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신체 운동만으로도 학습과 기억의 기반이 되는 뇌 네트워크의 신경 활동을 증가시켜 기억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대 미셸 보스 교수팀은 11일 과학 저널 브레인 커뮤니케이션스(Brain Communications)에서 운동 전후 뇌전증 환자들의 뇌 신경활동을 측정, 운동 후 해마(hippocampus)와 학습·기억에 관여하는 주변 영역에서 기억을 장기적으로 안정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마 리플'(hippocampal ripple)이라는 신경 리듬이 급증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스 교수는 이 연구는 운동 이후 인간의 뇌에서 실제로 신경세포 활동을 직접 관찰한 첫 사례라며 이 결과는 단 한 번의 운동만으로도 기억과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 리듬과 뇌 네트워크가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과학자들이 쥐와 생쥐에서는 기억과 관련된 해마 리플 현상을 이미 기록했고 인간에서도 리플이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리플 기록을 위해서는 뇌에 전극을 직접 삽입해야 하므로 인간에게서는 아직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보스 교수는 "신체운동이 기억과 같은 인지기능에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병원을 이리저리 바꾸기보다 한 병원에서 오래 진료받는 게 사망이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 1만4천246명과 당뇨병 환자 9천382명을 평균 16년 동안 추적 관찰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게 꾸준히 진료받는 정도를 의미하는 '진료 연속성'이 높을수록 사망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낮고 의료비 지출도 적다는 것이다. 우선 고혈압 환자의 경우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입원 횟수가 적었다. 전체 의료비와 병원 방문당 의료비, 연간 의료비 모두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에서 적은 경향을 보였다. 진료 연속성이 가장 높은 고혈압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남성에서는 약 34%, 여성에서는 약 30% 낮았다. 당뇨병 환자도 비슷했다. 진료 연속성이 높을수록 외래 방문 횟수와 입원 횟수, 연간 의료비가 모 두 줄어들었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계속 진료받은 집단의 전체 의료비와 연간 의료비가 가장
국내 연구진이 자기공명영상 촬영장치(MRI)를 대신해 혈액검사만으로 간단히 뇌 질환의 경과를 추적할 수 있는 나노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병원 신경과 이은재 교수와 의생명연구소 김진희 박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도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뇌 질환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세포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이에 대한 조기 진단과 질병 활성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러나 뇌는 조직 검사가 힘들어 고비용 MRI를 반복 촬영해야 하는 데다가 영상 검사로는 미세한 변화를 정밀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먼저 특정 단백질의 구조를 모사해 표적 분자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펩타이드 각인 나노복합체 기술'을 개발해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만을 혈액에서 분리해냈다. 이후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바이오뱅크에 보관된 혈청 시료 147개를 확보했다. 분석 대상에는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다발성경화증·파킨슨병 등 환자의 혈청 시료와 건강한 이의 대조군 혈청이 포함됐다. 연구팀이 나노복합체 기술을 활용해 혈청 시료를 분석한 결과, 성상교세포 손상을 반영
흡연이 척추 질환에도 악영향을 끼쳐 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척수 디스크 발생 위험이 최대 1.4배에 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세 이상 326만5천여명의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는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을 추린 뒤, 검진 후 약 3.5년간 이들의 축적된 흡연 습관과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들을 ▲ 비흡연군 ▲ 일반담배 흡연군 ▲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군 ▲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군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척추 디스크는 의사로부터 명확히 진단받아 외래 진료를 2회 이상 받거나, 입원한 기록이 있는 경우에만 환자로 한정해 살폈다. 