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리보핵산(RNA) 유전자 가위(유전자 교정 기술)를 이용해 RNA를 화학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RNA 유전자 가위는 코로나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의 RNA를 제거해 감염을 억제하거나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은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데옥시리보핵산(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RNA는 '화학 변형'(chemical modification)을 통해 그 기능과 특성이 바뀔 수 있다. 화학 변형이란 RNA 염기서열 자체의 변화 없이 특정 화학 그룹이 추가돼 RNA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유전자 조절 과정이다. 그 중 하나가 시티딘 아세틸화라는 화학 변형인데, 이 화학 변형이 세포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카스13 유전자 가위(CRISPR-Cas13·카스13 절단 효소를 사용하는 유전자 가위)에 RNA를 아세틸화시키는 변이체(eNAT10)를 결합,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표적 RNA 아세틸화 시스템과 교정해야 할 유전자 부위를 찾아주는 가이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박종은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천아 박사 공동 연구팀이 노화에 따른 간의 미세한 환경 변화를 포착해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노화는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지만, 인체 조직 내 노화 관련 변화를 정량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생물학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간과 같이 재생력이 뛰어난 장기는 노화에 따른 변화가 매우 미세하게 진행돼 초기에 파악하기 쉽지 않다. 연구팀은 간 조직 내에서 노화에 따라 초기 섬유화가 진행되는 미세환경을 포착하고 이를 단일세포 전사체 수준으로 분석(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파이니-시퀀싱'이라 이름 붙인 이 기술은 조직 분해 저항성을 바탕으로 특정 영역을 선택적으로 농축하는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노화한 간 조직에서 재생이 지연되고 섬유화가 축적되는 초기 노화 미세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단일세포 분석 기술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섬유화 관련 혈관내피세포를 비롯해 섬유아세포, PD-1 고발현 CD8 T세포 등 면역 탈진세포를 고해상도로 확인해 냈다. 연구팀은 개발한 플랫폼을 통해 노화 간 조직 내 섬유화 부위에
여름철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있다면 단연 바싹 구운 삼겹살과 같은 바비큐 요리다. 하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바비큐 요리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 숨어 있다. 고기를 고온에서 조리할 때 생성되는 독성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s.heterocyclic amines)이 대장암 등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소시지·햄·핫도그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붉은색을 띠는 고기(적색육)도 발암 위험 물질(2A군)로 지정했다. 가공육만큼은 아니지만, 암 위험성에 대한 근거가 확인됐다는 의미다. 적색육에는 소, 돼지는 물론 양, 말, 염소 고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렇다면 발암 걱정에 중요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를 포기해야만 할까. 다행히 해결책은 있다. 암 걱정을 줄일 수 있는 고기 섭취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과 한국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그 해답을 채소에서 찾았다. 국제 학술지 '푸드 리서치 인터내셔널'(Food Research International)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대 식품과학영양학과, 조선대 식품영양학과 공동
포항공대(POSTECH)는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장진아 교수, 배미현 박사, 김정주 박사 연구팀이 3D 프린터로 실제 사람의 뇌와 비슷하게 작동하는 인공 뇌 모델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뇌 관련 연구를 위해 많은 연구자는 인공 뇌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용된 세포 배양 방식이나 줄기세포 기반 오르가노이드(소형 장기 모사체)는 실제 뇌처럼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포항공대 연구팀은 입체 프린터로 뇌의 구조를 층층이 쌓아 올려 인공 뇌 모델을 만들었다. 실제 뇌처럼 회백질과 백질이란 두 구역으로 나눠 구조를 구현했다. 또 전기 자극을 줘 신경세포들이 정해진 방향으로 길게 자라도록 유도해 실제 뇌와 유사한 신경망을 만들었다. 연구팀이 이 모델을 활용해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해본 결과 회백질 영역에서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단백질이 증가했고 백질 영역에서는 신경섬유가 부풀어 오르는 변형이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제조 및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익스트림 매뉴팩처링'에 실렸다. 조동우 교수는 "전임상 단계에서 질환을 조기에 확인하고 치료
