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 중 1명' 선천성 척추이분증 원인 국내 연구팀 밝혀

김상우 연세대 교수팀 "여러 유전자가 일으킨 기능 이상이 원인"
선천성 질환 새 예방법 개발 및 유전질환 연구 응용 기대

 국내 연구팀이 신생아 3천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 '척추이분증'의 원인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특정 유전자가 아닌 여러 유전자가 관여해 기능적 이상을 일으키는 게 원인임을 확인한 것으로, 원인이 복잡한 선천성 질환의 새 예방법을 확인하고 관련 기법은 복합질환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상우 연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척추이분증의 원인을 유전적으로 규명한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고 최근 밝혔다.

 증상이 심한 경우 태어날 때부터 신경조직이 밖으로 나오는 척수 수막류가 나타나 긴급 수술이 필요하고, 보행장애, 감각 이상 등 심각한 증상을 동반해 평생 돌봄을 받아야 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환경 측면으로는 산모가 엽산으로 불리는 비타민B9 섭취를 제대로 못 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엽산을 공급해도 여전히 많은 아이가 척추이분증을 갖고 태어나 유전적 원인도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하지만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병에 영향을 주는 보통의 유전 질환과 달리 핵심 유전자가 동물에게서는 발견됐지만, 사람에게서는 나오지 않아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김 교수팀은 부모로부터 유전되지 않고 자식에게서만 새롭게 나타나는 '드 노보'(De novo) 돌연변이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과 함께 전 세계 척추이분증 환자 851명과 가족 2천451명 대상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척추이분증 환자의 유전자 및 생물학적 기능 네트워크

 그 결과 척추이분증 환자 중 유전 변이가 5명을 제외하고 전부 다 다를 정도로 제각각인 것을 확인했지만, 네트워크 분석기법을 통해 수백 개 유전자가 기능적으로 영향을 주는 데서 공통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확인된 187개 질병관련 유전자를 네트워크 확장 및 클러스터링 기법을 활용해 세포 골격유지, 신경 신호전달, 염색질 변형 등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렇게 발견된 다양한 유전자들의 영향을 개구리 모델 실험을 통해 검증했을 때, 유전자들을 비활성화시키면 신경관이 닫히지 않는 척추이분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 교수는 25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진행된 사전 브리핑에서 "대규모 유전자, 유전체 분석과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변이의 기능 연관성을 특정할 수 있었다"며 "엽산과 마찬가지로 이런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물질들을 우리가 밝혀낼 수 있다면 척추이분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경관 결손 질환에 대한 예방법 개발뿐 아니라, 자폐증과 같이 유전적 돌연변이와 환경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질환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런 복합질환은 정도가 다양해 연구가 어려운데, 대규모 환자 수집과 유전체 분석, 네트워크 분석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 기존에 못 밝혀낸 것들을 찾아낼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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