그 결과 모든 흡연군이 비흡연군에 비해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이 높았고,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꿔도 그 위험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비흡연군을 기준으로 했을 때 디스크 발생 위험은 일반담배 흡연군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초기 뇌 변화를 반영하는 혈액 내 타우 단백질(p-tau217)을 측정해 치매 위험을 증상이 나타나기 최대 25년 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San Diego) 알라딘 셰디아브 교수팀은 11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여성 노인 2천700여명을 최대 25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생체지표 중 하나인 혈장 인산화 타우 217(p-tau217) 수치와 미래 치매 위험 간 강한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셰디아브 교수는 "이 연구는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에 치매 위험이 높은 여성을 식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위험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기억 문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 뒤에 대응하는 대신, 더 이른 시점에 예방전략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혈장 p-tau217은 알츠하이머병 병리 탐지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장 p-tau217 검사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사용되는 뇌척수액 p-tau217과 비슷한 정확도를 보인다는 연구가 있으며, 일반 지역사회 대상 연구에서도 치매 발생과의 관련성
경기도는 지난해 도내 달빛어린이병원과 취약지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의 진료 건수가 전년도보다 각각 23%, 15% 늘어났다고 10일 밝혔다. 달빛어린이병원은 18세 이하 경증 소아환자가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평일 야간이나 휴일에도 운영하는 공공 어린이병원으로 도지사가 병의원 중에서 지정한다. 지난해 도내 41곳에서 모두 129만6천941건을 진료해 전년도(104만8천878건)와 비교해 24만8천63건(23.6%) 증가했다. 취약지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 10곳도 작년 진료 건수가 21만5천690건으로 전년도(18만7천502건)보다 2만8천188건(15.0%) 늘어났다. 이들 진료기관은 달빛어린이병원 선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지만, 운영비 지원을 받아 야간과 휴일에도 경증 소아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경기도는 중증 소아환자 진료 강화를 위해 아주대병원과 분당차병원을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도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유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소아 환자는 성인과 다른 임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전문적인 진료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야간과 휴일에도 안심하고 소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소아 응급의료 체계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뇌의 전전두엽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가 마약인 코카인 중독 행동을 조절하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KAIST 뇌인지과학과 백세범 석좌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샌디에이고대학(UCSD) 임병국 교수 연구팀은 파발부민(PV) 신경세포가 뇌의 흥분 신호를 조절하는 일종의 '브레이크 게이트' 역할을 하고, 금단 이후 나타나는 마약 탐색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우리 뇌의 전전두엽 피질(PFC)은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가 균형을 이뤄야 충동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만성 약물 노출이 이러한 균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확 인하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코카인 투여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PFC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약 60∼70%를 차지하는 PV 세포는 쥐가 코카인을 찾으려 할 때 활발하게 작동했다. 하지만 더 이상 약물을 찾지 않도록 훈련하는 '소거 훈련'을 진행하자 이 세포의 활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PV 세포의 활동 양상이 중독에 의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소거 과정을 통해 다시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신경 활동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PV 세포의 활
장기요양기관에서 자연환기만으로는 호흡기 감염병 전파 위험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기계 환기 의무화를 포함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질병관리청 학술지에 따르면 충남감염병관리지원단 등 연구진은 지난해 서산시 노인요양시설 27곳에 대한 환기 실태 조사와 감염병 위험도 평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환기 방식을 ▲ 창문, 틈새, 환기구 등을 통해 공기가 자발적으로 유입·배출되는 자연환기 ▲ 팬과 덕트, 전열교환기 등을 이용해 일정한 풍량과 공기 교환율을 유지하는 기계 환기 ▲ 두 방식을 병행하는 복합 환기로 분류했다. 호흡기 감염병의 공기 전파 위험도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델타 변이(SARS-CoV-2 Delta)를 가정해 노출 시간 등에 따라 추정했다. 시설 27곳 중 19곳에는 기계환기 설비가 있었고, 나머지 8곳에는 기계환기 설비가 없었다. 시설들의 하루 자연환기 빈도는 3∼8회, 자연환기 시간은 5∼27분, 자연환기 시 시간당 공기 변화(ACH·air changes per hour)는 평균 0.9·표준편차 1.0(0.9±1.0)이었다. 기계 환기 시설 19곳의 기계환기 시 ACH는 0.4±0.2였다. 자연환기 만으로 2 A
