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에 생긴 암이 어떻게 간(肝)까지 전이할까

포도막 흑색종 전이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 발견
미국 코넬 의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포도막(uvea)은 안구를 형성하는 외막·중막·내막 가운데 중막에 해당하는 부드럽고 얇은 막(膜)을 말한다.

 안구 혈관막이라고도 하는 포도막은 검붉은 포도 껍질과 비슷하게 보여 이런 명칭이 붙었다.

포도막에 생기는 포도막 흑색종(uveal melanoma)은 대표적인 눈 안 종양으로 50세 전후에 많이 발생하며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포도막 흑색종은 다른 유형의 암보다 발생 빈도가 높지 않다.

 그런데도 포도막 흑색종이 위험한 건, 간 등에 전이해 치명적인 암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미국 코넬 의대와 예일 의대 등의 과학자들이 특정 단백질 복합체가 관여하는 포도막 흑색종의 전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전이 여부를 결정하는 건, 세포 분열과 유전자 발현 과정에 개입하는 PRC 1(Polycomb Repressive Complex 1)이라는 복합체였다.

 주요 후생 유전 조절 인자인 이 복합체가 결여되면, 세포가 분열할 때 유전자 발현과 염색체 분리에 교란이 생겨 종양의 전이 잠재력을 자극했다.

 코넬 의대의 애슐리 러프니(Ashley Laughney) 생리학 생물물리학 조교수 연구팀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3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포도막 흑색종은 상대적으로 드문 암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런 유형의 암에 걸리는 사람은 한해 2천500명 정도로 추정된다.

 전이하지 않는 원발성 포도막 흑색종은 종종 레이저 치료로 제거되기도 한다.

 그런데 대략 포도막 흑색종의 절반은, 치료 전에 떨어져 나온 암세포 무리가 여러 해 뒤에 간 등에 전이하고, 이런 전이암은 빠르게 치명적인 종양으로 변한다.

 가장 큰 의문은, 왜 일부 포도막 흑색종 환자에게서만 치명적인 전이가 생기느냐 하는 것이다.

 러프니 교수팀은 6명의 포도막 흑색종 환자에게서 1만7천74개의 암세포를 분리해 유전자 발현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엔 스탠퍼드 의대의 폴 미셸 박사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새뮤얼 바코움 박사도 공동 수석저자로 참여했다.

 여기에서 후생 유전을 조절하는 PRC 1 복합체의 결여와 치명적 종양의 성질을 규정하는 유전적 특징 사이의 연관성이 드러났다.

 PRC 1을 억제하면 조용하던 포도막 흑색종 세포가 전이성이 더 강한 하위 유형(subtype)으로 변했다.

 PRC 1이 결여될 경우 공격적인 전이암의 주요 특징인 '염색체 불안정성(Chromosomal instability)'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세포핵의 DNA 조각이 세포질로 흘러나와 염증 반응을 일으켰고, 그 결과 암세포가 전이하려는 성질이 강해졌다.

 지금까지 포도막 흑색종은 두 개의 하위 유형, 즉 한자리에 머무는 성질의 종양과 전이성이 강한 종양으로 나뉜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그럴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논문의 제1 저자를 맡은 예일 의대의 마티에우 바코움(Mathieu Bakhoum) 안과학 조교수는 "포도막 흑색종의 경우 계속 원래 자리에 있는 것부터 공격적으로 변해 전이하는 것까지 서로 다른 성질의 종양 세포들이 하나의 연속체 위에 섞여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토대로 포도막 흑색종의 전이 잠재력을 측정하는 개량된 검진법을 개발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PRC 1 복합체의 결여가 염증으로 이어지는 경로에 작용하는 약을 개발하는 것도 연구 목표에 들어 있다.

 이런 약이 개발되면 원칙적으로 포도막 흑색종의 전이를 차단하거나 늦출 수 있을 거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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