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하면 비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비만이 수면 장애 일으키는 동물 메커니즘 확인
미 펜실베이니아대 등 연구진, 저널 'PLOS 생물학'에 논문

  수면 부족이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건 어느 정도 상식으로 통한다.

 수면이 결핍되면 실제로 식욕 통제가 어려워져 더 많은 칼로리 소비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통념에 반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도리어 비만하면 수면 결핍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와 네바다대 과학자들은 이런 내용의 공동연구 논문을 22일 저널 'PLOS 생물학(PLOS Biology)'에 발표했다.

 실험은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모델로 진행됐다.

 흙 속의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이 선충류는 단순한 형태의 다세포 생물로서 세포 분화 등 생물학 연구에 단골로 등장한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시간생물학·수면 연구소의 데이비드 레이즌 부교수는 "수면의 기능은 활동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체내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예측하면, 온종일 단식할 경우 저장 에너지가 고갈해 수면욕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면과 대사작용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선충의 수면 조절 뉴런(신경세포)을 비활성 상태로 만들었다.

 그러자 생명 유지에 필요한 먹기, 숨쉬기, 짝짓기 등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잠자는 기능을 상실했고, 에너지 대사 단위인 ATP(아데노신삼인산) 수위도 뚝 떨어졌다. 이는 수면이 하나의 에너지 보존 시도라는 걸 의미한다.

 이전의 다른 실험에선, 인간의 염분 유도 키나아제(SIK-3)에 해당하는 KIN-29 유전자를 제거해 잠을 못 자게 만든 선충이 ATP 수위가 정상인데도 과도한 지방을 축적하는 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KIN-29를 제거한 돌연변이 선충이 잠을 못 자는 건, 수면이 관여하는 지방 분비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실제로 선충의 유전자를 다시 조작해 지방 분비 효소를 생성하게 하자 잠자는 기능을 회복했다.

 이 결과는 비만한 사람이 수면 장애를 겪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레이즌 교수는 "지방 저장과 수면 조절 사이에서 뇌세포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그대로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연구팀은 강조한다.

 C. elegans도 잠을 자야 하지만, 인간처럼 복잡한 신경계를 가진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예쁜꼬마선충의 신경세포(뉴런)는 통틀어 30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가운데 하나는 분명히 수면 조절 기능을 할 것으로 연구팀은 확신한다.

 인간의 경우 급성 수면 장애는 식욕과 인슐린 저항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적으로 밤의 수면이 6시간 미만이면 비만과 당뇨 위험이 커진다고 여겨진다.

 인간뿐 아니라 쥐, 초파리, 벌레 등도 굶주리면 수면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됐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영양 섭취가 수면을 조절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수면과 음식 섭취가 어떻게 서로 협응하는지는 지금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레이즌 교수는 "수면은 뇌나 신경세포와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나, 반드시 그런 건 아니라는 게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라면서 "뇌와 나머지 신체 사이에 수면 제어를 연계하는 복잡한 상호작용이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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