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모기 짝짓기 비밀은…"암컷 날갯소리가 수컷 유인"

국제 연구팀 "청각·시각 신호 결합한 차세대 모기 트랩 제작 기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종의 하나인 아노펠레스 콜루지(Anopheles coluzzii) 수컷들이 암컷의 날갯짓에서 나는 특정 주파수 소리를 이용해 짝짓기 상대를 찾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청각과 시각 신호를 통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말라리아 병원체를 퍼뜨리는 아노펠레스 모기를 잡는 차세대 모기 트랩을 만드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대 제프리 리펠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31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모기 수컷이 짝짓기 상대를 찾는 방법을 알아보는 실험을 통해 암컷 날갯짓의 특정 주파수 소리가 수컷의 시각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컷은 시각과 청각 정보를 통합해 암컷을 찾아간다고 밝혔다.

 모기는 짝짓기한 암컷이 알을 낳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빨 때 병원체를 옮긴다. 모기들은 보통 수많은 수컷과 소수의 암컷이 뒤섞여 떼로 비행하는 상태에서 수컷이 암컷을 포착해 짝짓기하는데, 서로 만나는 과정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수컷 모기가 암컷을 만날 때 감각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며 이를 위해 모기떼의 비행 상황을 모방하고 그 속에서 수컷의 비행 행동을 분석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제작해 실험했다.

 실험 결과 수컷들은 시뮬레이터에서 어떤 소리가 나느냐에 따라 시야에 있는 물체에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이 날갯짓할 때 나는 주파수 450㎐의 소리를 들려주면 수컷은 물체 쪽으로 방향을 돌렸으나 수컷 날갯짓에서 나는 700㎐의 소리가 날 때는 물체 쪽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노펠레스 콜루지도 많은 모기 종처럼 시력이 좋지 않다며 수컷은 암컷의 날갯짓 소리를 들으면 눈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수컷과 암컷이 섞여 있는 속에서 암컷을 시각적으로 탐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컷들은 일단 암컷을 발견한 다음에는 속도를 높여 모기떼 사이를 능숙하게 비행하며 다른 수컷과 충돌을 피해 암컷에게 날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컷의 비행에는 다른 모기나 물체와의 거리 인지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은 물체가 몸길이의 3배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암컷 소리가 나도 그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고, 다른 수컷과 가까워지면 속도를 높여 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 저자인 소미야 굽타 박사는 "암컷 날갯짓의 특정 주파수 소리가 수컷의 시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수컷이 시각과 청각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짝을 찾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컷이 암컷의 날갯소리를 들었을 때 시각적 신호에 강력하게 끌리는 것은 말라리아 병원체 전파자인 아노펠레스 종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청각과 시각 신호를 결합해 이들을 잡는 차세대 모기 트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출처 : Current Biology, Jeffrey A. Riffell et al., 'Mosquitoes integrate visual and acoustic cues to mediate conspecific interactions in swarms',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4)009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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