연이 의심되는 경우다. '지속관리 필요'는 발달 문제로 이미 진단받았거나 치료 중인 질환이 있다고 답한 영유아에게 제시되는 결과다. 2023년 경우 전체 수검 영유아의 83.6%가 '양호'로 나타났고, '추적검사 요망'과 '심화평가 권고'가 각각 12.3%, 3.3%였다. '추적검사 요망'
요즘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 덕분에 등산, 성묘, 야외 작업 등 바깥 활동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맘때 주의해야 할 건강 적신호가 있다. 바로 진드기 몰림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다. 대표적으로는 쓰쓰가무시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라임병이 꼽히는데, 제때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서진웅 교수는 "가을철 야외활동 또는 작업 시에는 긴소매 옷, 긴 양말로 피부 노출을 줄이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감별과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을철 대표 풍토병 '쓰쓰가무시병'…피부 중 습한 부위 공격 쓰쓰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털진드기 유충은 사람이 호흡하는 냄새를 감지해 피부에 붙어 흡혈한다. 이 과정에서 털진드기 유충에 있던 쓰쓰가무시균에 감염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 총 6천268건의 쓰쓰가무시병이 발생했으며, 이 중 83.7%(5천246건)가 10∼12월에 집중됐다. 털진드기 유충은 주로 팔, 다리,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이 궤양성 대장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 약학대학 조남기 교수 연구팀은 최근 김치 유산균(Lactiplantibacillus plantarum)이 만든 새로운 세포외 다당류(EPS-W-1)를 찾아내고 이를 궤양성 대장염 모델에 적용해 증상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EPS-W-1을 정제해 구조를 규명한 결과, 람노스·만노스·갈락토스·글루코스 등 여러 당이 특정한 방식으로 연결된 독특한 골격 구조를 가진 것을 밝혀냈다. 기능 평가에서 EPS-W-1은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장벽을 강화하며 염증 반응을 줄이는 등 궤양성 대장염 증상을 뚜렷하게 개선했다. 또 대사체 분석에서 담즙산 대사와 단쇄지방산(SCFA) 생성이 증가해 장내 환경 회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최근 살아있는 균 대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을 활용하는 '포스트바이오틱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연구 성과는 제품 개발에도 적용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유기화학 분야 저널 'Carbohydrate Polym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주류 포장이 20·30대 젊은 층의 음주 의향을 높이는 주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 절반 이상은 현행 주류 광고 및 경고 문구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가 수행한 '주류광고 및 주류 패키징 규제강화 방안 마련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1천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4.4%가 'TV 방송의 음주 장면'을 보고 술 마실 의향이 생겼다고 답했다. '캐릭터 굿즈(20.9%)'와 '귀여운 주류 패키징(26.6%)' 역시 음주에 영향을 미쳤으며, 20대와 30대는 이 모든 항목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은 음주 의향을 보여 젊은 층이 주류 마케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최근 주류 업계가 규제가 엄격한 TV 등 전통 매체를 벗어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마케팅 영역을 확장하는 현실을 짚었다. 업계 실무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와 팝업스토어 같은 체험형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방송광고 시간이 제한되고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처방 대상을 청소년층으로까지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12세 이상∼18세 미만 비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운자로 주성분 '티르제파타이드'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2건을 진행 중이다. 각 임상은 2023년, 2024년 시작됐다. 릴리는 2023년 착수한 임상 목적에 대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1개 이상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티르제파타이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진행 중인 임상 목적은 "비만 및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을 가진 청소년이 티르제파타이드 투여와 건강한 영양 섭취 및 신체 활동을 병행했을 때 체중과 심혈관 위험 인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이들 임상은 각각 2029년, 2030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릴리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마운자로의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받으면 우리나라 등에서도 청소년 처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서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약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위고비의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치료제 삭센다는 20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사회성연구단 이창준 단장과 연세대 의대 하윤 교수 연구팀은 척수 속 '별세포'(astrocyte)가 생성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손상된 척수의 회복을 방해하는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인한 척수 손상은 운동·감각 기능의 영구적인 상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척추 손상 후 회복이 어려운 이유로 '교세포 장벽'이 지목돼 왔다. 교세포 장벽은 별세포 등 신경교세포들이 급격히 증식하면서 상처 부위를 두껍게 둘러싼 조직을 말한다. 초기에는 손상 부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신경이 자라나는 길을 방해하는데, 이같이 회복을 가로막는 기전(원리)은 알려지지 않았다. 별세포는 뇌와 척수에 있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이다. 평소에는 중추신경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질환이나 외상 등 병리적 자극을 받으면 수와 크기가 증가하며 '반응성 별세포'로 변한다. 반응성 별세포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생성해 주변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반응성 별세포 내 '마오비'(MAOB) 효소가 가바를 비정상적으로 생성함으로써
실제 인체 신장의 배관망 구조와 기능을 더 정밀하게 모사한 미니 인공 신장이 나왔다. 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태은 교수가 포항공대(POSTECH)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팀과 함께 신장의 연결 구조와 세포 기능을 재현한 미니 인공 신장(신장 오가노이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체의 신장은 정화 장치인 네프론 약 100만개로 이뤄져 있다. 네프론 속을 흐르는 세관은 집합관으로 연결돼 노폐물이 배출되는데,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만든 오가노이드에는 이 집합관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빠져 있었다. 또 네프론 안 세포들도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실제 신장의 기능을 하기 힘들었다. 연구진은 배양 과정에서 저산소 환경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배아가 실제로 발달하는 환경은 산소가 풍부하지 않다. 연구진이 이 같은 환경을 모사하자 역분화줄기세포가 네프론 세포뿐만 아니라 집합관으로 이어지는 세포까지 함께 만들어냈다. 이 두 계열 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면서 여러 네프론이 집합관 유사 구조에 연결된 실제 신장과 가까운 네트워크가 형성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 결과 세포 구성
