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에 위치한 한 재활병원에 견학차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병원 입구에 놓인 휠체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한국 병원에서 흔히 보는 '같은 모양'의 휠체어가 아니었다. 크기와 형태, 구조가 제각각이었다. 이유를 묻자 의료진은 이렇게 답했다. "환자마다 체형도 다르고, 재활이 필요한 부위도 다르지 않습니까." 휠체어조차 '환자 맞춤형'이었던 셈이다. 병동 풍경도 달랐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대부분이 침상에서 식사하지 않았다. 별도의 식사 공간으로 이동해 매 끼니를 해결했다. 한국 병원에서 흔히 보는 '침대 등받이만 세운 채 식사'하는 모습과는 달랐다. 병원 관계자는 "식사하러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재활의 일부"라고 했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의료를 바라보는 철학의 간극이 담겨 있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의료체계의 큰 숙제 중 하나는 '치료 이후'다. 대학병원 등의 급성기 병원에서 폐렴, 뇌졸중, 골절, 수술 치료를 무사히 마쳤지만,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고령 환자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는 체계적인 재활치료 대신 요양병원으로 직행한다. 치료의 연속성보다 돌봄의 연속성이 먼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상반기 '피해 구제'에서 '국가 배상'으로 체계 전환을 준비하고 하반기부터 개인별 배상 심의에 나서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 서울 중구 제분빌딩에 마련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소통 공간'에서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피해를 보신 피해자와 유족께 다시 한번 국가를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면서 "국가가 이제라도 책임 있게 (배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작년 12월 24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종합 지원 대책을 발표했고 같은 날 대책을 반영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이달 내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정부 대책과 법 개정안 핵심은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참사로 규정하고 국가의 책임을 인정, 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피해자와 희생자에게 배상하도록 한 것이다. 2024년 법원이 국가 책임을 일부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 기후부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국무총리실 배상심의위원회로 전환하는 등 배상 체계로 전환을 준비하고 하반기부터 배상 심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2024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이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거나 유효기한이 만료된 백신이 접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23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2021년 3월∼2024년 10월 의료기관으로부터 1천285건의 코로나19 백신 이물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질병청은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하지 않고 제조사에만 알려준 뒤 제조사의 조사 결과를 회신받는 방식으로 사안을 처리했는데, 상당 사례에서 '동일 제조번호 백신'의 접종이 끝난 뒤에야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정 백신 제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 같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동일 제조번호 백신은 접종을 일단 보류한 뒤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한데도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이물 신고 이후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약 1천420만회분이 계속 접종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당시 신고된 이물은 백신 사용법 문제로 발생한 고무마개 파편이 대다수(835건)였지만,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가 있는 이물의
평생을 공직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도 정작 노후의 최소 안전망인 기초연금 앞에서는 철저히 소외된 퇴직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기초연금법이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를 지급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면서 실제 소득이 선정기준액보다 낮은 빈곤층 퇴직 공무원들이 생계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퇴직 공무원은 23일 연합뉴스에 보낸 편지를 통해 자신의 참담한 처지를 하소연했다. 그는 공무원 퇴직 당시 20년 이상 근무해 퇴직일시금을 받았고 현재는 작은 직장에서 소액의 소득으로 어렵게 생계를 잇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기초연금을 신청하러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과거에 공무원 퇴직일시금을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퇴직 공무원은 실제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충분히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되는데 왜 과거의 직업을 이유로 민간기업 퇴직자와 차별을 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배우자까지 묶어서 지급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적 과오이자 헌법상 평등권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이런 사연은 비단 한
