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해치는 궤양성 대장염, 장 유익균 결핍에서 온다"

미생물 다양성 저하로 지질 소화 '2차 담즙산' 생성 저해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 국제학술지에 논문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은 대장의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난치성 희소질환인 크론병(Crohn's disease)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환경적·유전적 요인이나 과도한 면역반응 등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진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치료 범위도 항생제나 면역조절제로 염증을 완화하거나 조금이라도 편하게 배변을 유도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런데 장 미생물 생태계에서 특정 유익균이 결핍되는 게 궤양성 대장염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박테리아는, 장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사물질의 생성에 관여하는 유익균 중 하나라고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의 아이다 아브테치온 위장병학·간장학 부교수팀은 2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논문을 동료 심사 국제 학술지인 '셀 호스트 &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 발견은,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궤양성 대장염의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극도로 떨어뜨린다.

 최근에는 면역억제제 투여로 일부 환자에서 염증을 일시 완화하는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환자 5명 중 1명꼴은 결장과 직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다.

 이런 환자는 소장의 아래쪽 말단을 'J형 주머니(J-shaped pouch)'처럼 만들어 직장 역할을 하게 하는 일명 '주머니 수술(pouch surgery)'까지 받아야 한다.

 연구팀은 희소 유전질환인 '가계성 대장 폴립증(FAP)' 환자에 주목했다.

 FAP 환자는 대장암 발생 위험이 아주 높아, 예방적 직·결장 절제 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궤양성 대장염 환자와 달리, 절제 후 남은 소화관에 염증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연구팀은 똑같이 '주머니 수술'을 받은 FAP 환자 7명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 17명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FAP 환자의 내장 안에 있는 '2차 담즙산' 2종(리토콜산, 디옥시콜산)의 수위가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그것보다 훨씬 높았다.

 쓸개즙의 주요 성분인 담즙산은, 장내 지질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 1차 담즙산과 장내 세균 대사로 생성되는 2차 담즙산으로 나뉘는데, 2차 담즙산의 기능이 1차보다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담즙산을 2차 담즙산으로 전환하는 효소의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도 FAP 환자의 장에서 더 높게 발현했다.

 특정 유익균(Ruminococcaceae)도 FAP 환자의 장에서 훨씬 더 많이 발견됐는데, 이 박테리아는 2차 담즙산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가진 몇몇 유익균 중 하나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아브테치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라면서 "건강한 장에 많이 존재하는 대사물질로 이 병을 치료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2차 담즙산이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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