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 없는 D형 간염, 자가포식 단백질에 약점 있다"

캐나다 국립과학연구소, '바이러스학 저널'에 논문

 불완전한 RNA 바이러스인 D형 간염 바이러스(HDV)는 단독으로 질병을 일으키지 못한다.

 D형 간염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려면 B형 간염 바이러스(HBV)가 꼭 있어야 한다.

 그러나 D형과 B형이 동시에 감염하거나, 만성 B형 보유자한테 D형이 중복으로 감염하면 급성 D형 간염이 발병한다.

 이렇게 만성 B형 바이러스에 D형 바이러스가 추가로 감염할 경우, 기존 B형 간염의 경과가 급속히 나빠져 약 70%가 간 경변으로 진행하고, 간세포암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물론 B형 간염만 있어도 간 경변이나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D형과 묶이면 발생 빈도와 속도가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 통계를 보면,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가운데 적어도 5%는 D형 간염 바이러스에 중복으로 감염돼 있다.

 아직 D형 간염에는 만족할 만한 치료법이 없다. B형과 D형의 중복 감염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알파 인터페론이 승인됐지만 실제로 환자한테 사용하는 건 제한적이다.

 캐나다 국립과학연구소(INRS) 과학자들이, D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는 특정 단백질을 발견했다.

 D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핵에서 증식할 때 똑같이 이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단백질은 세포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자가포식(autophagy) 메커니즘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INRS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Journal of Virology)'에 최근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에 연구진이 찾아낸 건 세포의 자가포식에 꼭 필요한 ATG 5라는 단백질이다.

 이론적으로 자가포식은 외부 침입자를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C형 간염 바이러스, 독감 바이러스 등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자가포식을 피할 뿐 아니라, 자기한테 유리한 쪽으로 자가포식을 이용하는 능력도 갖췄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패트릭 라본티 교수는 "자가포식이 바이러스에 대해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에 따라 다르다"라면서 "자가포식이 D형 간염 바이러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D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만 생각하면, 자가포식 메커니즘이 해답일 수 있다. 자가포식은 이들 바이러스의 수명 주기에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러나 자가포식은 신체의 다른 세포에도 중요해 전체 시스템을 한꺼번에 끌 수는 없다. 정확하게 목표를 정하고 일정한 기간만 중단시켜야 하는 것이다.

 자가포식은 보통 세포질에서 벌어지는데, D형 간염 바이러스가 유전체 복제에 도움을 받는 곳은 세포핵이라는 점도 과학자들은 주목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세포핵에서 작용하는 자가포식 단백질이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D형 간염 바이러스에 자가포식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후속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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