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과식'도 주의해야…"한국인 결핍 영양소 거의 없어"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면역력을 높이고 체력을 키우려고 일반인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방법이 비타민제 섭취다.

 하지만 시판중인 비타민제의 종류가 워낙 많고 함량도 제각각이라 제품을 고르기 쉽지 않다.

 최근에는 즉각적인 피로 해소와 체력 개선을 돕는다는 고함량 기능성 비타민 제품도 관심을 끌지만, 해당 제품들이 실제 건강 증진에 과연 효과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바른 영양제 섭취 방법에 관해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권혁태 교수는 일반적 한국인 이 꼭 챙겨 먹어야 할 영양제는 딱히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등 우리나라 국민의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살펴볼 때 특정 영양소 결핍이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 교수는 "최근 영양제를 배부르게 먹는다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하루에 3∼4종, 많게는 10종에 달하는 다양한 비타민을 드시는 사람들이 있다"며 "사실 한국인의 칼슘이나 비타민D 수치가 약간 낮기는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영양 결핍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영양소는 식품으로 섭취가 불가능하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영양소의 정의를 보더라도 식품으로 대부분 섭취가 가능하다"며 "'섭취가 불가능한 영양소'라는 말은 모순에 가깝다"고 말했다.

 고함량 비타민 섭취 시 즉각적인 피로 해소 효과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 권 교수는 "일종의 플라시보(위약)"라고 일축했다.

 그는 "고함량 비타민 섭취가 자신의 몸 상태를 해치지 않은 수준이라면 복용 중지를 권하긴 어렵지만 사실 대부분은 주관적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비타민 결핍보다 오히려 더 무서운 것은 과잉 섭취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비타민D 수치가 낮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면서도 별도의 비타민D 영양제를 따로 먹고 여기에 비타민D 주사까지 맞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교수는 "일반적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는 30ng/mL 이상이면 정상이고 20ng/mL만 넘어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이런 분들은 해당 수치가 100ng/mL를 넘기도 한다"며 "모든 수치가 적정 범위에 있어야 가장 좋다. 이를 초과해도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A의 경우 흡연자가 다량을 복용하면 폐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 상태, 병력, 연령, 식생활 패턴 등을 고려해 어떤 영양소를 잘 챙겨 먹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노년층은 나이가 들수록 입맛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식사량이 줄어 한두 가지 영양소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분들에게는 종합비타민 하나 정도 챙겨 드시는 게 어떤지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젊은 여성의 영양 불균형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며 "이런 경우도 자신의 식품 섭취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무분별한 영양제 섭취보다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내 몸에 더 효과적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권 교수는 "과도한 음주를 한다면 비타민B 계열의 영양제가 건강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비타민을 챙겨 먹으면서까지 꼭 술을 먹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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