1초에 100만번 일어나는 생체효소 분자의 반응과정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포착했다. UNIST 물리학과 김채운 교수팀은 탄산탈수효소Ⅱ(Carbonic Anhydrase Ⅱ)가 이산화탄소를 탄산으로 바꾸는 반응을 원자 수준에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탄산탈수효소 Ⅱ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잘 녹는 탄산 이온으로 바꾸는 단백질 촉매다. 이 촉매 분자의 활성자리에 이산화탄소가 붙었다가 탄산으로 바뀌어 떨어지는 반응이 일어나는데, 반응이 1초에 100만 번 이상 일어날 정도로 빨라 그 중간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연구진은 자체 설계한 '분자 영화 기술'을 활용해 반응 전 과정을 포착했다. 분자 영화 기술은 촬영 컷을 이어 만드는 영화처럼 효소 분자의 반응을 단계별로 얼려 X선으로 연속 촬영하고 이를 시간순으로 복원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효소 활성자리에서 물 분자가 자리를 바꾸고, 새 물이 유입되면서 탄산 이온이 빠르게 방출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물 분자의 재배열과 교체라는 중간 단계가 생성물의 방출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제1 저자인 김진균 박사는 "영하 113℃에서 영하 93℃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도와 연계해 운영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하기로 한 데 이어 프로그램 대상지를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가입자 중 건강위험 요인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산림 치유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가자의 건강생활 실천 여부와 건강 개선 결과를 토대로 인센티브(포인트)를 제공하는 제도다. 산림복지진흥원은 국민의 건강 관리를 돕기 위해 2021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을 지난해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대상자들의 반응이 좋고 치유 효과도 좋은 것으로 확인돼 확대를 결정했다. 지난해까지 양평치유의숲에서만 운영됐던 프로그램 장소도 양평은 물론 제천, 예산, 곡성, 화순, 부산승학산치유의숲 등 6곳으로 확대된다. 참여자는 주 1회, 4주간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신체 활성화와 면역력 증진을 돕는 건강 습관 형성 등 3개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치유 음식 도시락 제공과 스트레스·악력 등 건강 상태 측정 서비스도 포함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제공되며, 참가자에게는 건강실천지원금 포인트도 지급된다. 남태헌 산
농촌진흥청과 한림대학교 연구팀은 백옥잠(하얀 고치를 짓는 누에 품종)으로 만든 홍잠이 선천 면역 세포 증식을 촉진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홍잠은 완전히 자라 몸속에 견사 단백질이 가득 찬 누에를 수증기로 쪄 동결건조 후 가공해 만든다.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 폴리페놀 등 다양한 유용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다. 연구진은 홍잠과 홍잠 추출물 모두에서 대식세포(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주요 세포)와 자연살해세포(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 등 비정상 세포를 스스로 감지하고 죽이는 선천 면역 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암세포를 인식해 제거하는 면역 작용을 증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홍잠 추출물은 자연살해세포(NK92) 증식을 7% 촉진했다. 또 뇌종양, 혈액암, 췌장암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도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뇌종양 암세포(교모세포종)를 제거하는 능력은 3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면역력이 낮아진 실험 쥐에게 홍잠을 먹인 결과 면역에 관여하는 비장의 B 림프구 기능이 촉진돼 혈액 내 면역 단백질량이 1.5배 늘었다. T 림프구와 자연살해세포도 증식시켜 암세포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정주연 박사 연구팀이 췌장암의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약물 전달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불과한 대표적인 난치성 고형암이다. 면역항암제(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제)와 표적치료제 등 새로운 항암제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췌장암은 낮은 면역 침투율과 복잡한 종양 미세환경으로 인해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암종으로 분류된다. 암세포만 정확히 겨냥하면서 정상 세포에 미치는 독성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정밀 표적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팀은 유독 췌장암세포에서 많이 발견되는 '메소텔린'이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췌장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중피종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보고되며, 정상세포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미뤄 종양 특이적 항원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차세대 항체 치료 플랫폼 '나노바디(Nanobody)'를 이용해 메소텔린만 골라 달라붙는 'D3 나노바디'를 개발했다. 낙타,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의 혈액을 분리해 만든 나노바디는 인간 항체의 10분의 1 크기로, 항원 접근성이 뛰
암 생존자가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9%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초미세먼지 노출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상쇄된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암 진단 후 3년 이상 생존한 3만9천581명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2018년 암을 진단받고 최소 3년 이상 생존한 사람 중에서 2015년 이후 심혈관질환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 초미세먼지 노출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파악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에는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10μg/m³높아질 때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 올랐고, 초미세먼지 노출량에 따라 발병 위험이 최대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시작된 후에는 초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 발생 사
