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닮아가는 질환 '대사증후군'…10쌍중 1쌍꼴 동반"

부부 1천800쌍 분석 결과…"남편·아내 대사증후군이면 배우자도 1.5배 위험"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이상지질혈증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 자체로는 심각한 질병이 아닐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점에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이 발병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인슐린 저항성, 비만, 좌식 생활에 의한 신체활동 부족, 호르몬 불균형, 수면 장애, 직간접 흡연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면 남편과 아내 모두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부부가 식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질병에 걸릴 위험도 닮아가는 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은 부부간 대사증후군의 일치가 부부의 사회경제적 특성, 생활 습관, 영양 섭취와 관련 있는지를 살폈다.

 이 결과, 부부 모두에게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은 부부의 평균 연령이 높을수록, 부부 모두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부부 모두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부부 모두 근력 운동을 하지 않을수록, 부부 모두 탄수화물 섭취가 과다할수록 등의 조건에서 최소 4%, 최대 61%까지 증가했다.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을 가진 경우 남편과 아내의 대사증후군 위험은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우자의 개별적인 생활 습관 중에서는 아내의 흡연이 남편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2.5배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남편의 낮은 학력·경제 수준,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아내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1.3~1.6배 높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가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부부가 비슷한 사회경제적 환경, 식생활 습관을 공유할 때 대사증후군 동반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생활 습관이 상대방의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에 직접적으로 관여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부부의 건강이 닮아가는 건 대사증후군뿐만이 아니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중년 부부 6천30쌍(1만2천60명)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 2022년)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남편이나 아내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으면 그 배우자도 좋을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내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으면 남편도 좋을 가능성이 건강지표가 좋지 않은 경우에 견줘 1.49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반대로 남편의 심혈관 건강지표가 좋을 때 아내가 함께 좋을 가능성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1.46배에 달했다.

 이는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흡연, 운동, 식습관, 비만도,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의 위험 요인에 대한 관리가 부부끼리 서로 닮아감을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따라서 만약 부부 중 한 사람이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배우자도 심혈관 건강지표를 함께 확인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이가영 교수는 "부부의 생활 습관이 상호작용함으로써 서로의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근력운동 부족은 서로의 대사증후군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부부가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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