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이용 헬스케어 급성장…"'AI 기본법', 규제에 신중해야"

"EU식 AI 규제법 이후 국내서 'AI 3중규제' 우려…"중복규제보다 맞춤대책 필요"

  AI(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헬스케어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방대한 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한 질병 예측에서부터 개인 맞춤형 진단 및 치료, 원격 의료, 의료 영상 분석,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헬스케어 분야에서 AI의 적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기준으로 FDA에 등록된 AI 관련 디지털헬스·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는 950개에 달한다.

 하지만 AI 헬스케어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우려의 시선도 커지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로는 조금의 오류만으로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헬스케어 산업의 특성상 AI 기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돼야 하지만, 아직은 신뢰할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에 일부 국가에서는 AI 기술을 규제하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규제책을 내놓은 곳은 유럽연합(EU)이다.

 EU에서는 지난 8월 세계 최초의 포괄 AI 규제법인 'EU AI Act'가 발효됐다.

 이 규제법에는 EU에서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포괄적인 규제책이 담겼다.

 예컨대 사회 질서나 기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AI 시스템을 금지하고 의료와 교통, 법 집행 등 사람들의 안전과 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위험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해서는 엄격한 모니터링을 의무화했다.

 또 사용자에게 AI 시스템과 상호 작용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리고, 시스템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제공해야 하는 투명성 의무도 빼놓지 않았다.

 이 법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AI 관련 의료기기는 2026년 8월 2일 이후에 출시되면 2027년 8월 2일부터 규제를 받고, 그 이전에 출시된 AI 관련 의료기기의 경우 2026년 8월 2일 이후 중대 설계변경이 있을 때만 규제 대상이 된다.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의료 호출과 응급환자 분류 등에 활용되는 AI 기술의 경우 2027년 8월 2일 이후부터 규제받는다.

FDA 디지털헬스·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현황

 국내에서도 유럽연합의 법 제정 이후 이를 참고한 'AI 기본법' 제정이 서둘러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AI 기본법을 통해 AI 발전과 안전·신뢰를 균형 있게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EU 같은 '수평적 규제' 방식의 AI 기본법이 제정될 경우 이제 막 태동기에 들어간 AI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AI 기술로 얼굴, 음성을 조작하는 딥페이크 콘텐츠를 막기 위해 AI 기술 전반을 수평적으로 규제할 경우 AI 헬스케어 산업에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적용한 의료기기나 체외진단기기 등을 '고위험 AI'로 분류하고 각종 규제와 제재를 강제하는 게 이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마련 중인 AI 기본법이 EU보다 더 강화된 규제책을 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법 전문가인 박상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개최한 미디어 아카데미에 나와 국내에서 마련 중인 AI 기본법 중 규제 조항이 헬스케어 산업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만큼 진흥 조항만 조속히 통과시키고 규제 조항은 분리해 신중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랜 기간의 규제 합리화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품목허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등재가 통합 운영 중이고, 디지털의료제품법이 곧 시행될 예정인데 AI 기본법에 따른 규제가 추가되면 이중 규제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의 경우 AI가 불러오는 사회문제와 리스크가 분야별로 다르기 때문에 EU와 달리 AI 기술 전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수평 규제법을 마련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대신 AI 기반 의료의 경우 기존 의료기기 관련 법을 기반으로 AI 기술 발전과 문제 발생에 맞춰 이를 수정해나가는 '맥락 특유적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방통위가 준비 중인 AI 이용자법안까지 마련되면 사실상 전 산업에 'AI 3중규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AI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과기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AI 기본법으로 전 산업에 적용될 AI에 대한 중복규제를 추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기부 산하에 설치될 AI안전연구소를 통해 리스크와 경감조치를 평가한 후 가이드라인과 표준을 만들고, 규제를 일원화함으로써 AI가 불러올 문제와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핀셋형,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료기사 업무기준 완화 추진에 의료계 반발…"국민건강에 위해"
의료기사의 업무기준을 넓히는 내용의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의료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사의 실시간 감독 없이 의료기사가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근거가 될 수 있어 국민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24일 낸 성명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며 국회 보건복지위가 논의할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의료기사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기존 의료기사법은 의료기사의 정의를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나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규정했는데,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사의 '지도'뿐 아니라 '처방·의뢰'에 따라서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에 대해 "의사의 직접적인 지도·감독이 배제된 상태에서 의료기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경우 환자의 급작스러운 상태 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는 곧 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위해를 초래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법을 발의한) 의원실은 통합돌봄의 원활한 시행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미 시행 중인 시범사업을 통해 양방향 소통 수단을 활용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몽유병 등 수면장애 시 치매·파킨슨병 위험 32% 높아
몽유병 등 수면장애를 앓으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등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토대로 3만여명의 수면장애 환자와 수면장애가 없는 14만여명을 최대 30년간 추적 관찰·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수면장애가 있는 그룹은 수면장애가 없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신경퇴행성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32%가량 높았다. 파킨슨병(1.31배), 알츠하이머치매(1.33배), 혈관성 신경퇴행성질환(1.38배) 등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장애 유형별로는 '비렘수면'에서 뇌가 불완전하게 깨어나면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움직이는 몽유병과 같은 비렘수면 사건 수면을 보유했을 때 가장 위험했다. 이들에게 신경퇴행성질환 발생할 위험은 3.46배 수준이었다.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뉘어 하룻밤에 4∼6회의 주기가 반복된다. 통상 몸은 잠들었지만 뇌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상태를 렘수면으로, 몸은 움직일 수 있지만 뇌는 잠들어 휴식을 취하는 상태를 비렘수면으로 분류한다. 비렘수

메디칼산업

더보기
"하루 10개씩 쓰는데…" 간병물품 품귀에 허리휘는 희귀질환자들
희귀질환을 앓는 자녀를 키우는 A씨는 영양 투여 등을 위해 하루에 10개가량 사용하는 20cc 무침 주사기 가격이 온라인에서 두 배가량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달 초만 해도 50개를 7천원대에 구매했지만, 이제 동일 제품은 구할 수도 없고 최소 2배에서 그 이상에 달하는 타 제조사 제품을 사야 했다. 온라인이 아닌 약국에서 주사기를 사기 위해 돌아다녔지만, 의료취약지인 지방에 사는 A씨에게는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다른 시까지 차를 타고 가서야 '급한 환자'를 위해 약사가 따로 준비한 소량을 겨우 구할 수 있었다. 24일 의료계와 희귀질환자 단체에 따르면 치료·간병을 위해 다량의 소모품을 구입해야 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불안과 가격 상승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병·의원 등 진료 현장에서의 필수 의료소모품 수급뿐 아니라 환자 개인이 구매해 쓰는 의료제품 공급망 안정에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희귀질환자 단체들은 환자·보호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경구 투여용 무침 주사기·약병·콧줄과 수액줄·석션팁 등이 갑자기 품절 상태로 바뀌거나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 환자들 사이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