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생리 주기도 예측하는 세상…정부, '생체정보' 법안 추진

현행법엔 생체정보 조항 없어…개인정보위 "보호·규제 균형"
삼성 갤럭시 신제품 출시 맞물려 생체정보 수집 항목 확대하기도

  수면 중 심박수를 비롯해 혈당이나 스트레스 정도 등 각종 생체정보를 수집해 생리주기를 예측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측정하는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정부가 이에 대한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생체정보 규율 체계를 만들어 정보주체의 권리 침해 위험성을 낮추고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2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개인정보위는 현 실정에 걸맞게 생체정보를 정의하고, 수집 절차와 활용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생체정보 활용을 둘러싼 논란을 줄이고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선 가이드라인 수준이 아닌 제도 자체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생체정보가 명시된 조항은 없다.

 2020년에야 관련법 시행령에서 민감정보의 범위에 '개인의 신체적, 생리적, 행동적 특징에 관한 정보' 조항이 추가됐으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산업계 실정과는 동떨어졌고,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웨어러블 기기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생체정보의 수집 규모와 항목이 다양화하는 추세다.

 최근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건강 모니터링을 하도록 돕는 스마트 반지 '갤럭시 링' 등 최신 갤럭시 시리즈 출시와 맞물려 수집하는 생체정보의 종류를 늘렸다.

 지난 1일 개정된 삼성헬스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보면 기존에 수집해 온 심박수, 스트레스 레벨, 혈당, 혈압, 근육량 기초대사량 등에 더해 ▲ 심박 변이 ▲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 수면 중 움직임 ▲ 수면 중 심박수·호흡률 등을 추가했다.

 AI 등을 통해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배란, 가임, 생리 주기를 예측하거나 수면 무호흡을 탐지하는 데 활용된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우려가 해외를 중심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미국지부의 게릿 슈니만 선임 애널리스트는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갤럭시에서 혈압, 수면, 생리 주기 등 수집되는 개인 건강 데이터가 늘어나는 것에 우려가 존재한다"며 "유럽연합(EU)에선 건강 데이터를 (수집된) 지역 내에서 보관·처리해야 한다고 명시했기에 관련 인프라 마련도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얼굴과 홍채 정보를 수집한 암호 화폐인 월드코인의 경우 스페인과 케냐 등이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서비스 중단 조처를 내렸다.

 EU도 지난 2월 AI법을 확정하면서 인간의 안전과 기본권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생체 분류 시스템과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을 금지했다.

 개인정보위는 EU AI법 등 국제 조항과 산업계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생체정보 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한번 유출되면 변경이 불가능하고, 수집 항목에 비윤리적인 부분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게 생체정보의 특성"이라며 "개별적인 정의 조항을 만들고, 보호와 활용이 균형적으로 잡힌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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