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료의 뿌리는 근막, 기존 패러다임 수정 필요"

독일 뮌헨 헬름홀츠 센터, 저널 '네이처'에 논문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흉터는 치료할 수 없는 만성적 상흔이나 섬유증(섬유조직 과다 증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래 흉터는, 섬유모세포(fibroblasts)가 피부의 다친 부위에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마개(plugs)처럼 쌓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섬유모세포가 해부학적으로 어디서 유래하는지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독일의 뮌헨 헬름홀츠 센터(Helmholtz Zentrum Munchen) 과학자들이 베일에 싸여 있던 상처 치료와 흉터 형성의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핵심은, 지금까지 알려진 섬유모세포가 아니라 근막(筋膜·fascia)이 상처를 치유하고 흉터를 만드는 뿌리라는 것이다.

 근막은 근육의 표면을 싸는 막으로 피부와 근육 사이에서 근육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기능을 한다. 근막의 위쪽에는 피하지방·진피·표피 순으로 층을 이루고 있다.

 '섬유아세포'라고도 하는 섬유모세포는 결합조직의 고유 세포로서, 타원형 핵과 방추상 원형질을 가졌으며 특히 조면소포체와 골지체의 양호한 발육을 특징으로 한다.

 이 센터의 위우팔 링케비히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최근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링케비히 박사는 이 센터 산하 '폐 생물학·질병 연구소(Institute of Lung Biology and Disease)'의 재생 생물학 연구 그룹 리더(책임자다.

 27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전에는 인그레일드-1 유전자(Engrailed-1 gene)가 발현하는 섬유모세포 계통이 모든 흉터의 기원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섬유모세포 계통은 피부뿐 아니라 근막에도 존재한다. 이번 연구는, 혹시 섬유 모세포가 근막에서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연구팀은 세포 자멸사를 유도하는 유전공학 기술로 근막 섬유모세포를 제거하고 결과를 관찰했다.

그랬더니 상처 부위에 세포외기질이 전혀 축적되지 않고, 대신 큰 결함을 가진 비정상적인 흉터만 생겼다.

 이번에는 피부 바로 아래에 다공성 필름을 깔아, 근막 섬유모세포가 피부 쪽으로 이동하는 걸 차단해 보니, 상처가 만성적인 '열린 상처(chronic open wounds·開放創)로 변했다.

 '열린 상처'는 외부로 벌어진 상처를 말하는데 찢어진 상처와 달리 살이 떨어져 나간 것이어서 봉합이 매우 어렵다.

 이런 결과는, 결국 근막이 핵심적 작용을 한다는 거로 요약된다.

 근막은, 상처가 생겼을 때 바로 투입할 수 있는 특화된 조립형 섬유모세포 키트(prefabricated kit)를 항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이 키트는, 상처 치료에 필요한 모든 유형의 세포와 기질을 미리 모아 높은 '이동식 밀폐제(movable sealant)'와 비슷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근막은 상처 치료에 쓰이는 결합 조직( connective tissue)의 저장소인 셈이다.

 연구팀은 또한 근막의 '회귀 유도(guided homing)' 특성이, 내·외부 상처에 대한 신체의 특징적 반응을 주도하는 것으로 추론했다.

 이 발견은, 상처에 새살이 돋는 치료 메커니즘에 관한 의학계의 기존 패러다임에 반한다.

 하지만 상처에 수반하는 병리학적인 섬유화 반응을 축소하고, 흉터를 남기지 않는 재생 치료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여지를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도노판 코레아-갈레고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우리의 새로운 발견은, 인체의 결합 조직 매트릭스 시스템에 관한 전통적 관점에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흉터와 관련된 질병의 다양한 측면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생물학 개념을 제시했다"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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