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당뇨병 주범?…"'마른 당뇨병'도 많다"

정상체중 이하 유병률 8.8%, 20년새 33%↑…"가족력 땐 비만 아니어도 검진 필요"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만성질환이다.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신경병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과 통계청 집계를 종합하면 국내 당뇨병은 유병률이 만 30세 이상에서 11.3%에 달하고, 사망 원인으로는 7위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당뇨병의 원인으로 흔히 거론되는 게 서구형 식습관에 따른 과체중과 비만이다. 고열량·고지방 식단과 운동 부족 등에 따른 과체중·비만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결국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과체중·비만이 아닌 사람에게도 당뇨병은 발병한다. 흔히 '마른 당뇨병'으로 불리는 정상체중 이하의 당뇨병이다.

 특히 서구보다 비만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수의 마른 당뇨병이 발병하고 있어 경각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정상체중 이하, 과체중·비만으로 나눠 최장 20년 동안의 당뇨병 유병률 추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2001년 당시 6.6%였던 정상체중 이하 그룹의 당뇨병 유병률은 18∼20년이 지난 2019∼2021년에는 평균 8.8%로, 33.3%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과체중·비만 그룹의 당뇨병 유병률은 12.1%에서 16.3%로 늘어 증가율이 34.7%였다.

 상대적인 당뇨병 유병률은 과체중·비만 그룹이 정상체중 이하 그룹보다 높았지만, 전체적인 유병률 증가세는 두 그룹이 비슷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성별로는 여성에서 마른 당뇨병이, 남성에서 과체중·비만 당뇨병이 각각 더 두드러졌다.

 또한 마른 당뇨병에서는 인슐린 수치가 낮고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했지만, 과체중·비만형 당뇨병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위험 요소가 더 많은 특징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볼 때 기존 당뇨병 관리 및 예방 전략이 비만 환자 중심으로 설계됨으로써 정상체중 이하에서 당뇨병 위험 가능성이 작게 인식되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정수경 부연구위원은 "마른 체형의 당뇨병 유병률 증가에 정책적, 임상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라며 "특히 마른 체형은 영양 부족과도 관련이 있고, 확률적으로 저소득층 등의 취약계층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강 불평등 요소 발굴 및 사회경제적 접근을 고려한 정책 개발에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정상체중 이하에서는 당뇨병 예방을 위해 GLP-1 억제제 등의 비만약을 무분별하게 이용하기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유산소 운동과 저항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충남의대 내분비대사내과 이주희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에게서 마른 체형이면서 베타세포 기능 감소를 가진 당뇨병 환자가 존재하는 건 유전적인 영향을 시사한다"면서 "비만이 아니어도 부모, 형제자매 중 당뇨병이 있는 19세 이상 성인은 매년 공복혈당, 당화혈색소, 경구포도당내성검사 등을 이용한 당뇨병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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