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형사처벌 리스크에 관한 의료계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이뤄진 정부 연구용역에서 의료사고로 형사재판에 넘겨져 유·무죄 판결을 받은 의사가 연평균 약 38명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사고 사법 리스크 현황 분석이 포함됐다. 보사연 연구 세부 과제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수행한 이번 연구의 내용은 앞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일부 공개된 바 있지만, 전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이 법원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2019년∼2023년 판결을 받은 사례는 172건이고, 피고인 수는 총 192명(의사 170명·치과의사 12명·한의사 10명)이었다. 연평균 38.4명의 의료인(건수로는 34.4건)이 의료 사고로 재판에 넘겨져 판결받은 셈이다. 이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이 2022년 보고서에서 '2010∼2019년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된 의사 수가 연평균 752명'이라고 분석했던 것과는 차이가 크다. 연구원은 의협 보고서의 경우 비의료인 전문직 종사자를 구분 없이 포함한 데
한국의 젊은 층이 독일, 일본, 프랑스, 스웨덴의 동년배에 비해 자녀 출산 결정에 고려하는 요소들이 많고, 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나 기회 제약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고 사회가 불공정·불평등하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한국이 가장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들 5개국에 거주하는 20∼49세 성인 2천500명씩을 대상으로 지난해 6∼9월 진행한 결혼과 출산·육아, 인구정책 등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최근 '보건복지포럼' 8월호에 공개했다. 독일과 일본, 프랑스, 스웨덴 등 비교대상 4개국은 모두 출산율 하락을 겪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이 1명대로, 우리나라의 0.75명보다는 월등히 높다. 동일한 설문지를 가지고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인식조사에서 현재 결혼한 상태가 아닌 사람들의 결혼 의향은 의외로 한국 52.9%로 가장 높았고, 스웨덴 50.2%, 독일 46.5%, 프랑스 38.2%, 일본 3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출산 의향은 스웨덴 43.2%, 프랑스 38.8%, 독일 38.6%, 한국 31.2%, 일본 20.3% 순으로 높았다. 다만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해보면 일본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자신이 개발 중인 항암제를 당국 승인 없이 자기 몸에 투여해 임상 시험을 한 대학 교수가 1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됐지만 항소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3-3부(조상민 부장판사)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대학교수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교수는 자신이 개발 중인 항암 치료 백신을 자기 몸에 투여해 신체 변화와 이상 반을 관찰하는 등 식약처 승인 없이 '자기실험'을 한 혐의가 적용돼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다. 약식기소에 불복한 A교수는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1심에서는 무죄가 아닌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를 유예한 것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교수의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다고 봐 1심 결과를 뒤집었다. A교수는 1심에서부터 줄곧 "자기실험은 약사법상 임상시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자기실험도 임상시험에 포함되며, 식약처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는 임상시험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자기실험이 임상시험의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이익이나 규제 회피 목적이 아닌 점, 공익상의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산 강서구 수입식품 등 수입·판매업체 '주식회사 강서유통'이 수입해 판매한 중국산 당근에서 잔류농약(클로티아니딘)이 기준치(0.05㎎/㎏ 이하)보다 초과 검출돼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하고 회수 조치한다고 14일 밝혔다. 클로티아니딘은 당근, 배추 등 농산물에 사용되는 살충제다. 이번 회수 조치는 지난 8일 잔류농약이 기준보다 초과 검출돼 회수한 수입 당근과 같은 수출업체 제품에 대해 추가·수거 검사를 실시한 결과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섭취를 중단하고 구입처에 반품해 달라고 당부했다.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한 경우 불량식품 신고전화(☎1399)로 신고하거나 스마트폰 식품안전정보 앱 '내손안'을 이용해 신고할 수 있다.
