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연구센터·냉동창고도 맞춤형 지원 필요"

"의약품 개발·생산 과정에 특수 시설 필요"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정작 의약품 개발·생산에 필수적인 연구센터와 냉동창고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바이오경제 2.0 원탁회의'를 열어 국가전략기술의 지정 범위를 현재 지정된 백신뿐 아니라 바이오 의약품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바이오 의약품 기업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는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지원책에도 업계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필수적인 실험실, 냉동창고 등 건축물에 대한 맞춤 지원책은 여전히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인천 송도에 글로벌 연구·공정개발(R&PD)센터를 세우는 데 약 3천200억원이, 대웅제약[069620]은 최근 경기 화성에 짓는 새 공장에 1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보다 기업 규모가 작은 유바이오로직스나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도 생산 공장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규모와 상관 없이 토지와 건축물에 수천억원을 쓰고 있는 만큼, 세제 지원이 되면 절약한 돈을 임상시험 등에 쓸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본부장은 "현재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인 클린룸과 연계된 배관이나 공조 설비,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냉동창고 등이 세법상 건물로 취급돼 세제혜택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타 산업과는 다른 특성을 반영해, 바이오 의약품 사업화 시설에 대해선 세제 혜택을 GMP(제조 및 품질관리기준)를 만족하는 제조 시설에 대한 건물 전체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백신 업계 관계자도 "바이오 의약품 관련 건축물은 바이러스 등을 다뤄 위험 시설로 지정돼 설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며 "백신 연구·생산 시설은 특수 시설로 설계돼 연구 인프라로 사용되는 만큼 생산설비에 한정된 공제 범위를 건축물로 확대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지난 3월 바이오 산업의 투자 세액 공제 범위를 토지와 건축물까지 확대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제출했다.

 이후 지난 5월 비슷한 내용을 재발의했는데, 현재 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제 혜택은 대기업에 특히 유리한 정책이므로, 영세한 기업에 대해선 세제 혜택보다 현금성 지원 등 더욱 직접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임상 등에도 세액 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USA'에서 임상에 드는 비용을 세액공제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범정부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을 논의하는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의 조속한 설치를 계속해서 주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갖는 점은 다행이지만, 첨단 신약 개발 위주로 지원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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