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뇌의 손상 뉴런, 배아 상태로 돌아가 재생할 수 있다"

헌팅턴병 유전자, 뉴런 재생 및 기능 회복 촉진
미 UCSD 의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인간의 성체 뇌(성숙한 뇌)는 신경세포의 분화가 끝나, 더는 변하지 않는 고정 상태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과학자들의 이런 통념은 진작에 깨졌다.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와 부뇌실 구역(subventricular zone)에서 신경세포(뉴런)가 끊임없이 만들어져 채워진다는 게 미국 소크 연구소 등의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그런데 손상된 뉴런을 복구하는 뇌의 능력이, 이들 두 영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체 뇌 피질의 뉴런이 손상을 입으면 미성숙 전사 단계인 배아 상태로 돌아가 축삭돌기 생성 능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손상된 성체 뇌의 뉴런이 재생을 통해 신경 연결을 복구하고 원래 기능도 회복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손상된 뇌와 척수 신경을 복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 발견은 성체 뇌의 재생 과정이 담긴 '전사적 로드맵(transcriptional roadmap)'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의대의 마크 투신스키 신경과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16일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UCSD의 중개 신경과학 연구소의 책임자이기도 한 투신스키 교수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발달한 신경과학, 분자유전학, 바이러스학 등의 여러 도구와 컴퓨터 사용 능력에 힘입어, 성체 뇌 뉴런이 재생하려면 전체 유전자 세트가 어떻게 재설정돼야 하는지를 처음 규명할 수 있었다"라면서 "유전자 전사 단계에서 어떻게 재생이 이뤄지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통찰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배아 상태로 돌아간 뉴런이 어떤 조건에서 재생 능력을 갖추는지 알아내기 위해 척수가 손상된 생쥐의 신경 반응을 관찰했다.

 이 실험에서 신경의 재생과 복구를 촉진하는 핵심 유전적 경로 가운데 하나가 헌팅턴 유전자(HTT)와 관련돼 있다는 걸 알아냈다. HTT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망가지는 헌팅턴병이 생긴다.

 헌팅턴 유전자는 뇌 신경세포의 '재생 전사체(regenerative transcriptome)'가 작용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였다. 재생 전사체는 피질 척수에서 관찰되는 메신저 RNA 무리를 말한다.

 실제로 HTT 유전자가 억제된 생쥐는, 손상된 척수의 신경돌기 생성과 재생이 HTT가 정상인 생쥐보다 부진했다.

 투신스키 교수는 "성체 뇌 뉴런의 손상 복구에 헌팅턴 유전자가 꼭 필요한 걸 이번에 확인됐다"라면서 "성숙한 뉴런의 자가 복구가 잘 안 되면 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의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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