◇ 음식을 둘러싼 거짓 정보 건강하게 먹고 사는 데 언론매체가 미친 부정적 영향은 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것뿐만이 아니다. 특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일례로 필자가 의과대학에 다니던 1960년대에는 사카린이 발암물질이라고 해서 판매를 금지했다. 대신 설탕을 소비하게 했다. 그런데 20∼30년 정도 지난 후에 사카린처럼 좋은 감미료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설탕, 올리고당 등 다른 감미료에 비해 열량이 획기적으로 적은데 단맛은 강하고 인체에 거의 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1960년대에는 사카린을 발암물질이라고 했을까? 실험하면서 동물에게 사람이 먹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사카린을 주입한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때 이 연구를 수행하는 비용을 댄 곳이 어디일까? 바로 설탕 회사다.. 이처럼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전문가의 연구 결과라고 해서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무슨 목적을 가지고 그 연구를 했는지, 누가 돈을 댔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전문가도 어지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무엇이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니 비전문
국회 입법조사처가 청소년의 전자담배 접근을 막기 위해 전자담배를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담배사업법의 '담배' 정의를 '니코틴을 원료로 제조한 것'으로 확대해 온라인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의 잎'을 원료로 제조한 것만 대상으로 한다. 국내 시판 중인 합성니코틴을 사용한 대다수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담뱃세와 부담금이 부과되지 않고 온라인 판매 제한 등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담배 정의를 확대해 합성니코틴을 규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러 건 발의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세 차례 논의됐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입법조사처는 또 "국민건강증진법상 담배자동판매기 규제를 적용해 무인 전자담배 매장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무인 매장에 신분증 도용 방지 기술을 갖춘 성인인증장치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의 청소년보호법 개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합성니코틴 제품을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을 전제로 제조 과정에서 감미료나 향료 등을 첨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도 논의할 필요가 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회사 대상 500억원대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세계 석학들이 흡연과 암 발병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놨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2025년 국민건강보험 글로벌 포럼 특별 세션에서 미국 뉴욕 의과대학 닐 슐루거 학장은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는 더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에서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 승소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국 역시 법원이 과학에 기초해 담배회사의 기만적 행위에 책임을 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흡연이 폐암, 후두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명백하고, 흡연자는 평균 10년 이상의 수명을 잃고 있다"며 "보건 교육, 세금 부과 등 강력한 법적 조치가 담배 산업과의 싸움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벤 맥그래디 세계보건기구(WHO) 건강증진부 공중보건법·정책 부문장은 "한국의 담배소송은 국제적 흐름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한국 담배회사들의 책임을 부각했다. 뒤이어 필립 트루델 변호사는 캐나다 퀘벡 주의 집단소송에서 담배회사에 거액의 배상 책임이 부과된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당시 소송에서 흡연 피해자를 대리했다. 트루델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감별할 수 있는 혈액 내 단백질이 발견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한나 교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메모리 및 에이징 센터(Memory and Aging Center)와 혈액 내 'p-tau 217'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와 같은 전형적 증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이지만 이외에도 원인 질환에 따라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 여러 갈래로 나뉜다. 임상 증상만으로는 어떤 치매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위한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2008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UCSF 메모리 및 에이징센터에 사후 뇌 조직을 기증한 알츠하이머병,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 등 349명의 혈액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사후 혈액검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 내 p-tau 217 단백질 농도(평균 0.28 pg/mL)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평균 0.10 pg/mL)보다 크게 높았다. 알츠하이머병을 동반한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p-tau 217 농도(평균 0.
