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감염 주범인 슈퍼버그, 장 줄기세포 독소로 공격"

스스로 독소 생성, 장 상피세포 복구 방해
호주 모내시대 연구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논문

 슈퍼버그(bacterial superbug)는 기존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을 말한다.

 이 가운데 약칭 'C. 디피실리균(C.difficile)'으로 통하는 슈퍼버그(Clostridioides difficile)는 가장 자주 발생하는 병원 내 감염 설사병의 원인균이다.

 장과 연관된 병원 내 감염 질환의 절반 이상을 이 세균이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런 질병 사망자의 90% 이상은, 이 세균을 효과적으로 퇴치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미국에선 해마다 약 50만 건의 C. 디피실리 감염증이 발생해, 약 3만 명이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 디피실리균은 항생제 내성이 강할 뿐 아니라 물과 영양분이 없어도 휴면 상태로 살아남는 끈질긴 세균이다.

 이 슈퍼버그가 스스로 만든 독소로 장(腸)의 줄기세포를 공격해, 장 상피세포의 복구와 질병 치유를 방해한다는 걸 호주 모내시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세균 감염증을 치료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마침내 밝혀진 것이다.

 세균 감염이 우리 몸 안의 줄기세포 기능을 손상한다는 게 입증된 건 처음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모내시대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C. 디피실리균은 독특하게도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그때부터 증식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장 내의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리고 우위를 점하면 병을 일으킨다. 이 세균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양방향 모두 전염된다.

 최근엔 병원을 찾은 적이 없거나, 항생제를 쓰지 않은 환자가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고, 전보다 나이 어린 환자가 보고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특히 C. 디피실라균이 생성하는 독소(TcdB)에 주목한다. 이 독소가 장의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직접적 손상을 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줄기세포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 장의 손상이 쉽사리 복구되지 않는다. 정상이라면 장 내벽의 상피세포를 복구하는 데 5일 정도 걸리던 게 2주 이상으로 지체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생기는 다른 감염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디나 라이러스 미생물학 부교수는 "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감염 질환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 표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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