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백일해가 유행 중인 일본에서 지난 3분기 환자에게서 채취된 백일해균과 검체 가운데 약 80%가 일반적인 항균제로는 효과를 보기 힘든 내성균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의 국립감염증연구소(NIID) 등이 7∼9월 채취된 검체 약 370건을 대상으로 벌인 유전자 변이 유무 조사에서 내성균이 79.5%를 차지했다. 교도통신은 "내성균의 유전자형은 지난해 중국에서 유행한 백일해 유형과 가까워 방일 여행객 등을 통해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NIID 오쓰카 나오 실장은 "내성균 여부는 곧바로 알 수 없지만 이미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만큼 내성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일해 치료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11월 9일까지 일본에서 집계된 백일해 환자수는 10대이하를 중심으로 총 8만5천여명이다. 이는 현행 방식의 집계가 개시된 2018년이후 가장 많은 환자수로, 종전 역대 최다였던 2019년의 5배이상이다. 백일해는 고열은 나지 않고 기침 증상을 보이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특히 생후 2개월 미만의 아기는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에서 걸려 치명적일 수 있다.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찾은 청소년과 20대 초반 성인이 5년간 2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명 중 3명가량은 고의적 자해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한 사례였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를 토대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정신건강 문제로 전국의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연령에 따라 10∼24세 청소년과 젊은 성인, 25세 이상 성인으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우선 5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등을 위한 응급실 방문 11만7천997건 중 28.0%가 10∼24세 청소년과 젊은 성인이었다. 10∼24세 환자의 방문 건수는 2017년 4천737건에서 2021년 8천787건으로 85.5%, 약 1.9배로 늘었다. 반면 25세 이상 성인 환자의 방문은 1만6천798건에서 1만6천313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정신건강 문제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중 10∼24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2.0%에서 2021년 35.0%로 커졌다. 정신건강 문제 중에서도 고의적 자해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한 경우가 10
당뇨·비만 치료 주사제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작용제를 알약으로 만든 경구용 치료제가 임상 3상 시험에서 비만·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소와 혈당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보건과학 센터(UT Health) 데버라 혼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서 비만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천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GLP-1 경구용 치료제가 임상 3상 시험에서 72주간 평균 5.5~105%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22일 밝혔다. 혼 교수는 "복용이 더 간편한 경구용 GLP-1 약물이 매우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비만과 당뇨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심장질환, 고혈압, 특정 암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현재 비만 치료용 GLP-1 약물은 매일 또는 매주 주사하는 주사제가 대부분이어서 냉장 유통·보관 필요성, 주사 위험 및 불편 등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일라이릴리(Eli Lilly)가 제2형 당뇨병·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경구용 GL
58년 만에 시민에게 상시 개방된 서울대 안양수목원에 2주 동안 1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1967년 학술 목적으로 조성돼 한시적으로만 개방됐던 서울대 안양수목원(전체면적 1천550만㎡)은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일원 관악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1천158종의 식물과 다양한 산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 법인이 90만㎡의 국유지를 교육부 및 기획재정부로부터 무상 양여받아 전시원 구역(25만㎡) 중 연구·교육 공간(5만㎡)을 제외한 20만㎡를 안양시와 협약을 통해 지난 5일부터 개방했다. 안양수목원의 상시 개방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문자가 몰려 20일 기준 14일 동안(월요일 정기휴원일 제외) 총 11만744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개방 첫날인 5일 4천199명이 찾았으나 이후 방문자 수가 점차 늘더니 단풍이 절정이던 8일에는 1만3천542명이 방문했고, 9일 일요일에는 1만9천702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2주간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7천910명인데 이는 시범 개방 기간 최다 방문객 수와 비슷하다. 안양시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방문자보다 훨씬 많은 분이 찾아주셔서 놀랐다"면서 "오랫동안 잘 보존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어 하는