산업재해가 발생했는데도 산재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다가 적발된 사례가 지난 5년 반 동안 23만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주가 산재 발생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고자 고의로 은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피해 근로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 건강보험 재정까지 축내는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공단이 적발한 산재 은폐·미신고 건수는 23만6천512건이다. 연평균 4만3천 건으로, 5년 반 동안 부당 지급된 액수는 약 328억원이다. 차에 물건을 싣는 작업을 하다 추락한 노동자가 27일간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산재 사실을 숨겨 산재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에서 치료비 3천만원을 부담한 사례도 있었다. 업무 중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얻은 근로자는 산재 처리를 통해 산재보험에서 치료비와 휴업급여 등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과 중복해서 보장되진 않는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으로 급여가 청구된 사례 가운데 산재로 의심되는 건에 대해서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산재 은폐·미신고 사례를 적발하고 있다. 일단 적발하면 산재 처리를 하게 하고, 이미 건강보험에서
정부의 '사회복지시설 대체인력 지원사업'이 현장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종사자의 휴식권 보장과 서비스의 질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개선점에 대한 목소리도 제기돼 보다 정교한 정책 운용이 요구된다. 14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덕성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전국의 사회복지시설 1천021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사회복지시설 대체인력지원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4.53점으로 매우 높았다. 이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 시 90.6점에 해당한다. 시설 유형별로는 노인시설(4.73점), 장애인시설(4.66점), 아동시설(4.53점) 순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응답 시설의 99%가 "향후 대체인력 지원사업을 다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현장에서 이 사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장 큰 만족 이유로는 '업무 공백 최소화'(60.8%)가 꼽혔다. 종사자의 휴가, 교육, 병가 등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대체인력이 효과적으로 메워주면서, 서비스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다른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시설 종사자의 연가
집에서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관련 기관에서 일할 간호사의 인력 기준을 완화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다음 달 22일까지 입법 예고했다. 복지부는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인력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간호사를 원활히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예고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개정으로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간호사 인력 기준에 '방문간호 관련 업무에서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추가된다. 복지부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설치·운영하려는 의료기관 중 기준을 충족하는 의료기관을 입원형·자문형·가정형으로 나눠 호스피스 전문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현행 시행규칙상 의료기관이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려면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가정 전문 간호사 또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 2년 이상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간호사를 1명 이상 둬야 한다. 여기에 방문간호 경력까지 포함하면 간호 인력의 수급이 더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호스피스 분야에서도 간호사 인력 구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능지수(IQ)가 높은 자녀를 선택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의 베이 지역에서 인간 배아의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현황을 전했다. 업체들은 여러 배아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토대로 미래의 IQ 예상치를 측정해 부모가 어떤 배아로 시험관 시술을 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용은 적게는 6천 달러(약 800만원)에서 많게는 5만 달러(약 7천만원)에 달하지만, 베이 지역에서 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상당한 수준이다. 업체 중 하나인 '누클리어스지노믹스'의 창업자 키안 사데기는 WSJ에 "실리콘밸리는 IQ를 사랑한다"며 "(실리콘밸리 이외 지역의) 일반적인 미국인이라면 자녀가 하버드대 교수가 되기보다 르브론 제임스가 되기를 바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의 통계유전학자 사샤 구세브 교수는 이와 같은 소위 '유전 최적화' 현상에 대해 실리콘밸리의 능력주의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은 자신이 똑똑하고 성취를 이뤘으며, 좋은 유전자를 보유했으므로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
국내 최초 오가노이드 통합 협의체인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이 출범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13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개최한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또는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해 배양한 미니 장기 모델이다. 동물실험 대체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인공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K-오가노이드 컨소시엄은 국내 오가노이드 산업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상용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민관 협력 모델로, 국내 27개 기업과 18개 기관이 참여해 ▲ 첨단기술의 표준화와 신뢰성 확보 ▲ 산업계의 연구개발 활성화 방안 등을 공유하고 논의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분과별 워킹그룹 구성 및 운영, 오가노이드 기술 표준화 로드맵 수립, 제1회 오가노이드 기술 세미나 개최, 정부 대상 정책 제안서 작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컨소시엄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박정태 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은 "오가노이드와 동물 대체 실험 기술에 고도화와 표준화, 산업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며 "국내 산학연이 가진 전문성을 긴밀히 연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