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친사회적 행동' 결정하는 특정 영역 있다"

英 연구팀 "뇌 vmPFC 손상되면 다른 사람 돕는 의지·행동 약해져"

 뇌 앞쪽 부위인 복내측 시상하핵 전전두엽 피질(vmPFC) 영역이 다른 사람을 돕거나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결정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뇌 손상 환자들에 대한 연구에서 확인됐다.

 영국 버밍엄대와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2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서 뇌 손상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 비교 실험에서 뇌 복내측 시상하핵 전전두엽 피질(vmPFC)이라는 영역이 친사회적 행동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친사회적 행동 결정이 뇌 어느 부분에서 이뤄지는지 밝히는 것은 다른 사람을 돕고 기후변화, 전염병, 국제 분쟁 같은 글로벌 과제 해결에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를 치료하는 데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의사 결정과 다른 실행 기능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 뇌 앞쪽 부위인 vmPFC에 초점을 맞췄다. 이 부위는 이전 자기공명영상(MRI) 연구에서 보상과 그 보상을 얻기 위한 노력 사이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런 기능에 필수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각 참가자에게 익명의 타인과 만나게 한 다음, 특정 행동(악력계 운동하기)을 할 경우 자신 또는 타인에게 보상(돈)이 돌아간다고 알려주고, 휴식과 악력계 운동하기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실험마다 악력 운동의 보상이 자신에게 돌아가는지 또는 타인에게 돌아가는지 알려줬고, 악력계에 얼마나 힘을 주는지를 통해 참가자가 보상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vmPFC 손상 여부에 따라 참가자들이 타인을 돕고자 하는 결정을 하고 이에 들이는 노력이 달라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vmPFC가 손상된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낮았고, 돕기로 결정한 후에도 힘을 덜 썼으며,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벌어들이는 돈이 대조군보다 적었다.

 연구팀은 이어 뇌 특정 부위와 행동 간 관계를 연구하는 기술인 병변-증상 매핑을 사용해 vmPFC 근처에서 손상될 경우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의지가 더 커지게 하는 하위 영역도 찾아냈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조 커틀러 박사는 "이 연구는 친사회적 동기를 더 잘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같은 임상 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mPFC 영역은 10대 후반에 발달하고 나이가 들면서 변화한다"며 "이 영역이 교육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즉 다른 사람을 더 잘 돕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정말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Human Behaviour, Patricia Lockwood et al., 'Human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is necessary for prosocial motivation', http://dx.doi.org/10.1038/s41562-024-018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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