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열풍 속 약가 변수…2026년 바이오 판도는

바이오시밀러·CDMO, 성장 축은 여전
관세·AI 격차·약가 인하가 최대 변수

  2026년 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비만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등 성장은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미해결 관세 리스크, 인공지능(AI) 도입의 한계, 약가 인하 등은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우선 올해도 작년에 이어 비만치료제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이 약은 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치료제로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 최대 30% 체중 감량 효과 등이 확인됐다.

 셀트리온도 작년 말 4중 작용 비만치료제를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올해 구체적인 개발 윤곽을 잡을지 주목받는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설립한 자회사 에피스넥스랩도 바이오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약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기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 바이오시밀러 75개 중 합산 18개 품목을 보유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양사 모두 유럽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다. 최근에는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가까워졌다는 점도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기회다.

 알테오젠과 삼천당제약, 작년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을 선언한 대웅제약 등 기업의 복제약 시장 성과도 올해 업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예정이다.

 CDMO와 신규 모달리티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2천575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인적 분할을 거쳐 순수 CDMO 기업으로 전환, 이해 상충 우려를 해소한 만큼 올해 글로벌 수주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올해는 세포·유전자치료제와 디옥시리보핵산(DNA), 리보핵산(RNA) 치료제 등 관련 파이프라인이 확대되며 국내 CDMO 수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RNA, GLP-1 다중작용제 등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투자도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이 같은 기회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고 본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의 경우 작년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 따라 한국산 의약품 제품에 대한 관세가 15%를 넘지 않게 됐지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존 무관세였다가 15%가 적용된다는 점에서도 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신약 개발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AI 활용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삼정KPMG 등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은 작년 이후 연평균 29.1% 성장하며 올해 약 33억달러(약 4조8천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AI를 도입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비용, 데이터 접근성 제한,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심화할 우려가 크다.

 일라이 릴리,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가 빅테크와 협력해 생성형 AI 신약 개발 플랫폼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 국내 기업도 관련 투자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약가 제도 개편안도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작년 11월 보건복지부는 복제약과 특허 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것을 포함한 약가 제도 개선 방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했다.

 개편된 산정률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7월부터 적용될 수 있다.

 업계는 약가 인하가 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개편안 재검토 및 유예를 촉구한 바 있다.

 올해 정부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약가 정책 재설계를 추진할지 여부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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