매년 3월 춘분이 있는 주의 금요일은 세계수면학회(World Sleep Society)가 정한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이다. 올해는 3월 13일이 이에 해당한다.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고 수면장애로 인한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08년 제정됐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면역 기능과 대사, 심혈관 건강,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 생리 과정이다. 세계수면학회는 건강한 수면을 위해 ▲ 일정한 수면·기상 시간을 유지할 것 ▲ 낮잠은 하루 45분을 넘기지 말 것 ▲ 취침 4시간 전부터는 흡연·과도한 음주·기름지고 매운 음식을 삼갈 것 ▲ 취침 6시간 전에는 카페인이 든 음료를 피할 것 ▲ 침실의 불필요한 소음과 빛을 최소화할 것 등을 권고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이러한 수면 시간이나 환경보다 더 사소해 보이는 요인이 수면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노년기 수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의외의 변수로 '부부의 취침 시간'이 지목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영국정신의학저널 오픈'(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Open)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마·코카인·암페타민 등 마약류를 기분전환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뇌졸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며, 이런 경향은 젊은 사용자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메건 리슨 박사팀은 10일 국제 뇌졸중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에서 불법 약물 사용과 뇌졸중 관련성 연구 32건에 대한 체계적 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 대마와 코카인, 암페타민 사용과 이 뇌졸중 위험 간 강한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슨 박사는 "이 연구는 기분 전환용 마약류 사용과 뇌졸중 위험 분석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대마, 코카인, 암페타민 등이 뇌졸중의 인과적 위험 요인이라는 강력한 근거"라며 "향후 연구와 공중보건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마약류 사용이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근거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연구의 질이 다르고 대부분이 관찰연구여서 약물 사용 자체가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아니면 단순한 상관관계에 불과한지 명확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2024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16~59세 성인의 8.8%(290여만명)가 지난 1년간 합법·불법 기분전환용 약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매일 종합비타민·미네랄 보충제를 먹으면 노화 속도가 느려지며, 노화 지연 효과는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 사람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하워드 세소 박사팀은 10일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노인 950여명을 대상으로 2년간 진행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종합비타민이 DNA 기반 생물학적 노화 지표를 유의미하게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세소 박사는 "종합비타민이 생물학적 노화 지표와 관련해 이점을 보인 것은 흥미롭다"며 "이 연구는 더 건강하고 삶의 질이 높은 노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하고 안전한 개입 방법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 대규모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종합비타민·미네랄 보충제와 코코아 추출물이 노년층의 노화 관련 만성 질환에 유익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두 보충제가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직접 지연시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코코아 추출물과 종합비타민의 노화 관련 질병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COSMOS) 참가 노인 중 958명
근육에서 특정 단백질이 활성화될 경우 조혈 호르몬 EPO(Erythropoietin)가 생성될 수 있음이 밝혀져, 신장 중심으로 이해돼 온 기존 빈혈 치료 개념을 확장하고 빈혈과 대사질환 치료 연구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9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수의과대학 박민정·김동일 교수 연구팀은 저산소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HIF(Hypoxia-Inducible Factor)의 역할을 근육에서 규명한 연구 성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HIF 신호전달 경로는 세포가 산소 부족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설명하는 핵심 기전으로 알려졌지만, 골격근에서 수행하는 기능은 적절한 동물 모델의 한계로 인해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마우스 모델을 제작해 근육에서만 HIF1α 또는 HIF2α가 활성화되도록 설계하고, 두 단백질의 생리적 역할을 규명했다. 특히 근육에서 HIF2α가 활성화될 경우 근육 자체에서 혈액의 세포 성분을 형성하는 조혈(造血) 호르몬 EPO가 생성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HIF2α가 과발현된 동물 모델에서는 조혈모줄기세포인 헤마토크릿(Hct)이 95%에 육박할 정도의 강력한 조혈 반응이 나타났으며 신장이나 간
