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수가 150만명에 달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5%에 미치지 못하는 질환이 있다. 건선이다.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붉은 발진과 은백색 각질이 주요 증상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주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세포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면역 물질이 함께 분비되며 피부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는데, 이 세포가 빠르게 증식해 비듬과 같은 비정상적 각질이 겹겹이 쌓여 건선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도 건선 환자가 적지 않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국내 건선 유병률은 3%로 환자 수는 약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환자는 전체 15%인 약 22만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된다. 건선을 단순 피부 질환으로 잘못 인식하거나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경우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러나 건선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과 같은 전신 합병증 위험을 최대 2.5배 높일 수 있다고 보고됐다. 단순 피부 질환을 넘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미 건선 시장에
우울증 환자가 술을 끊겠다고 결심하는 데에는 주변 사람의 지지와 사회적 교류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구와의 만남이나 여가·레저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교류가 활발할 경우 금주·절주 계획을 세울 확률이 최대 1.7배 높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달 발간되는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우울 증상과 금주·절주 계획과의 관련성-사회적 지지의 매개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19세 이상 성인 남녀 14만3천341명의 우울감 경험 여부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우울증 환자가 절주 또는 금주 계획을 세우는 건 알코올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지만, 대부분은 자기조절 능력과 동기가 떨어져 금주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자 중 최근 1년 내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이나 슬픔을 느낀 비율은 6.9%(9천849명)였다. 금주 또는 절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우울 증상이 있는 집단에서는 34.9%, 우울 증상이 없는 집단에서는 27%였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통합적 유전자 분석 방법을 통해 감각신경성 난청의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고 한국인의 난청 유전자 지도를 새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이승복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난청 환자 394가계(752명)를 대상으로 정밀 유전자 분석을 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했다. 난청은 외이와 중이 문제로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과 청각 신경과 뇌 사이 신경 전달 문제로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뉘는데, 감각신경성 난청은 유전, 선천적 감염, 외상, 약물 독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전적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기존의 검사 방식으로는 약 50%의 환자에서 유전적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타깃패널검사와 전장엑솜검사 등 기존 유전자 분석 방식뿐 아니라 마지막 단계에서 전장유전체분석(WGS·Whole-Genome Sequencing)까지 더해 단계별 유전자 검사 접근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394가계 중 219가계에서 유전적 원인을 규명했고, 특히 기존 검사 방법으로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는 출산 직후 위급한 산후출혈(분만 후 출혈) 상황에 대응하는 의료진의 분투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응급상황에서 아기와 산모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은 출산이 단순한 축복의 순간을 넘어 엄연한 의학적 위기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회장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산후출혈은 분만 직후 또는 출산 후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자연분만은 500mL 이상, 제왕절개는 1천mL 이상의 출혈을 '산후출혈'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자궁이 충분히 수축하지 않는 자궁 무력증이다. 정상적인 분만 과정에서는 태반이 자궁벽으로 분리될 때 자궁근층이 수축하면서 출혈량을 조절하지만,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출혈이 계속되는 것이다. 보통 출혈이 1천mL 이상이면 수혈, 중환자실 입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심한 경우 자궁 적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는 전 세계 산모 6명 중 1명꼴인 1천400만명이 매년 산후출혈을 겪는 것으로 집계된다. 또 산모 사망 원인의 약 4분의 1이 산후출혈 때문이며,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계 최초로 혀 색상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국가참조표준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과학적으로 검증·공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하게 하는 제도다. 한의건강검진 연구에서 표준화된 측정 방법으로 수집한 한국 정상인의 설 영상 데이터 967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설진(舌診·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한의학 진찰 방법) 측정 기기를 통해 측정한 성별·연령별 한국인 정상인의 설질과 설태 색상 데이터가 포함됐다. 설질은 혀의 조직 표면으로 면역 세포의 침윤에 의한 갈라짐, 타액 양에 따른 건조 정도를 관찰할 수 있다. 설태는 설질 위에 깔린 이끼 형태의 물질로, 설질 상피의 각질화 속도 등을 파악해 한의학적으로는 위장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육안을 이용한 전통적인 설진 측정 방식은 높은 불확도(측정값의 오차범위)로 인해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에 현존하는 설진 측정 기기를 포괄해 측정 방법을 표준화하고, 불확도를 계산해 한국 정상인의 혀 색상 참조표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정상 혀의 설질과 설태 색상을 획득하
혀의 위치가 낮은 편이고 부피가 큰 사람에게 턱이 앞으로 나와 보이는 주걱턱 경향이 나타난다는 혀와 얼굴형의 상관관계가 밝혀졌다. 고려대안암병원 치과교정과 이유선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치과교정과 김윤지 교수 연구팀이 성인 185명의 콘빔 컴퓨터 단층촬영(CBCT; cone-beam computed tomography) 자료를 토대로 얼굴 뼈 모양과 구강 내 구조, 혀의 위치와 부피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혀는 얼굴 부위와 치아 성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2차원 엑스레이(X-ray) 사진을 활용했다는 한계가 있었고 다양한 얼굴형과의 관계를 확인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 혀의 위치는 편안한 상태에서 입을 다물었을 때 입천장을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측정했고, 부피는 3차원 영상 자료를 토대로 파악했다. 이번 연구 결과 혀가 입천장을 기준으로 아래쪽에 위치하거나 혀의 부피가 크면 턱이 앞으로 나와 보이는 주걱턱 경향이 커졌다. 또 턱이 길어 보이는 얼굴형을 가진 사람은 혀의 위치가 낮은 편이었다. 혀의 부피는 치아의 폭과도 관련성이 있었는데, 부피가 커지면 위쪽 앞니의 전
일주일에 2시간 30분가량 정도 걷는 노인의 삶의 질이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만 노인에게서 걷기 운동으로 인한 삶이 질 만족도가 컸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65세 이상 노인 6천60명의 운동 유형(유산소·근력·걷기)과 강도, 비만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 결과 노인의 운동 유형 중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반면, 주당 150분 이상 적절하게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은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1배 높았다. 삶의 질은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지장 여부를 파악하는 'EQ-5D' 척도로 평가했다. 특히 비만 노인의 경우에는 주당 15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걷지 않는 노인에 비해 삶의 질 만족도 점수가 2.33배 높았다. 비만하지 않은 노인에게서는 걷기 운동을 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삶의 질이 1.7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걷기 운동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상관관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무더위 속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려면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낮 시간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의료계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열탈진,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일사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피부가 창백해지며 무력감과 피로, 근육경련,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열탈진 증세가 느껴지면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물과 이온 음료를 섭취하는 게 좋다.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샤워하면서 체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졌을 때는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 손상과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다.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대부분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고동률
세계적인 흡연 감소 추세 속에 비흡연자 폐암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대기오염 등이 비흡연자에게 폐암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와 미 국립암연구소(NCI) 공동 연구팀은 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28개 지역, 비흡연자 870여명의 폐종양 게놈을 분석, 대기오염 등 환경 노출과 폐암 발병에 기여하는 유전적 돌연변이 발생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UC 샌디에이고 루드밀 알렉산드로프 교수는 "비흡연자 폐암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며 "이 연구는 대기오염이 일반적으로 흡연과 관련돼 발생하는 유형의 DNA 돌연변이와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폐암은 오랫동안 흡연자 질병으로 여겨져 왔지만 비흡연자 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25%를 차지한다. 비흡연자 폐암은 여성, 특히 아시아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이는 간접흡연 및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대기오염 수준이 다른 28개 지역에 사는 871명의 비흡연자 폐종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