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를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1만원 담뱃값 인상 소동은 단순한 해프닝 이상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보건복지부가 뒤늦게 당장 인상할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는 정부가 스스로 세운 장기 계획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빚어낸 소통의 실패에 가깝다. 서민들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담배 한 개비의 무게를 두고 벌어진 이번 논란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가 흡연율 하락이라는 목표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갑자기 튀어나온 헛소문이 아니었다. 정부가 이미 2021년에 발표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는 담배 가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중장기적 방향이 명확히 담겨 있다. 하지만 정책의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세밀한 설득 과정 없이 수치만 부각되자, 정부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오해라는 방패 뒤로 숨어버렸다.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진 자리에는 국민의 불신만 남았다. 그렇지만 정치적 계산을 걷어내고 과학적인 수치만 놓고 본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하나 박사의 최근 연구(한국 담배가격 정책의 성인 흡연행태 영향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 이어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먹는 비만치료제도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1일(현지시간) 알약 형태의 비만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의 오르포글리프론은 하루 1회 복용하는 알약이다. '파운데이오'(Foundayo)라는 제품명으로 이달 6일부터 미국에서 판매에 들어간다. 가격은 최저 용량 기준 월 149달러(약 22만5천원)로,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과 같다. 이에 따라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알약 형태의 위고비를 먼저 내놨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그동안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오젬픽과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마운자로가 주도해왔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를 출시, 살 빼는 약 열풍을 몰고 왔지만, 최근 핵심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일라이릴리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
하루에 단 몇분 만이라도 숨이 찰 정도의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면 치매와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등 주요 만성질환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후난성 중난대학 샹야 공중보건대학원 선민쉐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3일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서 영국 성인 9만6천여명의 신체활동량 및 고강도 신체활동 비율과 주요 질환 위험 간 관계를 7년간 추적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 교수는 "이 결과는 신체활동 중 일부를 격렬한 활동으로 구성하면 상당한 건강 이점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체육관에 갈 필요 없이 계단 오르기, 빠르게 걷기, 아이들과 놀아주기처럼 일상생활에서 숨이 찰 정도의 짧은 활동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격렬한 신체활동(VPA)은 중간 강도 활동을 같은 시간 하는 것보다 더 큰 건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이점이 다양한 만성질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신체활동 강도와 총량 중 어느 요소가 더 중요한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9만6천408명(평
위내시경 검진을 3년 이내 간격으로 받으면 위암 사망률이 29%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최현호 소화기내과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성수윤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위암 환자 2만6천199명의 진단 전 내시경 간격과 사망 위험을 분석했다. 위내시경 검진 간격은 1∼5년, 5년 초과, 미검진 등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모든 검진군에서 미검진군 대비 위암 사망률이 감소했으며 검진 간격이 짧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3년 이내 검진군의 사망 위험이 3년 초과 검진군보다 29% 낮았다. 또 검진 간격이 길수록 사망률 감소 효과는 점차 줄었다. 그러나 2년과 3년 간격 검진군에서는 사망률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 국가사업으로 40세 이상에게 2년 간격 위내시경 검진을 권고하고 있으나 검진 간격에 대한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번 분석은 검진 간격과 사망률의 연관성을 직접 비교한 대규모 전국 단위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3년 이내 검진은 사망률 감소 효과를 유지하면서 비용과 순응도를 고려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위생법과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식품위생교육기관과 조리사·영양사 전문교육기관에 대한 지정 및 지정취소, 평가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교육기관 지정·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교육의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화장품법 개정에 따라 단순 소분 업무만 하는 맞춤형화장품판매업소의 경우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를 대신해 화장품을 소분할 때 안전·위생관리 교육을 받은 종업원을 둘 수 있게 됐다. 이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소상공인의 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식품·화장품 등의 소관 물품에 대한 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지속해 정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근감소증이 단순한 신체 기능 저하를 넘어 노년기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에 따르면 박용순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데이터를 활용해 70∼84세 노인 1천913명(남성 975명·여성 938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구성 요소와 우울감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 기준에 따라 근육량, 근력, 신체 수행 능력을 종합 평가하고 한국판 노인 우울척도(SGDS-K)를 활용해 우울감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12.2%가 우울감을, 23.6%가 근감소증을 보였다. 성별로 살펴보면 우울감은 여성이 16.1%로 남성 8.4%보다 약 2배 많았고, 근감소증은 남성이 27.6%로 여성 19.5%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또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저하된 '심각한 근감소증' 단계에서는 우울감이 느낄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남성은 3.62배, 여성은 3.33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남성은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동시에 나타날 때 우울감 위험이 2.45배 높아졌고,
아이가 열이 나면 요즘 부모들은 의사부터 찾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꺼내 인공지능(AI)에 증상을 묻는 게 먼저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는 "AI가 이렇게 얘기했다"는 환자와 "그건 위험하다"고 설명하는 의사 사이의 갈등도 현실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진료실 풍경이 이제는 일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과 관련해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아직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서준범 대통령 직속 AI전략위원회 의료태스크포스(TF) 리더(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최 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지금 단계에서는 의료 이용자들이 일반형 일반지능, 즉 헬스케어에 특화되지 않은 AI를 진료에 활용하는 것은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AI 혁신 생태계 조성과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이중 의료 TF는 AI를 활용한 지역·필수·공공의료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서 리더가 일반형 AI 활용에 선을 그은 이유는 현재 널리 쓰이는 생성형 AI 모델이 의료 영역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린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은 부정확한 정보가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계열 첨가 물질에 대한 노출이 2018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197만건의 조산에 기여하고, 신생아 사망 7만4천건과도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NYU) 랑곤헬스 및 그로스먼 의대 리어나도 트라산데 교수팀은 2일 의학저널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에서 세계 200여 국가·지역의 프탈레이트 계열 첨가물질 노출이 조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플라스틱 첨가물에 대한 포괄적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세라 하이먼 연구원은 "이 연구는 프탈레이트 노출이 전 세계 조산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추정한 것으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게 조산과 이후 건강 문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 출산을 의미하며 영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조산아는 영유아기 호흡기 질환과 신경발달 문제뿐 아니라 이후 생애 전반에 건강 문제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탈레이트 계열 물질은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물질로, 내분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자는 여러 종류의 약을 먹는 경우가 많다. 건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약을 장기간 먹으면 오히려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만 66세 노인 3만2천771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는 복용 약물 수에 따라 0∼1개, 2∼4개, 5∼9개, 10개 이상으로 구분했고, 복용 기간 183일을 기준으로 단기와 장기로 나눴다. 분석 결과 5∼9개 약물을 복용한 노인은 0∼1개 복용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29% 높았다. 복용 기간의 영향은 더욱 뚜렷했다. 전체 약물 복용자 중에서 약 6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노인의 골절 발생률은 7.8%로 단기 복용 노인 4.9%보다 골절 위험이 43% 높았다. 약의 종류나 개수가 많지 않다고 해도 장기 복용만으로 골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복용 중인 약물에 항콜린성 성분이 많을수록 더 위험했다. 복용 중인 약에 항콜린성 성분이 많은 상태에서 6개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