불가에서 음식은 수행자의 육신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자양이자, 약이다. 음식의 맛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금물이다. 그런데 왜 세계 유명 셰프들은 '절밥'이라고 하는 한국의 사찰음식을 배우고 싶어 할까. 그 이유를 사찰음식의 장인 여거스님을 찾아가 알아봤다. ◇ 마음과 정신을 채우는 수행 경기 수원시 광교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비구니 사찰 봉녕사. 고려 1208년 원각국사 덕소가 창건한 봉녕사는 국가무형유산인 사찰음식 특화 사찰이다. 음식을 가르치는 교육관인 '금비라' 1층 내부 벽면에 커다란 글귀가 눈에 띈다. 스님들이 공양(供養)하기 전에 외우는 게송인 '오관게'를 해석한 글이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의 과정에 담긴 은혜에 대한 감사와 공경의 정신을 나타낸다. 공양은 단순히 배만 불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을 채우는 수행의 과정이다. ◇ 직접 키운 것들과 천연 조미료들의 향연 교육관 1층에 들어서자 검은 뿔테 안경을 이마 위로 올리고 선보일 음식 준비에 바쁜 여거스님이 취재팀을 반갑게 맞는다. 4인 1조로 40여명이 조리 실습하는 시설을 갖춘 이곳은 마치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스튜디오 같은 느낌이다. 용인 극락사의 주지인 여거스님은
오젬픽(Ozempic)·위고비(Wegovy) 같은 체중 감량 약물로 살을 빼면 1년 안에 감량 체중의 60%가 다시 돌아오고 정체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총감량 체중의 75% 수준이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안도니오 비달-푸이그 교수팀은 9일 의학 저널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에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GLP-1R) 비만치료제 중단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48편을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스티븐 루오 연구원은 "체중 감량 약물을 중단할 때 의사와 환자는 체중 재증가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완화할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식이·운동 개선을 권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만은 전 세계 10억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과 같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체중 감량은 이런 질환 위험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는 체중을 줄이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수년간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비만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면서 사용량이 급증했다. 이런 약물들은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감소시키며, 임
출생 기준의 실제 나이와 노화 등이 반영되는 생물학적 나이 사이의 격차가 개선될수록 뇌졸중 위험이 감소하고 뇌 건강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미국 신경학회(AAN)에 따르면 예일대 의대 시프리앙 리비에 박사팀이 25만여명의 혈액 생체지표를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를 산출하고 평균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 격차 개선이 뇌졸중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에 박사는 "이 연구에서 생활 습관 자체를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적절한 혈압 관리 같이 심혈관 및 대사 건강에 좋은 생활 습관이 생물학적 나이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4월 18~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AAN) 제78차 연례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보건의료 연구 데이터에 포함된 25만8천169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평균 적혈구 용적, 백혈구 수 등 혈액 속 18가지 생체지표를 측정해 연구 시작 시점의 생물학적 나이를 산출하고, 평균 10년간 뇌졸중 발생을 추적했다. 일부 참가자는 기억력과 사고능력 검사를 받았으며, 일부는 뇌 손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먹는 알부민' 판매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피로 회복과 간 건강, 체력 개선 등을 내세우는 알부민 광고가 TV와 온라인을 통해 넘쳐나고, 유명 의사까지 가세해 알부민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먹는 알부민 열풍'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대한간학회 임영석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먹는 알부민이 유익하다는 임상 근거는 없는 만큼 유명 의사들의 광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면서 "값비싼 알부민 영양제를 사 먹느니 차라리 슈퍼에서 계란을 사 먹는 게 훨씬 낫다"고 직격했다. ◇ 알부민, 간에서 꾸준히 합성…"건강하면 보충 필요 없어" 알부민(albumin)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혈장(혈액에서 혈구 적혈구·백혈구·혈소판를 제외한 액체 성분) 단백질로, 혈액 속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간에서 하루에 약 10∼15g 정도의 알부민을 꾸준히 만들어 혈액 속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부민은 혈액을 따라 몸 전체를 돌며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것이다. 쉽게
