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4개→1천개…서울행 환자 발길 돌린 지역 2차병원 비결은

포괄 2차병원 롤모델 창원한마음병원…"중증·응급 의료진·시설 투자"
"3차병원과 성과 같아도 수익 차이 커…동일질환 치료에 같은 보상해야"

 "의료대란으로 대학병원 중환자실 병상이 20∼30개 가동되던 때 우리는 60개씩 돌리면서 24시간 전문의가 환자를 돌봤습니다. 우리 식구들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경남 창원시의 창원한마음병원을 운영하는 하충식 한마음국제의료재단 의장은 지난 20일 병원을 찾은 취재진에게 외과계 집중치료실을 안내하며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 병원장님은 나라에서 손꼽히는 소화기내과 명의이신데, 제가 좋은 선생님들 모시려고 참 간절하게 노력했어요. 또 '최고'가 되고 싶어서 손해를 감수하고 지역 최초 고압산소치료실 설치 등을 추진했습니다. 덕분에 감사하게도 많은 시·도민들이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가는 대신 우리 병원을 찾으세요."

 경남도청에 따르면 창원한마음병원은 지난해 도내에서 가장 많은 응급환자를 수용했다. 지난해 늘린 중환자실 병상은 총 61개로 도내 2차 의료기관 중 최대 규모다.

병원 현황 설명하는 하충식 한마음국제의료재단 의장

 치료한 환자 중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3등급에 해당하는 '중증'환자 비율은 74%에 이른다.

 고난도 질환인 췌장암 진료 역량도 최근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췌장암 외래 실인원은 지난해 2022년 대비 459.6%, 입원 실인원은 553.0% 증가했다.

 2023년 문을 연 병원 내 장기이식센터는 2년 만에 35건의 간이식에 성공했다.

 이 중 27건은 지난해 이뤄졌는데 경남 내 최다 건수다.

 꾸준히 쌓아온 역량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의료사태 속에서 발휘됐다.

 전공의 사직으로 전국 상급종합병원 입원·수술이 최대 절반까지 줄어든 와중 창원한마음병원은 8%가량 늘었다.

 병상 가동률은 99%가량에 이른다.

 창원한마음병원이 진작에 '전문의 중심' 구조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 병원 의사 118명 중 전문의는 111명이다. 한양대와 교육협력을 체결했지만 전공의들은 철저히 교육에 중점을 두고 대우하며 중환자실 당직 등은 모두 전문의가 서기 때문에 전공의 의존도는 0에 가깝다.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을 운영하는 하충식 한마음국제의료재단 의장

 병원 관계자들은 "실력 있는 2차병원에 정당한 보상을 지불해 지역 필수의료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진료 역량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충식 의장은 "지금은 똑같은 질환에 똑같은 수술을 해도 우리보다 역량이 떨어지는 상급종합병원보다 적게 받아 수익이 큰 차이가 난다"며 "동일한 질환, 난도가 같은 치료에 대해서는 3차병원과 같은 수가를 줘야 종합병원도 좋은 의료진과 시설을 갖춰 환자를 데려올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명환 병원장은 "앞으로 3차병원이 희귀질환 치료와 교육, 연구 등에 집중한다면 24시간 지역민들의 의료 수요를 경증부터 응급·중증까지 포괄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2차병원이 지역에 반드시 일정량 존재해야 한다"고 2차병원 육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의 일환으로 2차병원 보상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창원한마음병원과 같이 24시간 지역 의료 수요에 넓게 대응하는 지역 거점 포괄적 2차병원을 키워 기능별 성과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현재는 상급종합병원 15%, 종합병원 10%, 병원 5% 등으로 수가 가산율이 정해져 있고 일정 기능을 담당하는 상급병원에만 한정된 보상이 많은데, 앞으로는 중증·2차 종합진료·특정과목 전문진료·일차의료 진료 등으로 기능별 평가를 해 각각의 역할과 유형에 맞는 성과를 달성하면 최고 등급의 평가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호원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지역 환자들이 서울 대형 병원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창원한마음병원이 희망적 사례를 보여줬다"며 "의료개혁 2차 방안 발표에 앞서 현장 의견과 애로사항을 잘 듣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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