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원칙적으로 불가했던 반려동물의 식당 동반 출입이 3월1일부터 법적으로 허용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모든 식당에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방접종을 한 개와 고양이에 한정되며 전용식기 확보 등 여러 세부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 허용을 두고 허용 조건과 음식점 업주들과 동물보호단체, 소비자단체 등의 입장을 살펴봤다.
◇ 반려동물 인구 1천500만 시대…동반 입장 제도권 편입
반려동물과 음식점 동반 입장은 그동안 법적으로 금지됐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 14의 8호 '식품접객업의 시설기준'에 따라 식품접객업소에 동물 출입을 허용하려면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공간을 원칙적으로 분리하도록 규정했다.
동물이 음식점에 출입하면 털과 타액 등으로 음식물이 오염될 수 있고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규칙은 '반려동물(개와 고양이로 한정한다)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으로서 규칙에 따른 시설기준을 갖춘 영업장은 영업신고를 한 업종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 구획 또는 구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공간 분리가 없더라도 동반 입장을 허용했다.
그동안 동반 입장이 아예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장애인과 동반), 훈련 중인 보조견 등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식품접객업소 출입이 가능했다.
또 정부는 반려동물 인구가 1천500만명에 이르는 추세에 맞춰 2023년 '식품접객업소 반려동물 출입 관련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제도)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4월 마무리된 시범사업에는 총 3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러나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음식점이나 카페 중에서도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곳들이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작년 4월 발표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안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1월12일 기준 시범사업에 참여한 음식점은 39개에 불과하지만, 당시 온라인 포털 등에 안내되는 수도권 내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 음식점은 6천840개에 달했다.
바꿔말하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음식점이나 카페에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하는 것은 식품위생법 위반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제 시행규칙 개정으로 반려동물의 음식점 동반 입장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행규칙 개정에 대해 시범사업 결과 반려동물 출입 음식점의 위생과 안전수준이 개선됐고 업계와 소비자 만족도 향상 등 효과가 있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자원 역시 앞서 조사에서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제도권에 편입시켜 위생관리 수준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http://img6.yna.co.kr/etc/inner/KR/2026/02/24/AKR20260224075600518_09_i_P4.jpg)
◇ 음식점 내 동물 이동 금지·책임보험 가입은 권고…위반 땐 영업정지 등
동반 출입은 허용됐지만 여러 세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요 조건을 보면 출입구에 예방접종을 맞힌 반려동물 동반 출입 업소임을 알려야 하고 실제 동물 출입 때는 접종증명서와 수첩 등으로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업장 내에서는 반려동물이 다른 손님이나 반려동물과 접촉되지 않도록 식탁 간격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음식점 내부에서 반려동물 이동이 금지되는 만큼 이를 위한 전용 의자·케이지(cage), 목줄 고정장치 또는 별도 전용공간 중 하나 이상을 갖추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조리장·식재료 보관창고 등 식품을 취급하는 시설에는 울타리 등을 설치해 반려동물의 출입을 막고 반려동물용 식기와 배변 처리 등을 위한 전용 쓰레기통도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다.

음식물을 진열하거나 제공할 때는 털이 들어가지 않게 덮개 등을 설치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거나 공기청정기를 상시 가동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같은 조건을 갖춘 뒤 사전검토 신청서류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내면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다.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이 나오면 업주가 반려동물 동반 출입 영업신고서를 내면 된다.
개물림·반려동물 간 충돌 등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비한 책임보험 가입과 개물림 사고 발생 등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비상연락망 구비는 '권고' 사항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식품취급시설에 들어갔거나 매장 내 이동금지 규정을 어기다 적발되면 1차 영업정지 5일, 2차 영업정지 10일, 3차 영업정지 20일이 내려진다.
그 밖에 규정을 위반하면 1차에는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2차 때는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이다.
◇ 동물보호단체는 '환영'…프랜차이즈 카페 "동반 매장 확대 검토"
동물보호단체는 이같은 법제화를 반기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은 가족이기에 동반 출입 음식점 법제화를 환영한다"며 "가능하면 많은 업주가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 등 해외에서는 반려동물을 장시간 집에 혼자 두는 것을 학대로 보고 규제한다"며 "우리나라에도 동반 허용 식당·카페가 늘면 반려동물을 장시간 혼자 두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동물 보호 측면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애견 동반 출입 매장을 시범 운영해 온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매장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는 전체 2천100여개 매장 가운데 더북한강R점과 구리갈매DT점을 각각 2022년과 2024년부터 규제샌드박스로 승인받아 개·고양이 동반 실내 출입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두 매장 방문객은 합쳐서 누적 200만명을 돌파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펫-프렌들리(pet-friendly. 반려동물 친화적) 서비스와 유기견 입양 상담 등 펫 캠페인도 함께 진행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스타벅스 경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동반 출입 매장 확대는 전반적인 고객 니즈(수요)와 의견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스는 공덕경의선숲길점과 다산제이원점 등 두 곳을 반려동물 동반 출입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공덕경의선숲길점은 맹견류 출입을 제한하고, 10㎏ 이하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견만 출입을 허용한다. 또 개와 고양이는 종 특성과 행동 양식이 다른 만큼 고양이 출입 허용 여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할리스 측도 반려동물 동반 출입 매장 확대에 대해 "추후 고객 니즈에 따라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소규모 자영업자 "조건 충족 어려워"…반려인·비반려인 갈등 우려도
법제화에도 조건 충족이 쉽지 않은 만큼 실제 동반 출입 가능 매장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190만명이 가입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우려 섞인 반응도 발견할 수 있다.
일부는 예방접종 확인과 위생 관리, 동선 분리, 책임보험 가입 등 자영업자가 떠안아야 할 규정이 많아 부담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동반 출입 합법화를 안내하는 글에는 "그냥 지금처럼 강아지 이용 못 하게 하렵니다. 뭐 이리 복잡해", "조리 공간 동선 분리나 시설 기준은 대형 매장이나 여유 있는 곳은 가능하겠지만, 소규모 업장에는 비용·관리 부담이 너무 크죠", "주인이 안 본 사이 배변이나 소음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개물림 사고는 어떡하나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국외식업중앙회도 반려동물 동반 업소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승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개발국 차장은 "2023년 말 기준 외식업 사업자가 80만명인데 이 가운데 매장 크기가 100㎡(30평) 이하 소규모 업소가 70%에 달한다"며 "테이블 간격 이격 등 조건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음식점 업주가 건물주면 몰라도 회원 업소 95%가 임차라서 반려동물 동반 업소 전환을 위한 시설을 갖추기 어렵다"며 "일반 시민들이 내달부터 모든 음식점·카페에 개·고양이가 출입할 수 있다고 오해할까 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는 외식업중앙회 서초구지회, 휴게음식점협회, 프랜차이즈협회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반려동물 출입 허용 합법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나 사업 시행 초기로 전환 신청은 아직 저조한 상태라고 전했다.
소비자단체는 소비자 안전과 위생 관리, 피해구제 대책이 명확하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음식점 반려동물 출입 허용 시 위생이나 안전관리, 특히 개물림 사고 발생 때 책임 범위나 보상범위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갈등이 예견되므로 갈등 조정과 예방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