# 올해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A씨는 일주일째 등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이가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며 자꾸만 지체하는 탓이다. 막상 화장실에 가면 소변도 안 나오는데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지각할 뻔한 적도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흘렀다. 대부분의 아이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적응하지만 일부는 심한 불안이 복통과 같은 신체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입학과 개학 등으로 새로운 환경에 놓였을 때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거나 힘들어하는 증상을 통틀어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부모 등 보호자와 떨어지는 걸 불안해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수업 중간에 집으로 돌아오거나 여기저기 아프다고 한다면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는지를 보호자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심한 불안을 호소하면서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 적응에 지속해서 어려움을 표하면 분리불안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분리불안장애는 12세 미만 아동에서 가장 흔한 불안장애다. 특히 학교에 가기 시작하는 7∼8세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분리불안장애는 아동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 때
만성 통증은 성인 5명 중 1명이 겪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전신에 광범위한 통증이 지속되는 섬유근육통이 대표적으로 누군가에게는 일상을 마비시킬 수준의 고통이 오지만, 환자마다 특성이 다른 데다 체온처럼 객관적으로 측정할 방법이 없고 원인조차 알기도 어렵다.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 보니 의학계에서도 관심이 줄어들고 있고, 환자들도 자신이 겪는 고통을 알아낼 방법이 없어 심리적으로도 큰 고통에 빠지게 된다. 최근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든 섬유근육통 환자들이 이런 통증의 비밀을 풀기 위해 수십차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속에 수 시간씩 몸을 맡겼다. 자신의 통증을 정확히 알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과, 통증의 비밀을 푸는 기초연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연구단장(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은 충남대 조성근 교수와 공동으로 만성 통증 환자 개개인의 고유한 뇌 패턴을 분석해 고통 강도를 뇌 영상을 읽어내는 데 성공한 연구결과를 지난달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기존 연구들이 여러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통증 지표를 찾는 데
우리 국민 10명 중 4명가량이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운동 정보 등 건강정보를 찾아보는 것으 로 집계됐다. 그러나 64%는 정확하지 않은 건강정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만 19∼75세 미만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 : ±3.10%포인트, 95% 신뢰수준)를 한 결과, 건강정보 탐색 빈도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 37.5%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한 달에 두세번'(21.9%), '거의 매일'(16.0%) 순이었다. 실제 정보 탐색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989명에게 물었을 때 찾아보는 건강정보(중복 응답)는 운동 정보가 6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양 정보(55.7%), 질병 예방·관리 정보(52.5%) 등의 순이었다. 건강정보 탐색 경로(중복 응답)로는 인터넷 포털이 77.1%로 가장 많이 꼽혔다. 유튜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건강정보를 찾아본다는 응답률도 56.5%나 됐다. 응답자들의 건강정보 획득 경로별 신뢰도(5점 만점)는 의료인(4.16점), 의료기관 홈페이지(4.09점), 건강 관련 정부 기관 홈페이지(4.06점) 등의 순으로 높았다. 실제 가
몇 년 전 모든 국민이 한 번쯤은 경험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긴 면봉을 코 깊숙이 넣었다 빼는 장면은 이제 익숙한 기억이 됐다. 이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채취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방식이다. 채취한 시료 속에 들어 있는 극소량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수백만∼수십억 배까지 증폭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원리다. 코로나19 검사에서는 고온과 저온을 반복하는 과정에 DNA를 풀고, 붙이고, 다시 합성하는 단계를 거치며 특정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늘려가는 기술이 사용됐다. 이 과정에 고온 환경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효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저에서 뜨거운 물과 광물이 분출되는 심해 열수 분출구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효소가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DNA 증폭 기술의 핵심 도구로 쓰였다. 심해 미생물인 피로코쿠스 퓨리오수스에서 얻은 중합효소가 정밀한 DNA 증폭에 활용된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7일 "극한 환경에 적응한 해양 미생물에서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효소가 발견됐고, 이런 효소가 바로 PCR 같은 유전자 증폭 기술에 활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아젠다연구소 손미영 박사 연구팀은 사람의 장과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구현한 세포 모델을 개발해 신약의 위장관 독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평가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7일 밝혔다. 