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장기이식으로 난치병 치료…국민 10명 중 7명 찬성"

의기협 '이종장기이식 콘퍼런스' 개최…"국내서도 5년내 환자 임상진입 전망"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돼지 등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해 생명을 연장하는 '이종장기이식 치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권복규 교수 연구팀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김길원 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난치병 환자의 새 희망, 이종장기이식 현황과 미래' 콘퍼런스에서 이런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이종장기이식 치료는 장기가 완전히 망가져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마지막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가장 활발한 건 미국과 한국, 중국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의료진이 바이오기업 e제네시스가 만든 돼지의 유전자 변형 신장을 말기 신장질환을 앓는 62세 남성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중국 산시성 시안 공군의과대학 시징병원 의료진도 비슷한 시기에 뇌사 상태인 50대 남성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이식했다. 이는 인간에게 돼지 간이 이식된 첫 사례로, 이식된 간은 담즙 분비 등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제네시스와 하버드의대 등 연구팀은 지난 1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고 인간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69개의 유전자를 편집한 미니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최장 758일까지 생존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바이오기업 옵티팜이 유전자 변형을 거친 돼지의 신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221일 생존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에서 19세 이상 56세 미만 1천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들은 이종장기이식에 대해 71.2%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환자에 대한 치료법 적용에 대해서도 72.9%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본인이 이종장기이식 대상자가 됐을 경우 이식 치료를 받을지에 대해서는 이보다 낮은 61.7%가 동의했다.

 치료에 동의하는 이유로는 '난치병 치료 가능성 그 자체만으로 시도할만하다'는 의견이 53.1%로 가장 많았으며, 반대하는 이유로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45.4%를 차지했다.

 이종장기이식을 위한 영장류와 돼지 실험에는 응답자의 78.9%, 78.0%가 각각 찬성했다.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하기 위한 선결 조건 중 하나인 유전자 변형에 대해서는 찬성이 64.4%로 반대(31.3%)보다 많았다.

 또 뇌사자를 대상으로 한 이종장기이식 시험에 대해서도 찬성(60.9%)이 반대(32.7%)를 앞섰다.

 국내에서는 향후 5년 동안 380억원을 투입해 5년 내 이종장기이식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 보건복지부 국가과제가 시행되고 있다.

  현재 심장, 간 등의 장기와 췌도, 각막, 피부 등의 세포조직을 이식하는 영장류 대상 비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각막이식과 관련한 비임상 연구는 한국의 성과가 가장 우수하고, 임상화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윤익진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대한이종이식연구회 회장)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이종이식계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종장기를 난치병 환자에게 이식해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임상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특히 중국의 경우 비임상 영장류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임상화의 길을 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형질전환 기술과 이식 면역치료 분야에서 미국 다음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 난치병 치료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전국 곳곳 병원서 '주 1회 휴진'…정부는 "의료개혁 완수"
전국 곳곳의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주요 대학 병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주 1회 셧다운(휴진)'에 돌입한다. 이달 말 의대 모집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의대 교수들이 사직과 휴진으로 대정부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는 2천명 증원에서 물러섰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제는 의료계가 협상에 응해야 할 때라고 맞서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대학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총회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의했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전날 총회에서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울산의대 비대위는 "장기간 비상 의료 상황에서 교수들은 정신적, 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진료, 수술에 있어 재조정 될 수밖에 없다"고 배경을 밝혔다.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 원광대병원 비대위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고, 다음 달 3일부터 매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뷰노 "AI 안구 뒷부분 영상 판독 설루션, 비급여 사용 가능해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는 안저(안구 뒷부분) 영상 판독 보조 설루션 '뷰노메드 펀더스 AI'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뷰노에 따르면 뷰노메드 펀더스는 AI를 기반으로 안구 속 뒷부분인 안저 영상을 분석해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 주요 실명 질환 진단에 대한 이상소견 유무와 병변 위치를 수초 안에 판독하는 의료기기다. 이 제품은 개발 전부터 허가 심사와 관련해 식약처 지원을 받는 혁신의료기기 1호로도 지정됐던 바 있다. 통합심사·평가를 통과하면서 이 기기는 의료 현장에서 3~5년간 비급여 사용이 가능해졌다. 회사는 향후 건강보험 정식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현장 사용에 따른 실사용 데이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이번 결정으로 뷰노메드 펀더스 AI가 향후 건강보험에 정식 등재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그간 다수 글로벌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논문을 통해 우수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 온 해당 제품이 앞으로도 안저 검사 수검률을 높이고 환자 삶의 질 개선과 사회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