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세포를 '복제 노예'로? 신종 코로나의 기막힌 신호 교란

사스 특유의 유전체 도메인, 숙주세포의 자체 단백질 생성 차단
독일 뮌헨대 등 연구진, '엠보 저널'에 논문

 학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SARS-CoV-2'라고 한다. 왕관 모양의 표면 돌기를 공유한 코로나 계열의 '새로운 사스 바이러스'라는 의미다.

 사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는 알려진 것만 수백 종에 달한다.

 다행히 그중에서 인간에게 감염해 질병을 일으키는 건 7종뿐이다.

 현재 대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 외에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SARS-CoV-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계절성 인간 코로나는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감기 바이러스로 발견된 지 50년이 넘었다.

 신종 코로나의 원조 격인 사스 코로나는 2002~2003년에 유행했다.

 이 사스 코로나는 인간에 감염해 치명적인 폐렴을 일으킨 첫 번째 코로나바이러스로 기록됐다.

 신종 코로나와 사스 코로나의 RNA 유전체엔 SUD(SARS-unique domain)라는 독특한 영역이 있다.

 감기 코로나엔 없는 이 SUD 도메인이, 이들 두 사스 코로나가 심각한 감염 질환을 일으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SUD 도메인의 유전자 정보로 생성되는 단백질(이하 SUD 단백질)이 인체 세포의 단백질 합성에 개입해, 바이러스 입자의 대량 증식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게 요지다.

독일 뮌헨대(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뮌헨대)와 뤼베크 대 과학자들은 20일(현지 시각) 분자생물학  국제학술지 '엠보 저널(EMBO Journal)'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와 사스 코로나의 SUD 도메인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첫 번째 단백질 합성 단계에 관여하는 Paip-1 번역 인자(translation factor)와 먼저 상호작용했다.

 이어 SUD 단백질은 Paip-1 등 다른 세포 단백질과 함께 세포질의 '단백질 합성 기계'인 리보솜과 결합했다.

 보통 이런 리보솜 결합이 일어나면 바이러스뿐 아니라 숙주세포의 단백질 합성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나 사스 코로나에 감염된 세포에선 Nsp1이라는 바이러스 단백질이, 숙주세포의 단백질 합성 코드를 가진 '전령RNA(messenger RNA)를 파괴했다.

 이렇게 되면 두 사스 코로나에 감염된 숙주세포는 자체 단백질 생성을 줄인 채 압도적으로 많은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당연히 늘어난 바이러스 단백질은 바이러스 입자의 대량 증식에 투입된다.

 사스 바이러스의 SUD 단백질이 숙주세포의 Paip-1과 상호작용한다는 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 터지기 전에 뮌헨대의 알브레히트 폰 브룬 박사 연구팀이 발견했다.

 뤼베크 대의 롤프 힐겐펠트 교수 연구팀은 이 발견을 매우 흥미롭게 봤고, 자연스럽게 공동 연구가 이뤄졌다.

 그때 힐겐펠트 교수팀의 레이 지안(Jian Lei) 박사는, SUD 단백질과 Paip-1 인자의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복합체의 입체 구조를 X선 결정학 기법으로 밝혀낸 상태였다.

 X선 결정학은 X선 회절을 이용해 결정체의 입체 구조를 연구하는 것인데 인간의 DNA 구조를 발견하는 데도 실마리를 제공했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폰 브룬 박사팀의 위우 마-라우어 박사는 다양한 세포 생물학과 생물 물리학 기법을 동원해 이 복합체의 특성과 기능을 알아냈다.

 폰 브룬 박사는 "경험이 풍부한 코로나바이러스 학자로서 조언한다면, 사스 유전체의 특별한 영역(SUD)을 먼저 연구해야 이 바이러스를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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