일본 암 환자의 5년간 생존율이 다발성골수종, 전립선암, 악성림프종 등에서는 높아졌지만 담낭암, 담관암, 췌장암 등에서는 큰 변화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일본 국립암연구센터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2~2015년 암 진단 환자의 5년 생존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15세 이상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위암 63.5%, 대장암 67.2%, 폐암 35.5% 등이었다. 이번 분석에는 44개 도도부현의 254만7천명의 자료가 사용됐다. 15세 미만의 경우 배세포성종양이 94.5%, 망막아세포종이 94.6%로 높았다. 그러나 중추신경계나 척수 종양은 57.1%로 낮았다. 1993~1996년 조사 당시와 비교하면 남성의 경우 다발성골수종, 전립선암, 악성림프종 등에서, 여성은 악성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폐암, 백혈병 등에서 생존율이 15.5~34.9%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담낭, 담관, 췌장암의 경우 큰 변화가 없었다. 여성의 경우 구강암, 인두암의 생존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발견의 중요성도 재확인됐다. 전이되기 전에 치료할 경우 위암의 5년 생존율은 92.4%, 대장암은 92.3%, 폐암은 77.8%로 나타났다. 여성 유방암은 98.4%에 달했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임에도 국민 10명 중 7명은 세균 감염에 쓰는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항생제를 감기약처럼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이 항생제 내성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올바른 항생제 사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질병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리서치랩에 의뢰해 올해 3월 27일∼5월 7일 전국 만 14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생제 인식 관련 설문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항생제는 어디에 쓰는 약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세균 감염 질환 및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라는 응답이 58.1%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라는 응답도 10.2%였다. '세균 감염 질환'이라고 올바르게 응답한 이들은 22.6%에 불과했다. 항생제가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72.0%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6.0%·그렇다 66.0%)라고 답했다. 신나리 질병관리청 항생제내성관리과장은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므로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다만, 감기가 오래 이어지면서 2차적인 세균
당뇨·비만 치료제 티르제파티드(상품명 마운자로·젭바운드)가 식욕과 관련된 뇌 신호에 영향을 미쳐 음식에 대한 갈망을 단기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Penn Medicine) 케이시 할펀 교수팀은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티르제파티드가 음식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환자의 뇌 활동을 억제하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몇 달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티르제파티드가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연구한 것으로, 섭식장애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티르제파티드와 음식 집착, 뇌 사이의 관계를 더 면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티르제파티드는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및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티드(GIP) 수용체 작용제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팀은 티르제파티드 등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 감량 촉진 효과가 입증됐지만 조절되지 않는 식습관을 통제하는 뇌 신경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즐거움이나
우울증은 단순한 마음이나 뇌의 문제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면역반응 이상과 깊이 연결돼 있고, 그 면역 이상이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이 인하대 의과대학 김양식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일반적 우울증과 반대로 나타나는 '비전형 양상'(과다수면·과다식이 등)과 현실 판단 능력이 흐려지는 '정신증상'(환청, 과도한 죄책감·자기비난 등)을 보이는 여성 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분석, 단일세포 분석, 환자 유래 뇌 오르가노이드(미니 뇌)를 결합한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비전형 우울장애 환자들은 높은 스트레스·불안·우울 수준을 보였으며, 뇌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데 중요한 단백질(DCLK3·CALY)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 있고, 몸의 면역 반응을 강하게 만드는 '보체 단백질 C5'도 증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몸 안에서 '뇌 기능'과 '면역 기능'이 모두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균형이 깨진 상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와 연결돼 있다는 단서라고 덧붙였다. 한진주 교수는 "우울
도심 속 숲에 사는 곰팡이가 다양할수록 인근 주민의 천식이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소아청소년과 이주성·유 영 교수와 알레르기 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 연구팀은 2020년 1월∼2021년 5월 서울 22개 도시 숲(도심공원)과 4개 지하철역 인근에서 공기 시료를 채취해 곰팡이 군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도시 숲에서 채취한 공기 중 곰팡이의 다양성이 도심 중심부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어 2020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약 11만명의 천식 환자 진료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도시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 건수가 더 적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숲이 119개인 서대문구는 인구 1천명당 16.7명이 천식 진료를 받았지만, 숲이 155개인 강남구에서는 7.1명이 진료받아 공원 분포도가 높은 지역의 천식 관련 의료 이용량이 적은 양상이었다. 세포 및 동물실험에서도 도시 숲 곰팡이가 알레르기 염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숲에서 발견된 알레르기 유발 곰팡이 알터나리아(Alternaria) 등을 면역세포와 천식 동물모델에 노출한 결과 도심지 곰팡이에 노출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