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기 연명치료 중단 동의하지만…실제 대화해본 가족 24% 불과

요양시설 입소자 가족 88% "임종기 어르신 연명치료 중단 동의"
가족 75∼92%, 당사자와 의사소통 가능할 때 미리 임종기 돌봄 논의 필요

 "(부모님 임종기 연명치료) 생각해 본 적은 있는데, 사전 연명 의료 그걸 정신적으로 괜찮았을 때 했으면 좋았었는데, 그걸 못했어요. 형제들과 만났을 때 이야기 한 적은 있죠."(노인요양시설 입소자의 가족 보호자 A씨)

 "얘기할 때 사실은 마음이 안 좋았어요. 이런 얘기를 해야 하나. 아직 젊으신데. 제가 걱정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그런 얘기를 나눈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또 다른 가족 보호자 B씨)

 노인요양시설에 부모님 등 어르신을 모신 가족 보호자 10명 중 9명은 임종기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데 동의하지만, 정작 당사자와 임종기 돌봄 방식에 관해 직접 대화해 본 경험은 많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건강보험연구원의 '노인요양시설 임종기 돌봄 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8일부터 8월 29일까지 노인요양시설 입소자의 가족 보호자 1천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응답한 가족 보호자와 입소자의 딸(41.4%), 아들(40.1%), 며느리(13.2%), 배우자(2.75), 손자녀(1.1%), 사위(0.8%) 등이다.

 연명치료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등 임종 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가리킨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을 통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다.

 이번 설문에서 가족 보호자의 88.3%는 어르신이 임종 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을 경우, 연명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어르신 본인이 희망하는 임종기 연명치료에 대한 의향, 임종 장소 등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눈 가족 보호자는 24.2%에 불과했다.

 어르신과 직접 이야기를 나눈 가족 보호자의 92.2%는 임종기 전 의사소통이 가능할 때 미리 어르신 본인이 희망하는 돌봄 방식에 어르신과 가족이 함께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응답한 가족 보호자 804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자 '어르신의(인지) 기능이 나빠져 대화가 불가능해서(58.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잘 몰라서(38.4%)', '나 스스로 임종과 관련하여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28.5%)' 순이었다.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가족 보호자 역시 75.0% 상당이 미리 어르신과 임종기 돌봄 방식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별도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가족 보호자들은 연구팀에 부모님이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했으면 좋았을 거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거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더라도 실제 임종기에는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 않으냐고 우려를 제기했다.

 부모님이 젊을 때 임종을 논의하는 데에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필요한 일이라고 인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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