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다양한 비늘 패턴은 유전자 아닌 기계적 요소 결과"

스위스 연구팀 "피부 조직의 성장 속도·강직성 차이로 비늘 패턴 형성"

  악어 머리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의 비늘 패턴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피부의 성장 속도와 강직성 같은 기계적 변수의 진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대학(UNIGE) 미셸 밀린코비치 박사팀은 15일 나일악어의 배아 발달과 유전자 조작,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결합한 실험에서 악어 머리 비늘 패턴이 뼈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피부와 서로 다른 조직의 강직성 차이 등으로 생기는 접힘 같은 기계적 자기 조직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물체의 형태적 다양성과 복잡성의 기원은 과학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며 과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다양한 생물종들을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깃털이나 털, 비늘 같은 동물의 부속기관들은 일반적으로 배아 발달 과정에서 유전적으로 제어되는 단위로 발달한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악어 머리 비늘이 배아 단계에서 몸의 비늘과 달리 물질이 힘을 받을 때 균열이 전파되는 것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정확한 메커니즘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악어 머리 조직층의 광시트 현미경 영상

 90일 정도 지속되는 나일악어 배아의 발달 기간에 머리 비늘의 출현을 추적한 결과 턱 부분의 피부는 48일까지는 매끄러운 상태를 유지하다가 51일께부터 피부 주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주름이 퍼지고 연결되면서 주둥이 위쪽에는 크고 길쭉한 비늘이, 턱 옆쪽에는 작은 단위의 비늘이 생기는 등 불규칙한 다각형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동물의 피부가 그것이 붙어 있는 기조 조직보다 더 빨리 성장하면 구부러지고 접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과정으로 악어 배아에서 피부 주름, 즉 비늘이 만들어지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피성장인자(EGF)를 주입한 알에서 태어난 나일악어

 이들은 또 악어알에 표피 성장과 경직성을 높이는 상피성장인자(EGF)를 주입하는 실험을 통해 피부의 성장 속도와 경화 속도를 변화시키면 다양한 비늘 형태를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광 시트 현미경(light sheet microscopy)으로 악어 배아 머리의 표피, 진피, 뼈 등의 성장 속도와 형태를 정량화해 3D 모델을 구축하고 성장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복잡한 분자 유전적 요인 없이도 조직 역학에 따라 다양한 비늘 패턴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악어의 다양한 비늘 패턴이 유전적 요인보다는 뼈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피부와 서로 다른 조직의 강직성 차이에서 비롯되는 압축 접힘 같은 단순한 기계적 과정을 통해 스스로 조직화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출구 : Nature, Michel Milinkovitch et al., 'Self-organized patterning of crocodile head scales by compressive folding',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268-1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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