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독성 단백질 분해하는 면역세포 '분업 시스템' 발견

소교세포 네트워크 내에서 제거 대상 알파-시누클레인 분배
돌연변이로 시스템 고장 나면 파킨슨병·치매 등 유발
독일 본 대학 등 연구진, 저널 '셀'에 논문

 뇌에 풍부한 알파-시누클레인(약칭 aSyn) 단백질은 뉴런(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시누클레인은 뇌의 시냅스전 말단, 즉 신경세포 끝에서 인지질이나 단백질과 상호 작용한다.

 뇌에서 뉴런 사이의 신호 전달은 신경 전달 물질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런 물질을 방출하는 게 바로 시냅스전 말단의 시냅스 소포(synaptic vesicle)다.

 14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알파-시누클레인은 정상일 때 응집(aggregation)에 저항하며, 안정적으로 접힌 사량체(tetramer) 형태를 띤다. 사량체는 4개의 단량체로 구성된 저중합체를 말한다.

 그런데 돌연변이 등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는 알파-시누클레인이 불용성 원섬유(fibrils)로 뭉쳐 뉴런을 손상한다.

 이런 독성 원섬유는 특히 파킨슨병이나 루이 소체(Lewy body) 치매 환자의 뇌에서 많이 발견된다.

 독일 본 대학 등의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뇌에서 독성 원섬유로 응집하는 이유를 밝혀냈다.

 원인은 독성 단백질을 신속히 분해하는 면역세포 네트워크가 고장 나는 것이었다.

 이 연구엔 본 대학 외에 '독일 신경퇴행 질환 센터(DZNE)'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자코브 연구소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관련 논문은 22일(현지 시각) 저널 '셀(Cell)'에 실렸다.

연구를 이끈 본대학의 미하엘 헤네카 교수

 뇌의 대표적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l cells)는 원래 단백질이 잘못 접혀 생긴 원섬유를 분해해 제거한다.

 그런데 소교세포가 이런 일을 하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다 보니 일하다 지친 소교세포가 되레 사멸하는 일도 생긴다.

 이번 발견은 핵심은, 소교세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분업(division of labor)' 메커니즘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소교세포는 튜브 같이 생긴 돌기로 다른 인접 소교세포들과 결합해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독성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은 이 네트워크 내에서 적절히 분산돼 효과적으로 제거됐다.

 전체 소교세포의 작업 속도를 올리면서, 너무 많은 일이 쏠린 소교세포가 과로사하는 걸 막는 시스템인 셈이다.

 뇌의 소교세포가 독성 단백질 섬유를 제거하는 데 이런 메커니즘을 쓴다는 건 처음 밝혀졌다.

소교세포의 튜브형 돌기는 다른 중요한 용도로도 쓰였다.

 어떤 소교세포가 지쳐 죽을 위험에 처하면 이 돌기를 통해 미토콘드리아를 전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많이 발견되는 돌연변이 중 일부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또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 소체 치매 환자의 뇌에서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이 잘 분해되지 않는 것도, 소교세포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환자 본인의 혈액 샘플에서 대식세포(macrophages)를 분리한 뒤 신호 조절 물질을 써서 소교세포와 비슷한 면역세포로 변하게 유도했다.

 이런 유사 소교세포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긴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알파-시누클레인 원섬유를 이동시켜 분배하는 기능은 심하게 손상돼 있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본 대학의 미하엘 헤네카 교수는 "소교세포의 이런 메커니즘은 처음 발견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여러 해 동안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신경퇴행 질환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감도 크다.

 특히 파킨슨병이나 치매의 경우 중기적으로도 새로운 치료적 관점이 제시될 거로 연구팀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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