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브레이커' 키성장 주사…"정상 키 아동엔 효과 확인 안돼"

김영주 "안전성·유효성 확인 없이 오남용, 관리감독해야"

  신장이 정상 범위에 있는 아동에 대한 성장호르몬 치료는 효과가 확인이 안돼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의 '의료기술재평가보고서-소아청소년 대상 키 성장 목적의 성장호르몬 치료'에 따르면 40편의 국내외 관련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저신장과 관련한 질병이 없고 키가 하위 3%에 속하지 않을 정도로 작지 않은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보의연은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성장호르몬 치료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허가 범위를 초과해 사용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권고되지 않는다"는 정보문을 발표했다.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소아만성신부전, 프라더윌리증후군,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 못한 부당 경량아, 누난증후근으로 인한 저신장증에만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문헌 분석 결과 특발성 저신장증의 경우 성인이 된 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5㎝ 정도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혼재했다.

 일명 '키 크는 약', '키 크는 주사'로도 불리는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대학병원, 일반병원, 성장클리닉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대국민 정보안내문'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고서 캡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약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의료기관에 공급된 성장호르몬 의약품은 1천66만개에 달한다.

 이 중 건강보험 급여 대상은 3% 수준인 30만7천개 뿐이다. 나머지는 저신장증이나 관련 질병이 없는 소아나 청소년들에게 비급여 처방된 것이다.

 의료기관에 납품된 성장호르몬 의약품의 단가는 최소 1만2천521원, 최고 135만원이었다.

 의약품의 대부분은 주사제로, 처방을 받은 후 집에서 부모나 자기 스스로 일주일에 6~7회 몸에 직접 주사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약값이 연간 1천만원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성장기 아동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골 브레이커'(등골이 휠 정도로 부담이 가는 비싼 상품)로 '악명'이 높다.

 김 의원은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는 성장호르몬 바이오의약품은 모두 24개로, 터너증후군 등으로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환자를 대상으로만 임상시험을 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없었다"며 "식약처는 이들 의약품이 일반인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관련 바이오의약품은 식약처에서 효능, 효과가 확인된 바 없었지만, 마치 키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의료기관들에서 오남용되고 있다"며 "복지부와 식약처는 의약품의 허가 목적과 다르게 오남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관리,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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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생명 위협도"
모든 약물은 오남용을 유의해야 하지만 학구열 강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주의를 요구하는 약이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로 잘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가 그것이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약물로 의료용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한다. 화학식은 C14H19NO2다. 6세 이상 소아 및 청소년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등 증상을 나타내는 정신과 질환인 ADHD 치료 등에 활용된다. 복용 시 도파민 등 수치를 높여줘 집중력, 업무 수행 능력 등을 일시적으로 향상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약'으로도 와전돼 있다. 하지만, 이 약을 오남용할 경우 두통, 불면증, 식욕 감소 등 부작용은 물론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자살 시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 사용할 경우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주 멜버른 대학 신경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바우먼 교수 연구팀은 ADHD 환자가 아닌 사람이 메틸페니데이트 등을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욕은 높아질 수 있어도 막상 작업 생산성은 감소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