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안면마비, 당뇨병 발병 시발점일 수도"

당뇨병 환자, 안면마비 발생률 최대 1.6배…"감염·신경병증이 발병 위험 높여"

 한 사람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얼굴에는 총 43개의 근육이 존재한다.

 이들 근육을 통해 자기만의 미세한 표정을 만들어냄으로써 상대방과 정교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안면근육을 움직이는 건 뇌의 일곱번째 신경인 '안면신경'이다. 두개골을 빠져나온 신경이 각 측면에서 안면근육을 움직이는 역할을 해준다.

 이런 안면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급성 안면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웃거나 눈을 깜빡이는 게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씹는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눈꺼풀이 잘 감기지 않아 눈물의 흐름이 감소하거나, 입맛이 떨어지고 입이 삐뚤어지는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기 능적인 장애 외에도 안면 비대칭에 의한 심미적 문제는 사회활동까지 위축시킨다.

 안면마비 증상을 부르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는 '벨마비'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얼굴이나 귀 주변에 감염돼 발생하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이 꼽힌다.

 이외에도 바이러스 감염, 외상, 청각 종양, 악성 종양, 고막 안쪽의 진주종, 자가면역장애, 임신, 치료 중 손상, 선천성 이상 등도 안면마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꼽히는 당뇨병이 안면마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국제학술지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 최신호에 따르면, 한양대 의대 이비인후과 정재호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자 진료 빅데이터(2002~2019년)를 분석한 결과, 당뇨병이 급성 안면마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당뇨병군(9만2천868명), 비당뇨병 대조군(37만1천392명)으로 나눠 대표적인 안면마비 질환인 벨마비와 람세이 헌트 중후군 발생률을 각각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당뇨병군의 벨마비 발생률은 인구 1만명당 31.4명으로, 당뇨병이 없는 대조군의 22.1명보다 1.42배 더 높았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 발생률도 당뇨병군이 인구 1만명당 4.6명으로, 대조군의 2.9명에 견줘 1.61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신체의 면역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잠재적으로 급성 안면마비 발병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당뇨병이 혈액 공급에 장애를 일으켜 저산소증에 의한 미세혈관병증, 대혈관병증 등의 신경병증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것도 안면마비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정재호 교수는 "급성 안면 마비는 기능적, 심미적 문제를 일으켜 개인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치료뿐만 아니라 당뇨병 등의 선행 질환 예방에도 중점을 둘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한 안면마비 치료를 위해 필수적인 스테로이드 복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벨마비 등의 급성 안면마비는 치료를 위해 발병 2∼3일 안에 고농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게 중요하지만,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전문의 상담을 통해 고용량 스테로이드 복용 시 혈당치가 정상범위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美FDA, 코로나19 백신접종 대상 '65세 이상·고위험군' 제한 추진
미국 보건·의약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65세 이상 노령층과 고위험군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미 언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미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식품의약청(FDA)은 향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65세 이상 또는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들로 제한하기로 하는 계획을 전날 발표했다. 또 FDA의 마틴 마카리 청장과 백신 책임자 비나이 프라사드 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한 글에서 건강한 성인과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은 제약사들이 장기 위약 대조군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지 않을 경우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은 이런 백신 규제 방침이 제약사들의 비용 부담을 크게 늘려 새로운 백신 개발에 장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백신은 변종을 거듭해 왔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취약한 겨울철을 앞두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을 업데이트해왔다. 하지만 FDA 측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의 경우 위험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에 관해 FDA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