위장관 독성은 약물 투여 후 구토, 설사, 점막염 등 장에 손상이 나타나는 부작용을 말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임상 중 치료 중단이나 용량 감소로 이어져 신약 개발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된다. 지금까지 위장관 독성 평가는 주로 대장암 유래 세포(Caco-2)를 사용하거나, 세포가 완전히 죽은 뒤에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정상 장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세포가 살아 있어도 장의 보호 기능이 먼저 약해지는 초기 독성 신호를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hIEC 모델'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 정상 장 세포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세포와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 등 실제 사람의 장을 이루는 다양한 세포들을 함께 갖추고 있다. 연구팀이 항암제, 표적치료제, 소염진통제 등 임상에서 사용되는 17종의 주요 약물을 적용해 독성 예측 정확도를 평가한 결과, 위장관 독성을 94%의 정확도로 예측
비만이나 대사 이상을 동반하는 간암이 유독 빠르게 진행되고 항암제도 잘 듣지 않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이 간 섬유화 과정에서 분비되는 '엔도트로핀'(Endotrophin)이라는 물질이 암세포 표면의 'CD44' 수용체와 결합해 암을 악화시키고, 항암제 내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비만과 대사 질환은 간 조직에 만성적 손상을 입혀 간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대사 연관 간암은 암세포 증식이 빠르고 기존 표적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웠다. 엔도트로핀은 간암 환자에게서 높은 수준으로 검출돼 간암 악성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이 신호 물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통로를 거쳐 암세포에 명령을 내리는지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엔도트로핀의 파트너인 CD44 단백질을 찾아냈다. 비만 상태의 간 조직에서 과도하게 발생한 엔도트로핀은 암세포 표면의 CD44 단백질과 결합하는데, 이때 암세포 내부에서는 'STAT3'라는 신호 경로가 활성화된다. 이 경로가 켜지만 암세포는 폭발적으로 증식해 주변 조직으로 침
구강용품 사용 금지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치약을 수입·판매한 애경산업이 수입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허가(신고)받지 않은 성분(트리클로산) 검출'과 '회수절차 미준수'와 관련, 애경산업에 대해 해당 품목 수입업무정지 4개월 15일(3월 18~8월 1일) 처분이 지난 4일 내려졌다. 또, 식약처는 수입업자의 준수사항 위반(품질 부적합) 관련, 전 수입업무정지 3개월(3월 18~6월 17일) 처분을 결정했다. 트리클로산은 제품이 쉽게 변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보존제 성분으로, 한국에서는 2016년부터 구강용품에 사용이 금지됐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1월 20일 애경산업의 2080 수입 치약 전 제조번호 제품 및 국내제조 치약에 대한 트리클로산 검사 결과, 국내에 들여온 2080치약 수입제품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 제조번호에서 트리클로산이 최대 0.16%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치약에 트리클로산이 0.3% 이하로 쓰일 경우 안전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애경산업 현장점검에서는 회수에 필요한 조치가 지연되는 등 회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 해외 제조소에 대한 수입 품질관리가 미비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 분야 인공지능(AI)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될 '건강인 한의 핵심 생체지표 백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백서는 AI 개발에 필수적인 한의 임상데이터의 'AI-ready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의약 분야에서는 통일된 측정 절차와 참조 기준이 미비해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백서는 1만3천명에 달하는 건강인의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인의 표준 분포'를 제시했다. 한의 임상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생체지표에 대해 표준 측정 절차서(SOP), 한국인 성별·연령별·체질별 표준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한의학연은 백서에 공개된 표준 측정 절차서를 준수해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개별 연구자와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1만3천명의 건강인 참조데이터와 연계해 통합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별도의 가공 없이 AI 학습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AI-ready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의 AI 개발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한의학연은 전망했다. 일부 한방의료기관에서는 백서의 표준 프로토콜을 도입해 AI 기반 진료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