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가 뇌수막염에 취약한 이유는…"뇌수막 면역장벽 때문"

IBS 연구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예방·치료 새 방향 제시

 영유아가 뇌수막염에 취약한 것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뇌수막 면역장벽에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규명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과 김영찬 연구원(서울대병원 내과 전임의), 안지훈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뇌수막염이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새로운 원인을 밝혀내고 뇌수막 정맥동 혈관 주변 면역세포가 바이러스 감염 보호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뇌수막염은 뇌에 직접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뇌염으로 진행하기도 하며, 특히 영유아의 세균성 뇌수막염은 사망률이 15%에 이른다. 생존하더라도 15%가량은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아 정상적인 삶이 어렵다.

 뇌수막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진균 감염으로 알려져 있으나, 혈액을 통해 인체 내부로 침투한 감염원(코로나바이러스-2 포함)이 어떻게 뇌수막이나 뇌까지 도달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중추신경계 경계 부위 세부 조직인 경막, 연질막, 맥락막총 각각의 특성을 비교해 뇌수막의 가장 바깥 부분인 경막에서 뇌척수액과 혈류가 교류할 수 있어 감염에 취약한 조직임을 확인했다. 특히 경막에 있는 정맥동 혈관이 뇌수막염 바이러스 이동 경로인 것을 밝혀냈다.

 또 영유아와 성인의 뇌수막염 감염 차이 비교를 위해 뇌수막염 바이러스 감염 생쥐 모델을 비교․분석한 결과, 어른 생쥐(생후 28일)에게서는 바이러스 감염이 뇌수막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나, 새끼 생쥐(생후 7일)에게서는 바이러스가 경막의 정맥동 혈관으로부터 뇌에 퍼지면서 염증이 악화하고 생존율이 10%로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를 경막 내 면역세포에서 찾았다. 새끼 생쥐에는 어른 생쥐에서 보이는 성숙한 면역세포가 다양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나아가 각 면역세포 제거 항체를 투여하거나, 선택적으로 면역세포가 제거된 유전자 변형 생쥐 모델을 통해 경막 대식세포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경막 대식세포 중 정맥동 혈관 주변에만 밀집하는 특징적 현상을 보이는 'MHCIIhi' 대식세포가 감염 차단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는데, 새끼 생쥐에서는 이 대식세포가 결핍돼 있었다.

 연구팀은 MHCIIhi 대식세포들이 혈류를 타고 경막 정맥동 혈관을 통해 경막 조직으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정상 어른 생쥐의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 대식세포를 제거하자 뇌수막염 바이러스가 경막 정맥동혈관 주변과 연질막까지 퍼져 감염이 확산했다. 이로써 경막 정맥동 혈관 주변에 밀집한 MHCIIhi 대식세포가 바이러스의 뇌 침입 감염을 방어하는 면역장벽 형성에 핵심임을 증명했다.

 제1 저자인 김영찬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혈액-뇌 장벽의 미성숙으로 인해 영유아가 뇌척수막염에 취약하다는 기존 학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뇌수막 면역 개선을 통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예방 및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7일(한국시간)에 온라인 게재됐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생명 위협도"
모든 약물은 오남용을 유의해야 하지만 학구열 강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주의를 요구하는 약이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로 잘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가 그것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약물로 의료용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한다. 화학식은 C14H19NO2다. 6세 이상 소아 및 청소년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등 증상을 나타내는 정신과 질환인 ADHD 치료 등에 활용된다. 복용 시 도파민 등 수치를 높여줘 집중력, 업무 수행 능력 등을 일시적으로 향상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약'으로도 와전돼 있다. 하지만, 이 약을 오남용할 경우 두통, 불면증, 식욕 감소 등 부작용은 물론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자살 시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 사용할 경우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주 멜버른 대학 신경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바우먼 교수 연구팀은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 메틸페니데이트 등을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욕은 높아질 수 있어도 막상 작업 생산성은 감소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