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6시간마다 2배로…감기 바이러스가 증식 막는다

리노바이러스,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 활성화로 바이러스 증식 차단
코로나19 인터페론 치료, 임상 시험 중…감염 초기 효과 '긍정적'
미국 예일 의대 연구진, '실험의학저널'에 논문

 리노바이러스(rhinovirus)는 사람에게 콧물감기(급성비염)나 보통 감기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다.

 그런데 이 흔한 감기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감염 초기 증식을 차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리노바이러스는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interferon-stimulated genes)'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 면역계의 초기 반응 단백질인 인터페론은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기도 조직안에서 신종 코로나의 복제를 막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초기에 이런 방어 체계가 가동되면 병세 악화를 막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 연구는 미국 예일대 의대의 엘런 폭스만 진단검사의학·면역학 조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논문은 15일(현지 시각) 동료 검토 국제학술지 '실험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실렸다.

 코로나19 말기에 인터페론 수위가 높아지면 병세가 더 나빠지고, 과민 면역반응을 자극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코로나19 초기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기제를 찾았다는 것이다.

 폭스만 교수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보통 감기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한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리노바이러스가 코로나19에도 똑같은 방어 효과를 내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의 기도 조직(airway tissue)에 실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한 기도 조직에선 처음 사흘간 바이럴 로드(viral load·바이러스량)가 6시간마다 2배로 늘었다.

 그런데 리노바이러스에 먼저 노출된 기도 조직에선 신종 코로나가 감염해도 전혀 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리노바이러스를 제거해도 동일한 방어력이 작용했고, 신종 코로나의 감염 속도도 늦춰졌다.

 하지만 감염에 필요한 바이러스 입자의 양(量), 즉 '감염량(infectious dose)'이 낮을 때만 이런 방어력이 나타났다.

 인체가 바이러스 감염에 맞서 효과적으로 싸울지는, 어느 정도 로드의 바이러스에 노출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보여준다.

 감염증이 곧 나타날 것으로 진단된 신종 코로나 감염자의 코 검사 면봉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런 초고속 바이러스 증식은 인체의 방어 면역이 개입하기 전에 이뤄졌다.

 또 바이러스 증식 속도가 '6시간마다 2배'보다 훨씬 더 빠른 환자도 일부 있었다.

 포만 교수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강한 면역반응이 생기기 전에 바이러스가 자기 입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 존재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론 코로나19 확진자와 가깝게 접촉한 감염 고위험군엔 예방적 인터페론 치료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대개 증상이 없는 감염 직후 수일간 치료하는 것이라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인터페론 치료에 대해선 현재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감염 초기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발견은 감기가 극성일 때 인플루엔자 같은 다른 바이러스 감염률이 낮아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과거에 지배적이던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가 더 강하게 유행할 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호흡기질환 바이러스 간의 상호 간섭은, 이런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정도의 '상한선(upper limit)'을 설정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포만 교수는 "바이러스 간에는 우리가 아직 잘 모르는, 보이지 않는 상호작용이 있다"라면서 "이번 논문 내용은 현재 연구 중인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백혈구 면역 반응으로 항암제 효과·재발 여부 확인"
백혈구 면역 반응을 추적해 항암제 약효와 암 재발 여부를 알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이 혈액 속 백혈구의 접착력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암 재발과 항암제 치료 반응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칩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미세관이 얽혀 있는 칩 안으로 혈액을 흘려보낸 뒤 관에 부착된 백혈구의 숫자를 자동 프로그램으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치료 단계에서 항암제의 효능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수술 후 재발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 유방암에 걸린 쥐의 백혈구는 건강한 쥐의 백혈구에 비해 칩 내벽에 달라붙는 숫자가 최대 40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 효과가 있는 약물(독소루비신)을 투여한 결과 종양 성장이 억제되면서 백혈구의 부착 빈도가 즉각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치료 효과가 없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는 높은 접착 상태가 유지됐다. 또 수술로 일차적인 암 조직을 제거한 뒤 육안이나 영상 진단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미세 전이가 시작되는 단계에서도 백혈구 접착력이 다시 상승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재발·전이 가능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