한국기술교육대는 컴퓨터공학부 김상연 교수 연구팀이 유연하고 얇은 전기 반응성 탄소섬유로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해, 인간의 생체신호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반응하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저장이나 촉매 분야에서 주로 주목받아 온 탄소 천 소재를 사람과 기계가 감각으로 소통하는 전자 피부 인터페이스의 핵심 재료로 전환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의 '촉각 인터랙션'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번 기초기술은 뇌파나 신경전달 물질과 같은 미세한 신호를 읽어내 감정 상태나 건강 이상을 즉시 감지하거나, 손끝에 부착된 센서로 사물의 촉감을 인식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햅틱(haptic) 기기로 확장할 수 있다. 연구결과는 SCI급 저널 '어드밴스드 컴포짓스 앤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이날자로 실렸다. 김 교수는 "미래의 센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고 사람과 기계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화 생체지표인 텔로미어(telomere)가 짧아지면 뇌졸중·치매·노년기 우울증 같은 노화 관련 뇌질환 위험이 커지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크리스토퍼 앤더슨 교수팀은 12일 미국신경학회(AAN) 저널 신경학(Neurology)에서 영국인 35만여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LTL) 및 생활습관, 뇌질환 위험 사이에서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앤더슨 교수는 "이 결과는 이미 생물학적 노화 징후를 보이는 사람도 건강 체중 유지, 음주 제한, 충분한 수면과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뇌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뇌졸중, 치매, 노년기 우울증 같은 뇌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또 세포 내 염색체 끝에서 보호 캡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는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 오염 등 부정적 환경에 노출되면 점차 짧아지고 DNA 손상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노화 관련 뇌질환과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35만6천173명(평균 연령 56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평소 잠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주말 늦잠으로 이를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에는 평일보다 얼마나 더 자는 게 좋을까? 주말 보충 수면(catch-up sleep) 시간은 2시간 이내가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진 오리건대 김소정 연구원(박사과정)은 12일 일리노이주 데리언에서 열린 미국수면의학회(AASM) 연례 회의(SLEEP 2025)에서 청소년 1천800여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불안 등 내면화 증상을 관찰한 연구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말에 평일보다 최대 2시간 더 잠을 잔 10대들이 주말에 더 오래 자지 않는 경우보다 불안, 우울 등 내면화 증상이 더 적었고, 주말 보충 수면 시간이 2시간을 넘으면 내면화 증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꾸준히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집중력, 행동, 학습, 기억, 감정 조절, 삶의 질, 정신·신체 건강 등 건강 개선과 관련이 있으며, 10대 시기의 수면 부족은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 같은 문제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수면의학회는 13~18세 청소년들에게 최적의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8~10시간 잠을 잘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미국 질병통제
매년 찾아오는 독감(인플루엔자)은 단순히 감기와 몸살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소아는 인플루엔자에 더욱 취약하다.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 접종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이 독감으로 인한 소아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을 40∼60% 줄이고, 사망 위험 감소와도 뚜렷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대상에 생후 6개월부터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서 무료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대상 소아의 접종률은 70%를 밑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2023∼2024 시즌 연령대별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 통계에 따르면 6∼59개월 82.5%, 60∼83개월 75.7%, 7∼9세 68.8%, 10∼12세 61.6%, 13세 49.2%였다. 소아 중에서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접종률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무료 접종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지 않는 14세 이상 청소년의 접종률은 29.2%에 그쳤다. 이처럼 소아·청소년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관상동맥질환으로 흔히 '스텐트 시술'이라고 불리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고 1년도 안 된 상태에서 암을 진단받았다면 수술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기존에는 스텐트 시술 후엔 출혈 위험이 커 최소 6개월에서 1년 뒤로 암 수술을 미루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출혈 관리만 된다면 신속하게 수술하는 게 환자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이정희 교수, 순환기내과 최기홍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환자의 암 수술 시점에 따른 예후 차이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8년 기간에 스텐트 시술 후 암 수술을 한 환자 3천621명 가운데 시술 1년 내 암을 진단받고 진단 1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을 빨리 한 환자들의 암 재발률이 30% 더 낮았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암이 초기이고, 출혈 관리가 가능하다면 암이 진행되기 전에 신속하게 수술하는 게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존 가이드라인이 정한 6개월보다 앞선 조기 수술이 필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정제 곡물·설탕·동물성·가공 식품 등이 적고 통곡물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이 많은 양질의 식단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양학회(ASN)는 10일 하버드대 T.H.찬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박사팀이 20여만 명에 대한 수십 년간의 추적 연구에서 심혈관 건강에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만큼이나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최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학술대회(Nutrition 2025)에서 발표하고 이는 건강에 좋은 고품질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심장을 보호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20여년 간 저탄수화물 및 저지방 식단은 체중 조절,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같은 잠재적 건강 이점 때문에 권장돼 왔으나 이런 식단이 심장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보건 종사자 추적연구(1986~2016. 남성 4만3천430명)와 간호사 건강 연구(1986~2018. 여성 6만4천164명), 제2차 간호사 건강 연구(1
