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코로나19 장기전 대비' 주문…"중환자 관리에 초점"

정부·학계, 코로나19 토론회…"'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으로 관리해야"
"질병 위험 '제로'는 불가능…확진자 수보다 중증환자·치명률 최소화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10개월째 이어온 대응 체계를 재정비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또 다른 대유행을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서울 종로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19 대응 중간평가 및 장기화 대비 공개토론회'(이하 포럼)를 열었다.

 이날 1·2부로 구성된 토론회에는 방역·의료 분야 학계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등이 참석해 그간 코로나19 대응 전략에 대한 분야별 평가와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 개편 방향 등을 놓고 논의했다.

 ◇ "질병 '제로'는 불가능…'감당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식 전환"

 권 교수는 "지난 3월에 효과적이었던 정책이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면서 "질병으로 인한 위험을 제로(0)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건·의료 체계와 사회·경제 체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확진자 수보다 중증환자 수에 기반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권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관련해 '일괄적인 봉쇄'보다 '정밀 방역'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어떤 집단·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용 대비 효과적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또 "몸이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유급 병가나 상병 수당도 도입해야 한다"며 "질병과 어떻게 함께 살 것인지는 이제 가치 판단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 "중환자실 체계 재정립·사망자 최소화 전략 마련해야"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고령의 환자가 코로나19 치명률이 현격히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환자 관리 및 사망자 최소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 실장은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유행했던 8월 말께 경기 지역에서 중환자실이 부족한 위기상황이 발생했으며 당시 공공 의료기관이 일반 병동을 폐쇄하고 중환자실을 늘려 상황을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도 "3월 중순 대구·경북 지역의 유행 때 이미 중환자실 확보 문제가 드러났지만, 3∼4개월이 지난 8월 중순 유행 때까지도 문제가 이어졌다"며 "이 때가 (병상 확보의) '골든타임'이었다"고 지적했다.

 주 실장은 "현재 중수본이 확보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140개에서 최소 300∼400개로 늘리고, 중환자 1명당 훈련된 중환자 전담 간호사 5명을 배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모니터링·역학조사 강화…'조용한 전파자' 추적해야"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그간의 방역 대응에 대해 "조기 진단과 공격적인 접촉자 관리, 마스크 등 개인 보호장비 등을 통해 'K-방역'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교수는 "향후 과학적 평가와 감시 체계를 마련하고,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 체계를 재정립하며, 범부처·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요양원이나 다중이용시설 내 종사자 등 '조용한 전파자'가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을 상대로 주기적인 항체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역학조사 체계를 재정립해 해당 정보를 관계 부처간 공유해야 하며, 뉴질랜드처럼 총체적인 감염 확산 흐름을 볼 수 있는 '대시보드' 형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김강립 복지부 1차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인삿말에서 "함께 자리하기 어려운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서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점에 대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1차관은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어려운 사람에게 보다 어려움을 가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피해가 집중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돌봄 취약계층이나 코로나 우울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반추가 필요하다"며 "방역·의료·사회적 대응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장기 대응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치명률 최대 75% 니파바이러스…"해당국 방문시 철저 주의"
질병관리청은 인도 등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지역 방문자는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30일 밝혔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은 치명률이 40∼75%로 높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위험한 질병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9월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의 주된 감염 경로는 과일박쥐, 돼지 등 감염병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환자의 체액과 밀접히 접촉할 때는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현기증, 졸음,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도 나타난다. 이후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 동물 접촉 주의 ▲ 생 대추야자수액 섭취 금지 ▲ 아픈 사람과 접촉 피하기 ▲ 손 씻기 ▲ 오염된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등을 예방 수칙으로 제시했다. 질병청은 발생 동향과 위험 평가를 반영해 지난해 9월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로 출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입국 시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건강 상태를 검역관에게 알려야 하고, 일선 의료기관은 관련 의심 증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인간의 수명은 타고난다?…"유전적 요인 영향 최대 55%"
사고나 감염병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망의 영향을 제거할 경우 유전적 요인이 사람의 자연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5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우리 알론 교수팀은 3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수학적 모델과 인간 사망률 시뮬레이션, 대규모 쌍둥이 코호트 자료 등을 활용해 유전 등 내인성 사인과 사고 등 외인성 사인을 분리해 분석한 결과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수명 결정에서 약 50~55%를 차 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외부 원인에 의한 사망을 적절히 보정하고 나면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기여는 약 55%까지 급격히 증가한다며 유전적 요인의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 추정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노화 연구의 핵심 질문이지만 장수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수명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질병이나 생활환경 같은 외부 환경 요인은 개인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가리거나 혼동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