지난해 20·3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이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60대와 70대의 등록 점유율은 크게 올랐다. 20·30대는 높아진 자동차 가격에 구매 대신 렌트를 이용하고, 60·70대는 경제활동에 따른 이동 수단으로 차를 구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개인 자가용 기준)는 6만1천962대로, 전체 승용 신차 등록 대수(110만2천51대)의 5.6%에 그쳤다. 20대 신차 등록 점유율은 2016년 8.8%에 달했지만, 최근 5년간 2021년 8.0%, 2022년 7.8%, 2023년 7.2%, 2024년 6.7%로 하락하다 올해 5.6%까지 떨어졌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해당 수치를 집계한 2016년 이후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3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도 각각 20만9천749대로 집계됐다. 등록 비중은 19.0%로,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20대와 마찬가지로 3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도 2016년에는 25.9%에 달했지만, 올해 19.0%를 기록하며 10년 새 6.9포인트(p) 하락했다. 역시 10년래 최저 비중이다. 이에
직장인 A씨는 최근 스마트폰 앨범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30년 전 작고한 할머니의 흑백 사진을 AI 앱으로 보정하자 할머니가 환하게 미소를 짓는 영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기술은 시각적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생전 음성을 학습한 AI가 "그동안 잘 지냈니"라며 안부를 묻는 일도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허물고 있다. 기술 업계는 이를 상실의 아픔을 달래주는 '그리프 테크(Grief Tech·애도 기술)'라 부르며 혁신이라 치켜세우지만, 기술의 질주는 '존엄한 죽음'과 '기억의 진실성'이라는 윤리적 과제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 기술은 질주하는데 윤리는 '멈춤'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모델은 사진 한 장과 짧은 음성 샘플만 있으면 실제 인물과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의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낸다. 오픈AI와 구글 등의 기술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정지된 사진에 생명을 불어넣고, 입 모양과 음성을 정교하게 동기화하는 기능은 AI를 활용해 비교적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기술이 됐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과거 할리우드 특수효과 팀이 달라붙어야 했던 작업이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해졌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방문진료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잘 몰라서', '인력이 부족하고 보상이 적어서' 등의 이유로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국대학교 글로컬산학협력단이 지난해 7월 22∼31일 설문한 결과, 설문에 응한 의사 126명 가운데 정부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알고 있지만 사업 참여 신청은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4.8%를 차지했다. 시범사업 신청은 했지만, 실제 하고 있지는 않다(8.7%)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셈이다. 또 응답자의 7.9%는 시범사업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에는 대한재택의료학회, 한국재택의료협회, 의협 재택의료특별위원회 회원이 참여했는데, 방문진료 시범사업 참여율 저조 등의 이유로 표본 모집에 한계가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차원에서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해왔다. 이 사업은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 내원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지역 내 일차의료기관 소속 의료진이 환자 집을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응답자들이 방문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행위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음주 운전율도 10년 새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5년 알코올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연간 음주운전 경험률은 2.1%로, 10년 전인 2013년 12.6% 대비 급감했다. 음주운전 경험률은 질병관리청이 매년 1만여명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최근 1년 동안 자동차 또는 오토바이를 운전한 사람 중 조금이라도 술을 마신 후 운전한 적이 있는 분율을 파악해 산출한다. 성인 음주운전 경험률은 2011년 17.1%에 달했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6년 처음으로 10% 아래로 내려왔고, 2023년에는 2% 초반까지 내려왔다. 2023년 기준 남성은 2.6%, 여성은 0.9%다. 연령대별로는 70세 이상의 최근 1년간 음주운전 경험률이 4.1%로 가장 높았다. 50∼59세 3.7%, 60∼69세 3.1%, 40∼49세 2.3%, 30∼39세 1.1%, 19∼29세 0.8% 순이었다. 조금이라도 술을 마신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 타본 적이 있다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 성인의 연간
인구 감소 지역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와 정주 의사 수준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걱정도는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인구학회 학회지 최신 호에는 이 같은 내용의 지역사회조사 주관 지표 분석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국가통계인 2023∼2024년 지역사회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가 지정한 89개 인구 감소 지역 시군구와 전국 229개 시군구 간의 삶의 질 영역별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구 감소 지역의 지역 정주 의사는 시도 단위와 시군구 단위 모두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인구 감소 지역 거주자들의 시도 단위 정주 의사는 4.069점으로 전국 평균 3.811점보다 높았으며, 시군구 단위 정주 의사 역시 4.047점으로 전국 평균 3.761점보다 높았다. 전반적 삶의 만족도는 평균 6.454점으로 전국 평균인 6.393점보다 높았다. 생활 만족도와 행복감 역시 각각 6.340점, 6.348점으로 전국 시군구 6.048점, 6.320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낮을수록 좋은 지표인 걱정도와 생계유지 어려움 정도는 각각 4.157점, 2.223점으로 전국 평균 4.341점, 2.260점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주관적 웰빙' 영역을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