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화학물질·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바이어(Bayer)라는 독일의 종합화학회사가 1900년대 초 미국 신문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냈다.   이 회사는 19세기 말 아스피린을 개발하며 의약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는데, 광고를 살펴보면 가장 주요한 상품으로 내세웠던 아스피린뿐 아니라 헤로인도 찾아볼 수 있다.

 광고 사진에서 보듯이 헤로인에 대한 설명으로 기침 진정제(the sedative for coughs)라고 쓰여 있다. 이렇게 한때 마약이 약으로 취급되며 대놓고 팔리기도 했다.

 지금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가면 이런 여러 가지 종류의 향정신성 마약류를 구입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는 이런 약물을 합법화했기 때문이다.

 아편의 주성분으로 헤로인을 만들기 때문에 아편과 헤로인의 성분은 아주 유사하다. 아편

 문제는 1840년 청나라와 영국 사이 전쟁의 원인이 될 정도로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9세기, 아편으로 골머리를 앓던 나라는 아편전쟁으로 화를 입은 청나라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영국 런던에도 '아편 카페'가 있었는데,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듯 손쉽게 아편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때 풍경을 그린 그림을 보면 사람들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아편에 취해 있다.

 이 정도로 아편이 아주 성행했다.

 그다음으로 중독성이 강한 물질은 남미에서 많이 나오는 코카인이라는 건데, 그 생김새가 커피 열매하고 비슷하다.

 코카인은 코카나무 잎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드는데, 이 식물이 주로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지의 고지대에서 자란다.

 코카인 발견 초기에는 마비 효과를 이용한 마취제로 쓰였는데, 부작용이 심해 오늘날 의학용으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짧은 시간 강력한 각성 효과를 일으키는 중추신경 흥분제로, 부작용으로 환각 증세를 일으키거나 우울감에 빠지고 심각하면 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세 번째 중독성 물질은 니코틴이다. 전 세계적으로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한 사람의 85퍼센트가 다시 피운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그다음 중독성 물질 중 4위로 꼽는 건 바르비투르인데, 주로 신경안정제나 수면유도제로 쓰인다. 

 수면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중독성 약물로, 우울증과 불면증 등을 치료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처방된다.

  그러나 동시에 '블루 불릿', '핑크 레이디'라는 별명을 가진 마약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과다 복용 시 호흡을 억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다.

 마지막으로 중독성 물질 5위가 알코올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뇌 속 메신저를 방해함으로써 생각과 호흡, 심장박동수 등을 느리게 만드는 동시에 희열감을 증가시킨다.

 알코올은 특히 뇌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소화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화학물질

 우리는 음식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종종 원하지 않는 화학물질도 함께 먹게 된다. 

 이처럼 소화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화학물질은 그래도 폐를 통해 들어오는 물질에 비해 조금 낫다. 왜냐하면 소화기관에는 해로운 물질에 대한 방어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소화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화학물질에 인체가 피해를 전혀 입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양이 적거나 독성이 적은 경우에 피해가 훨씬 덜하다.

 입을 통해서 들어오는 화학물질은 개인이 주의를 기울이면 대다수 피할 수 있다.

 입을 통해서 들어오는 화학물질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가공식품을 피하고, 식품 용기도 되도록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나 도자기로 된 것을 쓰는 것이 좋다.

 혹시 먹는 것으로 인해 위장관이 손상을 입더라도 위장관은 워낙 길고, 또 위장관 일부를 잘라내더라도 불편하기는 하지만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리고 우리 몸에는 아주 중요한 해독기관인 간이 있다. 해로운 화학물질은 간에서 대부분 해독한다. 우리 몸의 화학적 소화를 담당한다.

 화학물질이 바로 흡수되는 경우도 있으나 폐와 달리 물리적 장벽이 작용하고 있고, 소화기관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된 화학물질은 반드시 간을 거쳐야 하는데 간에서 주된 해독작용이 일어난다.

 간은 우리 몸에서 제일 크고 무거운 장기다. 물론 간은 해독 능력이 아주 뛰어나고 재생능력도 좋지만, 간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간도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해로운 화학물질이 혈액 속으로 들어오면 '더는 못하겠다' 하고 두 손 드는 거다. 간경화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간경화가 일어나면 간세포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된다. 따라서 단백질합성이나 기타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 큰 장애가 일어난다.

 간경화에 빠진 사람들의 특징은 배에 물이 차는 것이다.

 간경화증이 생기면 단백질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끊임없이 해로운 물질이 유입되면 간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아주 운이 좋으면 간은 이식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간 전체를 이식받을 수도 있고 부분 이식을 받아서 간의 기능을 상당히 회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간을 이식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항상 있는 게 아니고, 또 간이식은 비용이 아주 비싸다.   그러니 이처럼 중요한 간이 상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화학물질을 완전히 피하면서 살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다. 화학물질이 너무 많아서다. 우리 주변에 어떤 화학물질이 있는지 살펴보자.

 색소·방부제·유화제·감미료 등 각종 식품첨가물부터 인스턴트 식품·가공육·통조림 등 다양한 가공식품, 식품을 저장하는 플라스틱 용기 및 각종 주방용품, 화장품, 농약 및 환경호르몬이 첨가된 농산물, 페인트, 건축 자재, 섬유 등 다수의 화학물질이 있고, 물에도 화학물질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요즘은 공기도 큰 문제인데, 공기는 어디서 살 수도 없다.

 이처럼 우리 주변은 온통 화학물질투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특히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확실하게 검사해서 건강에 해롭지 않은지 표시를 해줘야 한다.

 하지만 화학물질이 한두 개가 아닌지라, 그게 보통 일이 아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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