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건강기능식품'을 신성장 동력으로…경쟁 불붙어

백화점부터 홈쇼핑·편의점·이커머스(전자상거래)까지 유통업계 전 채널이 신성장 동력으로 '건강기능식품'에 꽂혀 서비스 확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일상에서 건강 관리 자체를 즐기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건기식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생활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5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코로나19를 거치며 4조원대로 커지고서 작년 기준 6조440억원으로 성장했다. 2005년 1조2천억원에서 20년 새 5배로 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헬스케어기업 현대바이오랜드는 지난달 25일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헬스케어 전문 매장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스토어'를 열었다.

고급 비타민 브랜드 '솔가', 미국 1위 콜라젠 브랜드 '바이탈 프로틴' 등 네슬레의 10여개 대표 브랜드 140여종을 선보이는 복합 매장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전문 기기 '아누라 매직미러'를 도입해 30초간 얼굴을 비추면 광학 센서가 생체지표를 측정해 호흡, 맥박, 혈압, 피부 나이, 당뇨·뇌졸중·고혈압 위험성 등 20여가지 건강 정보를 즉시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1년 선포한 '비전 2030'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핵심 신사업으로 채택하고서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2023년 기준 1천500억원 규모인 헬스케어 사업 관련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4천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올리브영도 뷰티 제품에 이어 헬스(건강) 상품군에 힘을 주고 있다.

올리브영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능동적으로 건강 관리를 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지난 2023년 11월부터 헬스 카테고리 상품을 강화했다. 올리브영 이너뷰티(먹는 화장품) 매출 규모는 최근 2년간 연평균 30%씩 커졌다. 종합비타민과 슬리밍 중심인 기존의 건기식 시장에서 나아가 콜라젠·글루타치온·프로바이오틱스 등 상품군과 브랜드를 키운 덕분이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작년부터 푸드올로지와 비비랩, 락토핏 같은 중소·중견 K웰니스 브랜드가 인기를 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인 아성다이소도 지난 2월 말부터 3천원과 5천원 균일가로 건기식을 팔고 있다. 대웅제약 등의 종합 비타민과 칼슘제, 눈 영양제, 오메가3 등을 팔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건기식 상품을 가성비 높은 균일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는 최근 들어 건강 상품군을 한층 더 확대하고 나섰다.

CU는 작년 10월 3천개 매장을 '건강식품 진열 강화점'으로 선장했다. 이들 매장의 건강식품 하루 매출이 일반 점포의 세 배에 달해 올해 상반기까지 매장을 5천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이중제형·액상 건강식품 전 상품을 두 개 이상 구매하면 5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한다.

이마트24의 올해 1분기(1∼3월) 건강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나 급증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건강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해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도 패션·식품 상품과 함께 건기식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KT알파쇼핑은 건강기능식품 부문 큰 손으로 꼽히는 GG(Grand Generation) 세대를 겨냥해 개그우먼 출신 김지선의 '굿굿쇼'를 지난달 론칭했다. GG세대는 왕성한 경제·사회·여가 활동을 보내는 50대 중반에서 70대 초반 시니어를 이른다. 굿굿쇼는 프리미엄 건강식품부터 이너뷰티, 다이어트 등 건기식 분야별 인기 상품을 소개한다.

이커머스 업계도 건기식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G마켓(지마켓)은 지난 2월 종근당건강과 업무제휴협약(JBP)을 맺고 신제품 판매 활성화를 지원한다. 재고 확보를 통한 선판매, 단독 할인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전 채널에 '건기식' 바람이 불고 있다"며 "제품마다 원산지와 기능, 성분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꼼꼼히 비교해서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익상 선임기자(iksang.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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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 내려라" 트럼프 압박에…미국서 오젬픽 값 절반으로 인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약값 인하를 추진하는 가운데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일부 환자들에 대해 당뇨·비만 치료제 오젬픽의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 환자들에게 판매하는 한 달 치 분량 오젬픽의 가격을 기존의 약 1천달러에서 499달러(약 69만원)로 인하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오젬픽 공식 홈페이지나 이 회사의 직거래 온라인 약국인 '노보케어' 등에서 현금으로 할인가에 이 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노보케어는 처음으로 오젬픽의 가정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의약품의 소비자 직접 판매는 백악관이 우선 과제로 추진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주 1회 맞는 주사제인 오젬픽은 노보노디스크의 대히트작으로, 당뇨 치료가 주목적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도 있다. 미국에선 최근 몇 년간 이 약품의 부족 사태가 벌어지며 똑같은 유효성분을 이용해 만든 복제약 이 불티나게 팔렸고 이에 따라 안전성 우려가 일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만 이번 할인으로 혜택을 보게 될 환자는 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오젬픽 이용자의 98%가 건강보험을 통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