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몇년 걸리는 희귀유전질환 '진단 방랑'…"4명 중 1명 2개월 내 진단"

서울아산병원·국립보건연구원, 다학제 진단 모델로 현장서 결실

 희귀유전질환은 환자 수도 적고 질병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정확한 진단을 신속하게 내리기 어렵다.

 환자들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진단 방랑'을 막고자 민관이 함께 개발한 희귀유전질환 다학제 진단 모델이 현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교수와 국립보건연구원 박현영 원장·박미현 박사 공동 연구팀은 병명을 모르는 희귀유전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기반의 다학제 진단 모델을 적용한 결과 4명 중 1명꼴로 2개월 이내에 신속히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의 유전체 전체를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기반으로 의사, 유전학자, 유전 상담사, 생물학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진단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여기엔 유전체 분석을 통한 포괄적 진단은 물론 가족 단위 분석, 진단 전후 유전 상담 등이 포함됐다.

 그 결과 참여 환자 중 27%(104명)가 2개월 안에 정확한 진단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단이 나온 환자의 77.9%는 데옥시리보핵산(DNA) 염기 하나가 바뀐 변이거나, DNA 서열에서 염기 일부가 삽입 또는 삭제된 상태인 것으로도 확인했다.

 연령별 진단율은 18세 미만 소아 환자에서 30.6%, 18세 이상 성인 환자에서 21.5%로 소아 환자에게서 높았다.

 유전체 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비교적 어릴 때 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가족 전체가 검사받았을 때 병을 찾아낼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환자와 부모, 형제자매가 함께 유전체 검사를 받았을 때의 진단율은 70%로, 환자 혼자 검사를 받았을 때의 진단율(15.8%)보다 높았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교수는 "이번 다학제 진단 모델을 통해 기존에 진단이 어려웠던 환자들에게서 새로운 유전변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향후 임상 현장에 적극 활용한다면 진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임상 및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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