아기 울음에 대한 엄마의 반응은 초기 정서 발달에 핵심 요소로 꼽힌다. 아기가 울면 가능한 한 빨리 달래는 게 좋다는 통념과 달리 달래는 방식이 속도보다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더럼대 자나 클레이 교수와 독일 라이프니츠 교육연구·정보연구소(DIPF)의 카를로 프레덴 박사팀은 최근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발달 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에서 영국 도시 지역과 우간다 농촌 지역에서 엄마와 아기 간 상호작용을 관찰하는 연구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기가 울 때 엄마가 어떻게 달래는지 관찰한 결과 영국 엄마들이 더 빠르게 달랬지만 회복되는 속도는 우간다 아기들이 더 빨랐다며 이는 문화적 맥락에서 형성된 달래기 행동의 유형이 아기 감정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해 있는 서양 양육 모델에서는 아기가 울거나 괴로움을 표하면 엄마가 신속하게 반응하고 달래주는 것이 아기가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가장 도움이 된다고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서구 산업화 사회 밖의 엄마들이 아기의 정서적 신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 연
손목 위 땀으로 실시간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포항공대(POSTECH)는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 한세광 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선아·김태연 박사 연구팀이 인핸드플러스 연구팀과 함께 땀 속 혈당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혈당을 측정해야 하지만 매일 피를 뽑아 확인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피부에 바늘이 달린 패치를 붙여 체액 속 혈당을 측정하는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비침습적 센서는 2주 정도 사용하면 성능이 떨어지고 피부 자극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땀을 이용한 비침습적 혈당 측정에 주목해 마이크로 유체 시스템과 마이크로 LED, 광센서, 혈당에 반응하는 광학 하이드로젤을 결합해 스마트 워치 형태의 혈당 측정 시스템을 완성했다. 땀이 센서에 닿으면 센서가 혈당에 따라 형광 신호를 발생시키고 LED와 광센서가 이 신호를 전자 신호로 변환한다. 이용자는 이렇게 변하는 형광 세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실제 혈당 수치와 정확도가 높았고 30일
만성 불면증이 있으면 뇌 노화가 가속화되고, 치매나 경도인지장애(MCI)에 걸릴 위험이 불면증이 없는 사람보다 4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오 클리닉 디에고 Z. 카르발류 교수팀은 12일 미국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서 노인 2천750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치매·경도인지장애 관계를 5년 이상 추적 관찰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르발류 박사는 "만성 불면증 환자의 뇌에 변화가 나타나고 사고력이 더 빠르게 저하되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불면증은 다음날 기분이나 피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불면증과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관계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노년층에서 만성 불면증과 장기적인 인지 기능, 전반적 뇌 건강 간 연관성을 조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건강한 노인 2천750명(평균 연령 70.3세)을 평균 5.6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중 16%가 만성 불면증을 겪고 있었다. 만성 불면증은 일주일에 3일 이상 수면에 어려움이 있고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참가자들은 매년 인지 검사와 기억력 검사를 받
암세포를 다시 정상 세포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시스템생물학 기반의 '분자 복귀 스위치'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국립암센터는 신동관 생물정보연구과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광현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이러한 원리의 암세포 재프로그래밍 치료법 'REVERT'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암센터에 따르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와 같은 기존 암 치료법은 암세포 사멸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은 유전자를 조절해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는 원리로서 학계의 숙원이었던 접근법이다. 연구진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경계점을 구분해내기 위해 단일 세포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암세포 전환 시점에서 유전자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는지 지도를 만들고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가상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유전자 중 YY1과 MYC라는 유전자가 암세포 전환의 '핵심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두 유전자의 전사인자(DNA와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촉진·억제하는 단백질)가 상호 관계에 있어 서로 반응하며 정상 세포와 암세포 상태 사이의
액상 전자담배 원료 등으로 쓰이는 합성 니코틴의 수입량 가운데 98%가 중국산으로 파악됐다. 국회 박수영 의원실이 최근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합성 니코틴 국내 총수입량은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1천458t, 수입액은 약 1천137억원이다. 2021년도에 98t이었던 연간 수입량은 지난해 532t으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 8월까지 수입량은 이미 작년 연간치에 육박하는 491t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산 수입 급증세가 눈에 띈다. 2022년까지는 연간 수입량이 61t(58억원)으로 총수입량의 60% 수준이었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2.5배 급증해 지난해 515t(419억원),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481t(348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개월간 수입량이 2021년 한 해 수입량(58t)의 8배가 넘을 정도로 중국산 합성 니코틴의 수입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중국이 2022년 말부터 자국 내 합성 니코틴 규제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규제 회피 물량이 우리나라로 몰려 들어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합성 니코틴은 담배 연초 잎 대신 화학물질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니코틴으로 주로 액상 전자담배 등에 사용된다. 보건복지부가 합성 니코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