필멸의 존재인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 소설 속 주인공인 '벤자민 버튼'처럼 세월을 역행하며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노화에 저항할 수 있는 몇몇 효과적인 수단은 있다. 프랑스 노화 생물학의 권위자인 장 마르크 르메트르 몽펠리에 재생의학 및 바이오테라피 연구소(IRMB) 수석 연구원은 그중에 하나가 젊게 생각하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건강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한 "우울증 증상과 치매 위험이 낮았으며, 건강한 상태로 더 오래 살 확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연구진이 1996년부터 2020년까지 24년간 40세부터 85세 사이 성인 1천500명을 추적 관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젊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인지 기능을 더 잘 유지하며, 당뇨, 암, 심혈관 질환과 같은 11가지 만성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았다. 르메트르 연구원은 "마음속으로 젊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르메트르의 신간 '노화 해방'(21세기북스)은 노화의 원리와 함께 노화를 늦추는 방법, 노화
우리나라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들의 비타민 B6 섭취량이 권장량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타민 D, 엽산 등 필수 영양소의 기준치 대비 섭취량은 적었고 나트륨 섭취량은 기준보다 많았다. 한국모자보건학회 학회지 최신호에는 이런 내용의 '고령 임부의 영양 섭취 실태 조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35세 이상 임부 538명을 대상으로 평일 1일, 주말 1일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식재료 등과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들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3천38㎎이었다. 이는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섭취 기준인 2천300㎎의 132.1%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식습관을 살펴본 결과 국·찌개류, 김치, 라면 등과 같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비타민 등 영양소는 섭취 비율이 낮았다. 대상자들의 1일 평균 비타민 B6 섭취량은 0.15㎎으로 권장량인 2.2㎎의 3.8%에 불과했다. 비타민D는 1.61㎍으로 기준량의 16.1%, 엽산은 201.1㎍으로 32.4%였다. 연구진은 특히 선행 연구 결과에서의 비(非)고령 임부 영양소 섭취 현황과 비교하면 이번 연구 대
경기도 내 어린이집 10곳 중 8곳 이상이 안심병원 지정 사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도내 전체 어린이집 8천230곳 가운데 안심병원(549곳)과 협약을 맺은 곳은 6천796곳(82.6%)이다. 이 사업은 영유아 환자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어린이집과 의료기관을 1대1로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도와 시군은 지역 의사회나 어린이집연합회 등을 통해 상호 협력을 독려하고, 병의원과 어린이집은 진료 지원, 진료비 할인, 예방 접종, 감염병 예방교육 등 각기 상황에 맞는 내용을 담아 협약하는 방식이다. 어린이집 사이에서는 단순한 응급 대응 차원을 넘어 교사가 협력 병의원의 조언을 받아 아이를 보호하고 감염병 유행 시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현숙 경기도 보육정책과장은 "어린이집 안심병원 지정 사업은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아 보호자와 보육교사, 의료기관 모두가 신뢰하는 제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와 돌봄을 연계한 현장 중심 보육정책을 지속해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소득 노인일수록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노인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8일 학회지 한국노년학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 '노인의 소득과 우울에 관한 경로분석: 혼밥 여부의 매개효과'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혼밥) 노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혼밥이 노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해 65세 이상 노인 1천712명의 가구소득과 혼밥 여부, 우울 수준 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2.3세, 성별로는 남자 739명(43.2%), 여자 973명(56.8%)이었다. 분석 결과 가구 소득이 높은 노인일수록 혼자 식사할 가능성과 우울 수준이 모두 낮았다. 반면 소득이 낮을수록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혼밥'하는 노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높았다. 혼밥 가능성은 남성이거나 배우자가 없는 노인인 경우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 부양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통계청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 가구는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전국의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음' 수준까지 오르고 있다. 한낮에는 햇볕에 수십 분만 노출돼도 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외선 노출이 더욱 무서운 건 화상을 넘어 피부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피부암 환자 수는 2019년 2만5천997명에서 2023년에는 3만5천658명으로 4년 만에 약 37%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로 피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인 '자외선 누적 노출'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한국인, 얼굴에 '비흑색종' 발생 많아…'ABCD룰' 조기진단에 도움 피부암은 우리 몸의 조직 중 가장 넓은 피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통칭한다. 햇빛에 들어있는 자외선A(UV-A)가 피부를 구성하는 표피와 진피의 상층부를 관통해 DNA 돌연변이와 직접적인 독성으로 피부암을 일으킨다. 전체 피부암의 95% 정도가 이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타 장기에서 발생한 후 피부로 옮겨간 '전이성 피부암'이다. 피부암은 크게 피부의 멜라닌 세포에서 기원한 '악성흑색종'과 흑색종 이외의 피부암인 '비흑색종 피부암'으로 나뉜다. 한국인의 경우 비흑색종 피부암에 속하는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