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고 혈당 160↑"…'혈당 스파이크' 오해와 진실

대한당뇨병학회 "비당뇨인, 혈당스파이크에 과민 불필요…건강한 식생활 유지해야"

  "식사 후 혈당이 160㎎/dL까지 올랐는데 괜찮은 걸까요?", "빵만 먹으면 혈당이 급등해요. 당뇨병일까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혈당 변동성)가 요즘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혈당 스파이크에 지나치게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혈당 스파이크에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지나친 식이 제한이나 불안에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진상만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는 의학 용어도 아니고, 아직 정확한 기준도 없다"며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후 일시적인 혈당 스파이크만으로 심각한 문제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당뇨병이 이미 발생한 사람일지라도 혈당 스파이크는 마찬가지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진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완만하고 오래가는 혈당 상승보다 급격한 혈당 상승이 당뇨병 합병증의 위험을 더욱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혈당 스파이크에 과도하게 민감해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세은 교수도 "비당뇨인의 혈당 스파이크 억제가 체중 감소나 건강 개선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는지는 과학적 근거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박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급격한 혈당 상승이 인슐린의 과다 분비를 유도하고, 결국 체지방 증가로 이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그러나 당뇨병이 없는 경우 혈당 스파이크의 감소, 비만 관리 목적으로 사용되는 연속혈당 측정의 효과는 아직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제공]

 물론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정제 탄수화물이나 가공식품 위주의 식습관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식욕 증가, 체지방 축적, 대사질환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체지방 증가를 혈당 반응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같은 양의 설탕이 들어갔는데도 사탕보다 초콜릿이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고 해서 더 건강한 간식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초콜릿에 듬뿍 들어있는 포화지방의 효과로, 식사의 질 측면에서 보자면 둘 다 피해야 할 음식이다.

 진 교수는 "체지방의 축적은 식후 인슐린 분비는 물론 공복 인슐린 분비의 증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급격한 혈당 상승을 낮추는 것 자체보다, 건강한 식습관을 얼마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혈당 스파이크가 생겼다면 생활 습관이 건강한지 되돌아보는 기회로 받아들이라고 당부했다.

 박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보다 식사의 질, 운동 여부, 수면 상태 같은 전체적인 생활 습관에 집중하는 게 더 과학적인 건강관리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식생활은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방법보다 '지중해식'과 유사한 구성으로 지속 가능하게 실천하는 게 좋다.

 채소와 포화지방이 적은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하게 먼저 먹고 탄수화물은 통곡물을 형태로 나중에 먹는 식이다.

 이 중 단백질은 고등어 반 마리나 두부 2/3 모 정도의 양이 권장된다.

 우유, 과일류는 혈당을 일정 수준 올릴 수 있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적당히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 후에는 바로 운동을 통해 섭취된 포도당이 근육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경우 매번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거나 섭취하는 음식 하나하나의 혈당 스파이크에 집착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면서 "평상시 식사 방법을 조절하고 장기간 실천할 수 있는 식단과 운동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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