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재발, 근본 원인은 '스트레스'

호중성 백혈구, 변형 지질 분비해 휴면 암세포 깨워
협심증 '베타 차단제' 비활성 유지…'사이언스 중개 의학' 논문

 암의 재발은 중대한 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다.

 화학치료나 외과 절제 수술을 하고 호전되는 듯했던 암이 재발하면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이처럼 위험한 암의 재발에 관여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미국 위스타 연구소(Wistar Institute)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스트레스 자극을 받은 호중구(호중성 백혈구)가 변형된 지질을 분비해 휴면 상태의 암세포를 깨우는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 연구는 '중개 종양 면역학 프로그램'의 미켈라 페레고 박사 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논문으로 실렸다.

 펜실베이니아대 캠퍼스 안에 위치한 위스타 연구소는 1892년 설립된 비영리 독립 의학 연구기관으로 종양학, 면역학, 전염병 백신 등을 전문으로 한다.

 제약업체 이노비오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INO-4800'을 개발 중인 파트너이기도 하다.

암 재발 과정을 설명하는 페레고 박사

 3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암의 재발은, 발생 초기 몸 안에 퍼진 휴면 암세포들이 다시 활성화하면서 시작된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에서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휴면 중인 폐암과 난소암 세포를 재활성화하는 걸 확인했다.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이런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면서 호중구를 자극했다. 그러면 호중구에서 분비된 특정 단백질(S100A8/A9)과 변형 지질 분자가 잠자던 암세포를 깨웠다.

 '베타 차단제(beta-blocker)'를 시험 투여한 생쥐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암세포의 휴면 상태가 유지됐다. 베타 차단제는 널리 쓰이는 협심증, 고혈압 치료제다.

 호중구 분비 단백질 수치가 높으면 암 재발 위험(수술 후 33개월 경과 기준)이 커진다는 것도 확인됐다. 폐암 절제 수술을 받은 80명의 혈청 샘플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베타 차단제나 S100A8/A9 표적 화합물로 휴면 암세포의 재활성화 과정을 교란하는 치료법을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런 후속 연구를 위해선 더 정교한 휴면 암세포 모델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에릭 사하이 박사 연구팀도 지난 2월 휴면 암세포의 재발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 세포 생물학(Nature Cell Biology)'에 발표했다.

 이 논문의 요지는, 유방암에서 폐로 전이한 암세포 그룹이 건강한 폐 세포의 보호 아래 장기간 휴면 상태로 숨어 있다가 2차 암으로 재발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이 암세포의 변형과 생존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sFRP2)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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